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밀하게 말해서 남편도 자식도 없는 사야는 유일한 가족이 엄마다
그 엄마가 지난 구정에 쓰러지져서 생사를 넘나 들었다
사야가 엄마를 좋아하고 아니고를 떠나서 세상에 유일한 가족을 잃는다는 생각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충격적이고 아픈 일이었다
제발 삶의 끈을 놓지 말기를 예전의 그 재수 없는 모습으로 돌아오기를 사야를 혼자 두고 가지 말기 를 믿지도 않는 신에게 얼마나 간절히 기도했는지 모른다
소화하고 또 소화하고 진짜 혼자라는 그 생각을 받아들이는 데 오래고 오랜 시간이 걸렸다
세상에 엄마를 싫어하는 생명체는 없다
유일하게 기댈 수 있는 그 마지막 보루를 누가 거부할 수 있겠냐고
그런데 그 보루가 무너져 있다는 걸 알았을 때 그 배신감도 상상이상으로 또 크다
사야에게 너를 정말 조건 없이 사랑한다는 느낌을 준 적이 거의 없는 내 엄마
그 당당했던 그녀가 지금 요양원에서 다행히도 건강하게 마지막 삶의 여정 중이란다
너무 격렬하게 혼자 미리 겪어서인가 이젠 받아들일 수도 있을 거 같다
태어났을 때부터 가족이었던 사림들이랑 어느 순간부터 가족이 된 사람들이 다녀갔다
위에 썼듯이 엄밀하게는 모두 다 사야의 가족이 아닌 사람들
엄마 보러 가기 전에 사야집에 들렸다
물론 가는 길이 아니라 엄청 또 엄청 돌아가야 하는 길이다
가끔씩이라도 전화해서 존재감을 과시했던 사야의 그 엄마는 이제 사야에게 없다
지난번 엄마가 이 집에 다녀갔을 때 그게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긴 했었는데 그럼에도 보고 싶다
엄마라는그 말
여전히 참 가슴을 많이 정말 많이도 쓰리게 한다
'7. 따뜻한 은신처' 카테고리의 다른 글
뜨거운 스토브리그의 시작 (2) | 2023.12.14 |
---|---|
사야의 겨울 공부계획 (5) | 2023.12.12 |
실내생활 (6) | 2023.12.06 |
목소리 그리고 어려운 영어발음 (2) | 2023.11.27 |
너무 화가 나는데 (0) | 2023.11.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