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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mc²

책장 속 책 털어내기 1탄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에 관해 이런 책이 왜 집에 있냐고 묻지 마라 본인에게 부족한 게 뭔지는 최소한 알았던 과거의 사야가 남긴 흔적이라 현재의 사야는 자세히 모른다 ㅎㅎ 그래서일까 이 책은 사야가 기대하던 책은 아니었고 근현대의 과학사랄까 실험실밖의 야사랄까 한 이야기꾼이 풀어놓는 이야기보따리 같았다 수많은 과학자들의 궁금증에서 시작한 도전정신에서 결국 원자폭탄이 만들어져 히로시마에 떨어진다는 이야기 평이한 문체에 번역도 깔끔해 보여 술술 읽힌다는 장점은 있었는데 (아님 한국어라 술술 읽힌다고 착각한 건지 ㅎㅎ) 읽고 났더니 막상 몇 선구적인 여성과학자들의 활약상 말고는 별로 남는 게 없는 독서였달까 쓸데없는 이야기가 많아 정작 중요한 이야기가 부각되지 않았다 즉 잿밥에만 관..

일단 다 읽었다

사야가 독일에서 처음 들은 세미나가 르네상스 이탈리안 미술이었는데 한마디도 못 알아들었다 미치고 팔짝 뛰겠어서 담당교수를 찾아갔었는데 내용을 알면 알아듣기가 좀 나을 거라며 관련 영어책을 하나 추천해 줬다 정말 고마웠던 이 교수 자기는 한국어 못하는데 당신은 잘하지 않냐며 쓸데없는 기 까지 살려줬다 그 영어책이라고 이해했겠는가 그래도 읽어야 하니까 이를 악물고 끝까지 읽었다 이번에 being you를 읽으면서 그때 생각이 났다 그러니까 뭔 말인지도 모르면서 책을 다 읽은 건 거의 삼십 년 만이라 학생 때로 돌아간 거 같기도 하고 기분이 묘하더라 그때와 달리 이번에는 꼭 읽어야 하는 것도 아닌데 이해도 못하면서 끝까지 읽은 사야 정말 칭찬해 ㅎㅎ 처음부터 이해할 거라고 생각하고 시작한 건 아니지만 그래도 ..

이상한 겨울

해 보기가 힘들다 겨울은 건조가 특징인데 하도 해가 안 나니 여기저기 축축 마당에 빨래도 못 널고 겨울이라도 대충 열흘에 한번 정도는 물을 줬었는데 이번 겨울은 한 번도 줄 기회가 없다 그래서 해가 나는 날은 추워도 마당으로 진출 목적은 책 읽으러지만 막상 나가면 일을 하게 된다 드디어 저기 텃밭의 가지들을 다 태웠더니 속이 다 후련하다 그사이 또 눈이 내렸고 올 겨울 너무나 익숙한 눈과 그리운 햇살 어제는 울타리밖 모아놓은 풀들도 거의 가져오고 저리 소나무 아래쪽의 죽은 잎들도 대충 털었다 그래서 이리 가지 사이로 하늘이 보인다 하는 김에 마저 하고 싶은데 지금 또 벌써 눈발이 날리기 시작 이리 딱 앉아있는 자리에서 저리 눈이 마주치는 저 부부 당당맘 때문에 요즘 또 좀 스트레스였는데 오늘 아침에 커튼..

서리꽃 향연

보통 이 시간에는 침대에 누운 채로 뉴스를 보는데 화장실 가겠다는 호박양 덕에 일어나 커튼을 걷어보니 와 해 뜰 건가 보다 6일 만이다 해보는 거 오랜만에 해가 뜨는 데다 또 오랜만에 영하 6도다 보니 서리꽃이 피어 아침부터 신난 사야 택배를 가져와야 하는데 자물쇠가 얼어 문을 못 열겠어서 비자발적으로 울타리 밖 진출 ㅎㅎ 너무 아름답고 여행 온 거처럼 설레서 마당에서 커피 마셨다 이강인선수가 맹활약한 경기까지 재방송으로 보고 났더니 충만한 아침이다 절망과 희망 중 전자의 무게가 조금 더 나가는 날들이었는데 오늘은 햇살 받으며 희망충전 좀 빵빵히 해야겠다

아장아장 새 발걸음

문과적 인간으로 태어나 여태 철저하게(?) 문과적 인간으로 살았고 그렇게 사는 것에 불만도 없었고 평생 그리 살게 될 줄 알았다 그런데 어쩌다 보니 땅을 밟고 살게 되며 식물도 키우고 전혀 무관할 것 같던 개도 키우고 언제 뱀이 나오고 개구리가 나오는지 이리 새가 날아들면 저 새는 이름이 뭔지 책을 찾아보는 삶을 살게 되었다 (노랑턱멧새 같은데 흔한 새라나) 온도 강수량 태풍 등 자연현상에도 민감해지는 삶 이것만으로도 충분히 새롭고 당황스러웠다만 이제 또 새로운 발걸음을 떼고 있다 의식과학에 관심을 갖기 시작하며 끊임없이 듣게 된 아인슈타인, 상대성이론, 양자역학 등등 정말 사야랑은 거의 물과 기름 같은 분야인데 이제는 도저히 미룰래야 미룰 수가 없게 되어 유튜브 강의들을 좀 들어봐도 알아들을 수가 있겠..

세밑의 헛소리

온갖 핑계를 대가며 굼벵이처럼 조금씩 책을 읽는데 (이해는 못하고 말 그대로 그냥 읽기만 하는데) 난데없이 유튜브를 하나 보고 오란다 그래서 또 말 그대로 보고 왔다 그러니까 사야는 잘 보고 왔는데 저자말이 대부분의 사람들은 사야가 본 걸 못 본단다 심지어 다시 보라고 하면 같은 비디오가 아니라고 믿는다나 그 사람 말인즉슨 사야는 그 대부분의 사람에 포함이 되지 않는다는 건데 혹 사야가 평생 정신적으로 괴로워한 게 이 남들과 다른 인지능력과 상관이 있는 건가 싶더라지 더 심각한 건 사야는 분명히 봤으므로 그걸 못 보는 사람이 있다는 걸 이해도 못한다는 거다 사야에게는 그렇게 명확하게 보인걸 어찌 못 볼 수가 있냐는 말이다 저자의 실험이 참에 가깝다는 전제가 필요하긴 하지만 사야가 다른 사람들에게 잘 공감..

함박눈

일어나 보니 내린 눈에는 별 감정이 없었는데 내리는 함박눈에 조금씩 변해가는 풍경을 바라보는 건 기분이 남달랐다 그래 이게 겨울 사계절의 맛이지 그랬달까 눈 오는데 이러고 있는 모녀인지 모자인지 밥도 주고 물도 주고 고기도 한 점씩 줬는데 뭘 더 어쩌라는 거냐 ㅜㅜ 한여름에 폭우로는 가끔 생기는 현상인데 폭설로는 처음 본다 이 느낌도 오랜만 조금 과장하자면 이글루 속에 사는 거 같은 기분이라 색다르다

첫눈

어제 드디어 이곳에도 눈이 내렸다 그동안 진눈깨비 비슷한 게 날리긴 했어도 제대로 된 눈이 내린 건 처음이다 신나서 뛰어나간 건 아니고 하얀 세상으로 변하길 기다리고 있었는데 저 상태였다 거의 녹아버렸다 눈이 녹아 영상인 줄 알았더니 저리 녹는 눈이 다 고드름으로 널뛰기 날씨덕에 저리 꽃망울이 맺혔던 패랭이 휴케라와 주황뱀무잎 계속 자르다보니 새 잎이 이미 나와있는 창포 따뜻한 마당 모두 안녕 어제는 나름 너무 열심히 공부를 했더니 저녁에 진이 다 빠지더라 공부하는 건 이제 사야랑 안 어울리는 거 같다 머리 깨지는 거보다 허리가 넘 아팠어도 마당에서 잡초 뽑으며 간간히 소설도 읽던 때가 그립다 ㅜㅜ

뜨거운 스토브리그의 시작

리그가 끝난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상상도 못 했던 일이 일어났다 사야는 FC 서울 라이트팬인데 예전에는 명문구단이었다지만 사야가축구를 보기 시작한 후 잘한 적이 한 번도 없다 그나마 올초에는 잘했는데 역시나 망했다 1부 리그 12팀 중 막판에는 둘로 나눠 위쪽은 우승과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아래는 강등경쟁을 하는데 하위스프릿이라는 아래에서 강등가능성도 없는 성적 그러니까 7위로 잔류 과거 같은 명문구단이었다는 수원삼성이 결국 2부로 강등당한 걸 생각하면 뭐 그나마 다행이지만 서울에 있는 유일한 1부 팀이라 평균관중도 많은데 아쉬운 거는 사실 감독도 없이 대행으로 시즌을 마감했는데 갑자기 새 감독 루머가 나왔다 이게 왜 충격적이냐면 바로 이 분 김기동 현 포항감독이 그 주인공이다 사야가 축구를 보는 동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