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따뜻한 은신처 543

닐리리야 ㅎㅎ

지난번 에헤라디야가 허무와 실망의 반어법이었다면 이번에는 진정한 기쁨이다 날씨가 꽤 풀려서 이쪽도 언 땅이 꽤 녹았는데 세상에나 잔디가 의외로 많이 안 죽었다 꽝꽝 얼어서 그래 보였나 보다 사야가 아무리 이미 일어난 일에 열받지 말자는 신조로 산다고 해도 너무 고생했기에 많이 속상했는데 다행이다 물론 이미 운명에 그러니까 겨울 날씨에 맡기기로 했으므로 더 이상의 실망 같은 건 없다 ㅎㅎ 이틀간 앞쪽 마당을 정리했다 이번에 눈이 왔을 때 보니 지저분해 보이더라지 거기다 겨울에도 푸르고 예쁜 애들에게도 예의가 아닌 것 같았다 저 뒤쪽의 천사철 황금사철 말채 등은 다 겨울을 위해 심은 건데 이제야 보인다 여름 내내 숨도 제대로 못 쉬어서 자라기는커녕 잎들도 몇 개 없다 이쪽의 무늬새발사초와 흰줄무늬시초 사사 ..

김천상무 김태완감독과 월드컵

우리나라가 16강에 진출했다 너무 기쁠 줄 알았는데 의외로 담담하다 ㅎㅎ 아마 우리 선수들이 정말 누구하나 빠지지않고 잘 싸워줬기 때문인 거 같다 세경기 다 보는 재미가 있었어서 졌더라도 자랑스러웠을 거다 물론 이겨놓고 우루과이 골이 들어가나 기다리는 시간은 피 마르더만 ㅎㅎ 최선을 다했고 하늘이 도왔다 월드컵과 상관없어 보이는 김태완 감독을 소환하는 이유는 조규성 선수 때문 지난번에 썼듯이 사야가 조규성 팬인데 데뷔 시즌 안양에서 날라다니며 연령별 대표에 소집되었다 그 멤버들이 도쿄올림픽 출전을 위해 싸웠다 그때 경쟁자가 있었는데 둘 중에 하나만 올림픽에 갈 수 있었고 당시 여론은 상대 선수가 앞서 있었다 프로에 와서 보여준 건 조규성 선수가 훨 많았는데 인지도로 밀리는 거 같아 사야는 얼마나 화가 나..

드디어 겨울

영하라도 저쪽 아침 풍경이 포기가 안되어 현관문을 열었다 어쩌다 보니 호날두 뒷모습이 찍혔는데 그래 사야 포르투갈 전 예습 중이다 ㅎㅎ 낮에도 영하인 드디어 겨울이다만 마당은 여전히 가을 분위기가 남아있다 며칠 전 시누이에게 생일선물로(?) 사야네 마당 사진을 보냈는데 어찌 여태 저리 가을 분위기가 나냐고 놀래더라 이리 구석에는 폼폼 국화가 피어있고 뒤쪽의 지난번 구입한 백묘국 잎도 삼색조팝 단풍도 멀쩡하다 미치고 팔짝 뛰게 귀여운 요놈 다시 나타난 이후론 또 심심하면 온다 간식을 던져주면 앞발로 탁 잡아서 먹는데 그 모습이 요즘 사야의 즐거움이다 오늘은 뜬금없이 저리로 올라가서는 사야의 저 재떨이를 안 떨어뜨리고 굴리며 노는 묘기를 보이더라지 집안에서 내다보며 제발 떨어뜨려라(?) 이상한 응원을 하게 ..

14분 그리고

딱 14분 차이일 뿐인데 색감이 저리 다르다 어떤 화가도 저 차이를 표현해낼 수는 없을 거 같다 낭만주의 시대 작품이건 인상주의 시대 작품이건 자연의 표현력까지 넘볼 수는 없달까 하긴 단순하게 생각해도 크로키도 아니고 그림을 어찌 14분 만에 그리겠냐고 그래서 사야는 그 좋아하는 세잔의 그림을 보면서도 매 번 그 시간을 기다리며 딱 그때만 그린 지 의문이 들 때가 많다 이미 사진을 올렸지만 소라님이 다녀갔다 금요일에 왔다 오늘 갔는데 하필 사야가 축구에 미쳐있는데 와서 사 박 오일 동안 낮이나 밤이나 축구만 보다 갔다 ㅎㅎ 우리나라 축구는 저 하나에 네 개의 노른자가 나온 달걀처럼 신기했다 참 잘하더라 득점이 전혀 안 나왔던 우루과이 전도 좋았고 2대 3으로 진 가나전도 좋았다 축구에 입문한 건 얼마 안..

사랑한다는 말

그 말이 도대체 뭐라고 차마 그 말을 못 한다 아니 사랑한다는 말도 필요 없고 사랑한다는 말에 그냥 나도 라고만 말하면 되는데 그 말이 안 나온다 전화를 끊을 때마다 늘 마음에 걸린다 딱 한마디면 되는데 난 왜 당신에게 그 말을 못 해주는 걸까 당신이 떠나면 절절히 후회하게 될까 이제는 시어머니도 떠나고 엄밀히는 내게 당신밖에 없는데 당신마저 없으면 정말 혼자인데 그래서 당신의 부재는 내게 충격일 거 같은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난 여전히 당신에게 그 한마디 말을 못 한다

눈물이 앞을 가리는 ㅎㅎ

어제 오후부터 오늘 아침까지 비예보가 있어서 그에 맞춰 미친 듯이 일하고는 딱 비만 내리면 된다고 들어와 기다렸건만 안 내리더라 그래도 밤사이에는 내렸겠지 했는데 아침에 보니 한 방울도 안 내려서 어찌나 실망스럽던지 ㅜㅜ 옮겨 심고는 물도 안 주고 들어왔는데 일기예보 나쁘다 딱 비가 오면 좋을 타이밍이었는데 ㅜㅜ 근 이주만에 제대로 물을 주고는 앉아 쉬다 보니 드디어 잔디밭 꼴이 나기 시작해 감동 정말 그간의 노력을 생각하면 눈물이 앞을 가린다 여전히 메꿀 곳이 많이 남았지만 그래도 엄청 뿌듯하다 장작도 눈물이 앞을 가리는 고생 끝에 정리를 끝냈다 원래는 억새 밭쪽에 쌓는데 이젠 그럴 수 없으니 반대쪽인 여기까지 옮기느라 생쇼를 했다 글고 저 그린라이트 지난번 푸르기만 하다고 약간 구박했었는데 저리 황금..

웨일스 경기를 보고

사야는 웨일스에 대해 모른다 UK 네 곳 중 그나마 스코틀랜드나 북아일랜드는 여행이라도 했는데 웨일스는 더블린을 차로 갈 때 홀리헤드라는 곳에서 배를 타야 해서 몇 번 지나간 게 다다 대도시는 가본 적이 없으므로 황량하고 시골스럽고 뭐 그런 기억 운 좋게(?) 차가 고장 나서 그곳 정비소에 맡기고 맥도널드였나 끼니를 해결한 적이 있는데 이런 시골에도 이런 게 있나 싶을 정도로 촌스럽기도 했더랬다 북아일랜드야 워낙 문제가 많은 곳이고 스코틀랜드도 독립가부 투표를 할 만큼 분리주의 바람이 거센데 웨일스는 조용해 보인다 우짜든둥 사야얘기는 축구 ㅎㅎ 그 웨일스가 이번에 64년 만에 월드컵에 진출했다 그러니까 지금 뛰는 선수들의 부모도 아니고 조부모가 그것도 어렸을 때 일이다 그들이 어떤 마음으로 사는지는 모르..

힘들었던 주말

드디어 왔다 장작이 근데 혼자 오셔서는 자기들은 원래 안 쌓이준다며 저리 부려만 놓고 가버리셨다 장작 그렇게 시켰어도 안 쌓아주는 곳 처음 봤다 ㅜㅜ 이 사진을 찍은 게 오후 한 시 오십팔 분 이 시진은 다섯 시 삼십육 분 정말 너무 힘들어서 죽는 줄 알았다 지난 토요일 남자들이 셋이나 왔다 갔는데 어찌나 그립던지 하긴 뭐 안 쌓아줄 거라곤 상상을 못 했으니 후회해도 소용없는 일이다만 거기다 마른 장작도 섞어 시켰는데 다 안 마른 장작이다 안 마른 장작은 얼마나 무거운지 상상 초월이다 원래는 통나무를 시키는데 그랬다면 손도 못 댔다 심지어 불 피울 때 쓸려고 비싸게 준 캠핑장작도 안 말랐다 어쩐지 서비스를 무진장 주셨더라지 흑흑 곧 어두워져서 다음날 하려고 들어와서는 불을 피워봤다 사야도 이제 나름 불 ..

조카 크레파스 18색 ㅎㅎ

우리랑 이차전에서 붙을 가나가 오늘 스위스랑 평가전을 해서 2대 0으로 이겼다 기가 막힌 건 이번 게임엔 대한민국의 손흥민 같은 에이스가 안 뛰었는데 잘한다 귀화선수도 있고 조직력이 별로일 거 같다길래 사야가 말한 1승이 가나였는데 쉽지 않겠다 우리나라도 중간에 감독 경질 없이 팀을 꾸려왔고 잘하는 선수도 많아 우루과이나 포르투갈 한 팀 정도는 무승부 기대한 건데 정말 이러다 1승도 못 하는 거 아니냐 ㅜㅜ 어제 사야가 우울한데다 컨디션도 안 좋아 오후 다섯 시도 안되어 잠들었다 실컷 자고 깨보니 그래도 새벽 세시반 네시 반에 아침 먹고 ㅎㅎ 마침 알바니아랑 이탈리아 축구를 하길래 보는데 알바니아는 모르겠고 이탈리아는 아는 선수들도 있다 보니 너무 짠한 거다 근데 이번만이 아니라 지난번에도 월드컵을 못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