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그가 끝난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상상도 못 했던 일이 일어났다
사야는 FC 서울 라이트팬인데 예전에는 명문구단이었다지만 사야가축구를 보기 시작한 후 잘한 적이 한 번도 없다
그나마 올초에는 잘했는데 역시나 망했다
1부 리그 12팀 중 막판에는 둘로 나눠 위쪽은 우승과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아래는 강등경쟁을 하는데 하위스프릿이라는 아래에서 강등가능성도 없는 성적 그러니까 7위로 잔류
과거 같은 명문구단이었다는 수원삼성이 결국 2부로 강등당한 걸 생각하면 뭐 그나마 다행이지만 서울에 있는 유일한 1부 팀이라 평균관중도 많은데 아쉬운 거는 사실
감독도 없이 대행으로 시즌을 마감했는데 갑자기 새 감독 루머가 나왔다
이게 왜 충격적이냐면
바로 이 분 김기동 현 포항감독이 그 주인공이다
사야가 축구를 보는 동안 12개 팀 중 승격도 하고 강등도 하며 다 감독이 두세 번씩 바뀌었는데 이분만 초반에 코치였다 줄곧 포항감독으로 별명이 기동神이다
맨날 에이스는 팔리고 없는 살림에도 꾸준히 좋은 성적을 내는 명실상부 K리그 최고의 감독
올해는 FA컵 우승에 리그도 2위로 마감하고 아챔도 뛰어난 성적으로 16강 진출한 상태.
선수로 코치로 감독으로 꼬박 20년을 포항소속이었던지라 포항팬들의 충격도 대단하지만 사야도 너무 놀랬다
사야가 서울 다음으로 포항경기를 즐겨보는데 포항감독이 서울감독이 되다니 실감도 안 나고 루머를 들은 밤에는 잠도 안 오더라니까
살다 살다 감독루머 때문에 잠을 설쳐보기는 또 처음이다
좋아하는 최고의 감독이 우리 팀에 온다니 기뻐해야 하는데 그러기에는 거의 폭탄 수준.
재밌는 거는 이 충격사건 배후에 구씨 집안과 허씨 집안의 관계가 있다는 것
FC 서울의 모기업은 GS인데 이번에 LG가 야구우승을 하지 않았냐
너무 행복해하는 구씨들에게 자극받아 허씨들도 각성해서 축구팀을 팍팍 밀어주기로 했다나 뭐라나
MBC 청룡팬이기는 했지만 이제는 엘쥐우승했다고 큰 감흥도 없는데 우승덕을 이리 볼 줄이야
어제 그제 포항팬들 서울팬들 엄청 시끄럽다가 오늘 드디어 오피셜이 떴다
K리그팬들의 큰 궁금증 중 하나가 지원을 제대로 받는 기동신은 과연 얼마나 강할까였는데 이제 그 시험대에 서게 되었다
축구가 아무리 감독놀음이라고는 해도 클럽 옮겨가서 망하는 감독들도 많은 데다 서울은 선수들도 나름 괜찮은데 성적은 안 나오는 팀이었다 보니 더 궁금하다
감독을 선임했으니 이제 선수단도 개편이 있겠다
과연 내년에 사야는 축구로 신나고 행복할 수 있을 것인가
못해도 응원이야 하지만 자꾸 지면 기운이 빠지는 것도 사실이니까
요즘 핫한 영화제목처럼 서울의 봄을 이야기하는 사람들도 있던데 정말 서울의 봄이 왔으면 좋겠다
국가대표 경기처럼 그 넓은 상암경기장이 가득 차는 날도 오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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