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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공부 결산

다시 읽다가 놔둔 세스의 책을 2월 말까지 마무리해야 해서 마음이 급했다 3월부터 봄이라는 생각 때문이기도 하고 3월 1일에는 K리그도 개막한다 지난번에 썼지만 중국뉴스 문형공부는 실패다 시간이 엄청 많을 줄 알았는데 해가 짧다 보니 문자공부를 할 시간은 너무 부족했다 거기다 영어단어에 치여서 중국어단어까지 찾아보는 건 능력밖이기도 했다 예상에 없던 양명공부(?)를 한 걸로 위로받기로 축구는 아예 안한건 아니지만 여러 가지 이유로 노코멘트다 아닐 세스의 책으로 한 의식공부는 생각했던 것보다 성공적이었다 오늘로 총 세 번을 읽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 이해한 건 아니지만) 논문 말고 같은 책을 세 번이나 읽은 건 사야인생 최초다 사야 스스로에게 긍정적인 면으로 좀 놀랐다 포기 안 하고 이리 끈기 있게 ..

신선이 된 기분

새벽에야 잠들어 평소보다 두 시간이나 늦게 일어났는데 놀라운 광경이 펼쳐져있다 해가 안 나서인 지 영상인데도 그대로 있더라 남천이 저리 바닥까지 휘는 건 처음 본다 여기서 벌써 십사 년째 겨울인데 적설량 최고가 아닌가 싶을 정도 지난번과도 또 느낌이 다르다 이주 전 그게 마지막 눈인가 했더니 이런 서프라이즈가 또 기다리고 있었네 원 없이 봤다고 생각했는데 아니었다 또 넋 놓고 보게 되더라지 사람 보기 힘든 곳이긴 하지만 오후까지도 그대로라서 인지 지나가는 차도 없고 모든 게 정지되었던 날 세상과 온전히 단절되어 별세계에 있는 기분 습관적으로 음악을 틀어놓고 있었는데 지금 사진을 올리다 보니 그 소리마저 없었다면 어떤 느낌이었을까 궁금해지는 밤이다

시진핑은 어디있는지

책장 속 책털기 4탄 지난번 도올 해제를 읽다가 이 책을 사놨던 게 생각났다 이런 책은 나왔을 때 읽어야 하는데 좀 늦었다 사야는 여러 번 강조하지만 중국도 좋아하고 중국어도 좋아하는데 그런 거에 비해 중국에 대해 아는 건 별로 없다 도쿄 살 때 일본에 관한 책들은 좀 읽었는데 상해 살 때는 책이 해외배송되는 걸 몰랐던 데다가 매일 어학원을 다니느라 여유도 없었다 그나마 드라마 열심히 봤던 게 중국을 이해하는 통로였달까 얼마 전에 중국 관련 방송을 하나 보기도 했고 시진핑이 궁금하기도 해서 요즘 공부방향과는 다르지만 읽고 가기로 했다 아 정말 사야는 도올 선생 안 싫어하는데 자주 느끼지만 책을 쓸 때 주제에 대한 집중력이 너무 떨어진다 이건 아무리 좋게 봐주려고 해도 요약 능력부족이다 돈을 주고 이 책을..

뒤늦은 푸바오 사랑과 곰사야

계획했던 중국어 뉴스책 공부하기는 도저히 여력이 안되어 포기하고 그냥 가볍게 중국어뉴스를 하루 삼십 분 정도씩 보는 중이다 이해는 여전히 잘 못하지만 두 달 넘게 꾸준히 들었더니 그래도 처음보다는 낫다 중국은 땅덩어리가 워낙 넓다 보니 화면이 다양해 그냥 보는 것도 재밌긴 하다 이팔 전쟁뉴스도 서방언론이랑은 장면이 다르다 오늘 아침 푸바오가 나오더라푸바오가 처음 나오는 것도 아니었는데 3월 3일까지만 공개하고 사월초에 돌아온다는 얘기를 듣는 순간 눈시울이 뜨거워져서 당황했다 이 정도인지 사야 스스로도 몰랐다 사야가 푸바오를 알게 된 건 작년 여름 우연히 판다가 새끼를 낳는 유튜브를 보게 되었는데 그 거구의 판다가 판다새끼를 낳는 게 아니라 쥐새끼 비슷한 걸 낳더라 너무 신기해서 판다에 대해 찾아보고 방송..

낯선 정치인을 추모하며

알렉세이 나발리 러시아 반정부인사가 결국 사망했다 간간히 뉴스로 접할 때마다 강건하기를 빌었다 푸틴이 권력을 잡고 있는 한 살 수 있을까 회의적이긴 했지만 막상 사망소식을 들으니 너무 안타깝고 우울하다 그는 76년생 아직 오십도 되지 않은 젊은 정치인이다 그에게 관심이 생긴 건 몇 년 전 독극물테러 사건 그가 독극물에서 살아남아 굳이 러시아로 돌아갔을 때 사야는 적잖이 충격받았다 보면서도 믿겨지지 않았다는 표현이 더 맞겠다 그는 왜 망명을 선택하지 않았던 걸까 시간을 두고 기다릴 수는 없었던 걸까 정말 그곳에 조금의 정의라도 남아 있다고 믿었던 걸까 여기저기 며칠간 계속 뉴스를 내보내고 있는데 밝고 당당한 생전의 그의 모습에 가슴이 아프다 도대체 신념이라는 게 뭐길래 호랑이 아가리로 저리 당당히 걸어 들..

뱀딸기랑 싸우는 중

저리 잎도 예쁘게 생기고 노란 꽃도 앙증맞고 빨간 열매도 보기 좋고 무엇보다 옆으로 퍼져서 다른 잡초들처럼 보기 흉하지도 않다는 많은 장점을 가진 뱀딸기 꽃밭인 줄 알았더니 뱀딸기밭이었다 저게 이천 개쯤 뽑았을 땐데 또 천 개도 더 뽑았고 요즘은 그냥 나가서 백개정도 더 뽑는 건 그러려니 한다 그래 이러면서 또 배우는 거지 어쩌겠냐 역시나 이미 일어난 일에 열받지 말자는 모토로 사는 사야 다른 것들보다 잎이 빨리 나와서 미리 뽑을 수 있으니 얼마나 다행이냐며 뽑아도 뽑아도 보이는 뱀딸기를 반가워하며 뽑고 있다 문제는 저곳 말고도 무지 많다는 것 하하하 텃밭 비닐도 걷고 두르고 있던 플라스틱 경계선을 치웠다 우선 텃밭크기를 줄일 생각인데 아직 자세한 계획은 못 세웠다 일만 한건 아니고 이리 책도 읽었다 겨..

한 젊은 유학자의 초상

책장 속 책털기 3탄 식탁에 쌓인 책들을 책장에 집어넣으려다 미련을 못 버리고 다시 집어 들었다 드라마 본다고 고생한 것도 생각나고 더 잊기 전에 마무리를 짓고 싶었다 물론 책을 읽어도 결국엔 또 다 잊게 되겠지만 말이다 예전에 이기론도 그 차이를 이해했다고 엄청 좋아한 적이 있는데 지금은 슬프게도 좋아했단 것 말고는 아무것도 생각나지 않는다 이 책은 두웨이밍 하버드대 중국학교수가 1976년 쓴 Neo confucian thought in action을 1994년에 번역한 책이다 천하정도 드라마가 양명의 일생을 아우른 거라면 책에서는 제자들이 편찬한 그의 년보를 중심으로 양명의 사상변화를 따라간다 정확한 건 아니라지만 왕휘지의 후손으로 여섯 살까지 말을 못 했고 장원급제를 한 아버지와 비교 두 번이나 과..

불친절한 작가

현재 영국을 대표하는 작가 중 하나인 줄리안 반즈 너무나 유명한 그의 책을 한 번쯤은 읽어보고 싶었기에 이 책을 골랐다 한국어제목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 사야에게 소설을 읽는다는 건 보통 릴랙스하게 여가를 즐긴다는 의미인데 이 소설은 며칠 동안 붙들고 씨름을 하게 만들었다 이게 외국어로 소설을 읽을 때의 단점인데 모국어였다면 그냥 나랑 안 맞는 작가구나 하고 말 것을 내가 제대로 이해 못 했나 싶어 단어를 다시 찾아보고 곱씹어보며 머리늘 깼다 사실 늘 그런 건 아닌데 맨부커상까지 받았다고 하고 칭찬하는 사람들도 많으니 자신의 이해력을 의심해 볼 밖에 영어 자체로도 칭찬하던데 그것도 사야의 능력밖이고 내용을 이해할 수 없으니 짜증스러웠달까 내용뿐 아니라 사실 제목도 영어 한국어 둘 다 이해를 못 하겠다 가즈..

봄을 기다리며

해도 꽤 길어지고 햇살의 느낌이 달라졌다 작년 겨울에는 남천잎까지 얼었었는데 포근한 겨울 탓에 여전히 저리 멀쩡하다 긴 겨울을 잘 견뎌냈으니 이제 잎을 떨구기 시작하겠지 역시 작년에는 처참했던 에버그린도 고맙게 이 모습으로 겨울을 났다 날씨는 따뜻했으나 오전에는 바람이 불어 못 나갔다가 오후부터 일을 시작했다 뱀딸기가 잡초를 막아주는 것까지는 좋은데 너무 번져 꽃들도 위협하기에 이 앞쪽이라도 제거할 계획 아직 땅이 다 녹은 게 아니라서 우선 백개정도만 뽑을 생각이었는데 생각보다 심각해 천 개도 넘게 뽑았더니 허리가 너무 아파 제대로 눕지도 못하겠다 겨울에는 잊고 있었던 고통이다 그동안도 일을 아예 안 한 건 아니었는데 잡초 뽑는 건 다른 문제라 벌써 살짝 겁도 나지만 그래도 기쁨이 더 크겠지? 아시안컵은..

열렬한 다윈 주의자의 수다

책장 속 책털기 2탄 이 책을 포기하려고 했지만 다원의 영화를 본 후 마음을 바꿔 먹었다 생각해 보니 꼭 이 책을 다 이해할 필요는 없겠더라 거기다 이 쪽에 완전 문외한인 사야가 이해할 수 있다고 믿는 자체가 어불성설이다 그래서 다시 용기를 내서 읽기 시작했고 생각했던 것보다 흥미로왔으나 역시나 이해 안 가는 부분들도 많았다 다원이 1859년에 그의 책을 출판했고 도킨스가 1976년에 이 책을 출판했는데 백 년이 훨씬 넘었지만 다원이 제대로 이해받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 듯하다 자칭 열렬한 다윈주의자인 도킨스는 철저히 진화론자의 입장에서 모든 생명체 그가 생존기계라고 부르는 것 속에 내재된 유전자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인간에 대한 건 별로 없지만 결국 인간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30억 년 전 최초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