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따뜻한 은신처

김천상무 김태완감독과 월드컵

史野 2022. 12. 3. 17:02

우리나라가 16강에 진출했다
너무 기쁠 줄 알았는데 의외로 담담하다 ㅎㅎ
아마 우리 선수들이 정말 누구하나 빠지지않고 잘 싸워줬기 때문인 거 같다
세경기 다 보는 재미가 있었어서 졌더라도 자랑스러웠을 거다
물론 이겨놓고 우루과이 골이 들어가나 기다리는 시간은 피 마르더만 ㅎㅎ 최선을 다했고 하늘이 도왔다

월드컵과 상관없어 보이는 김태완 감독을 소환하는 이유는 조규성 선수 때문
지난번에 썼듯이 사야가 조규성 팬인데 데뷔 시즌 안양에서 날라다니며 연령별 대표에 소집되었다
그 멤버들이 도쿄올림픽 출전을 위해 싸웠다
그때 경쟁자가 있었는데 둘 중에 하나만 올림픽에 갈 수 있었고 당시 여론은 상대 선수가 앞서 있었다
프로에 와서 보여준 건 조규성 선수가 훨 많았는데 인지도로 밀리는 거 같아 사야는 얼마나 화가 나던지
누가 가나 가슴 졸여가며 명단 발표를 기다리는데 이 웃기는 대표팀 감독이 둘 다 안 뽑았다 하하
황당하고 허무하고

그때 조규성 선수가 국군 체육부대인 김천 상무에서 군 복무 중이었는데 김태완 감독이 그 후 인터뷰에서 언급했던 말이 너무 인상적이었다

올림픽 떨어졌다고 실망하지 않냐니까 아니라고 워낙 열심히 하는 선수라 걱정 안 하고 더 잘해서 월드컵 가면 된다고 했다는 거다

아니 아직 국가대표에 뽑힌 적도 없고 월드컵은 얼마 남지도 않았는데 팬인 사야도 놀랬다
당장 이번 월드컵에 갈 수 있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았지만 그만큼 포텐을 본다는 거고 그런 용기와 비전을 제시해주는 감독님이 참 고맙고 감동적이었다
근데 그 인터뷰를 하고 얼마 안 되어 정말 국가대표에 뽑혔다 ㅎㅎ
벤투 감독이 대충 레귤라로 정해진 멤버 말고도 꾸준히 k리그 선수들을 선발해 시험해봤기에 뽑힌 것만 기뻤지 일 년 만에 이렇게 활약하게 되리라고는 사야도 미처 몰랐다

이번에 그 인터뷰가 또 생각이 나더라
리그에서 못하던 선수들도 상무에 가면 스텝업을 해서 재활공장이란 말이 있을 정도로 선수들 키우는데 탁월한 분이다
주 공격수들이 부상에 부진에 어찌보면 총체적 난국이었는데 저리 걸출한 공격수를 키워냈으니 숨은 공로자다

슬프게도 이번에 사퇴를 한단다
상무는 리그중에 핵심멤버가 막 열명씩 제대를 하는지라 팀 꾸리기가 어려운데 지금까지는 대단했었다
이번에 이부리그로 강등을 당해서 사퇴한다는데 군대에 갈 어린선수들이 많아 이번엔 누굴 키워낼까 기대했던 사야로서는 참 안타깝다
물론 그냥 일반팀을 맡으면 어떤 역량을 보일지 기대되는 감독이기도 하다
현 세계 최고감독이랄 수 있는 펩 과르디올라 김독의 전술을 연구하고 대머리 ㅎㅎ 도 닮아 펩태완 혹은 관물대올라라는 별명으로 불리는데 관물대올라는 너무 기발하다고 본인도 엄청 좋아하더라

우짜든둥 사야가 축구에 입문하고 치른 첫 월드컵인데 잘하니 사야도 운이 좋다
벤투감독과의 마지막이 너무 슬프지 않아서 그것도 다행이다
이제 사야는 조규성 선수팬 그만 할란다 ㅎㅎ
사야는 손흥민 선수를 인간적으로 존경하고 응원하긴해도 팬은 아니다

제발 한 게임만 더 했었는데 또 꿈을 꾼다
브라질과의 경기가 쉽지는 않겠지만 우리가 이기고 일본이 크로아티아를 이기면 8강에서 일본과 붙는 꿈의 대전이 완성된다 ㅎㅎ

나이가 있는 정우영 선수도 그렇고 손흥민 김진수 김문환 황인범 많이 뛰어야하는 네선수가 세 경기 다 풀타임 이었던지라 체력이 걱정인데 그게 뭐 지금 사야가 걱정한다고 될 일도 아니고 그저 다치지말고 본인들이 후회가 남지 않는 경기를 할 수 있기만 바란다
축구 팬으로서 사야는 이미 충분히 즐겁고 행복했다


16강 축하 첫눈이 내렸는데 좀 약하다
한번 더 축하선물을 할려고 맛배기인가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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