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따뜻한 은신처

드디어 겨울

史野 2022. 11. 30. 14:39

영하라도 저쪽 아침 풍경이 포기가 안되어 현관문을 열었다
어쩌다 보니 호날두 뒷모습이 찍혔는데 그래 사야 포르투갈 전 예습 중이다 ㅎㅎ

낮에도 영하인 드디어 겨울이다만 마당은 여전히 가을 분위기가 남아있다
며칠 전 시누이에게 생일선물로(?) 사야네 마당 사진을 보냈는데 어찌 여태 저리 가을 분위기가 나냐고 놀래더라


이리 구석에는 폼폼 국화가 피어있고


뒤쪽의 지난번 구입한 백묘국 잎도 삼색조팝 단풍도 멀쩡하다


미치고 팔짝 뛰게 귀여운 요놈
다시 나타난 이후론 또 심심하면 온다
간식을 던져주면 앞발로 탁 잡아서 먹는데 그 모습이 요즘 사야의 즐거움이다


오늘은 뜬금없이 저리로 올라가서는 사야의 저 재떨이를 안 떨어뜨리고 굴리며 노는 묘기를 보이더라지
집안에서 내다보며 제발 떨어뜨려라(?) 이상한 응원을 하게 되더라는 ㅎㅎ


사야랑 호박이 두 식구에서 갑자기 다섯 식구가 되어버려 아주 부담스러운데 또 한 놈이라도 안 보이면 신경 쓰이는 사이가 되어버렸다


절대 부지런하지 않은 사야가 시골에 사는 데는 애로사항이 참 많다
영하로 떨어질 거라길래 어제 루콜라랑 상추를 다 뜯어왔는데 장아찌 만들기 너무 귀찮음


불 피우는데 애먹을 거라는 건 기우였고 바싹 마른 장작이 아니다 보니 화력은 약한데 쌓다만 나무더미 속에는 마른 것도 있었고 오랜만이라 그저 좋다
석유난로는 아무리 만땅으로 아침부터 켜놓아도 덜 따뜻하고 저 느낌은 당근 안 난다

이곳에서의 겨울은 혹독함으로 겨울을 기다린 건 아니었는데 그래도 겨울이 오니 또 좋다
이 집은 아무리 난방을 안 해도 영하로 떨어지는 일은 없으니 얼어 죽을 일은 절대 없고 ㅎㅎ
밖에 나가 일을 할 수 없는 이 오랜만의 자유도 좋고
어쩌면 마지막이 될 지도 모르는 이 집에서의 겨울이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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