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따뜻한 은신처 543

겨울공부 결산

다시 읽다가 놔둔 세스의 책을 2월 말까지 마무리해야 해서 마음이 급했다 3월부터 봄이라는 생각 때문이기도 하고 3월 1일에는 K리그도 개막한다 지난번에 썼지만 중국뉴스 문형공부는 실패다 시간이 엄청 많을 줄 알았는데 해가 짧다 보니 문자공부를 할 시간은 너무 부족했다 거기다 영어단어에 치여서 중국어단어까지 찾아보는 건 능력밖이기도 했다 예상에 없던 양명공부(?)를 한 걸로 위로받기로 축구는 아예 안한건 아니지만 여러 가지 이유로 노코멘트다 아닐 세스의 책으로 한 의식공부는 생각했던 것보다 성공적이었다 오늘로 총 세 번을 읽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 이해한 건 아니지만) 논문 말고 같은 책을 세 번이나 읽은 건 사야인생 최초다 사야 스스로에게 긍정적인 면으로 좀 놀랐다 포기 안 하고 이리 끈기 있게 ..

뒤늦은 푸바오 사랑과 곰사야

계획했던 중국어 뉴스책 공부하기는 도저히 여력이 안되어 포기하고 그냥 가볍게 중국어뉴스를 하루 삼십 분 정도씩 보는 중이다 이해는 여전히 잘 못하지만 두 달 넘게 꾸준히 들었더니 그래도 처음보다는 낫다 중국은 땅덩어리가 워낙 넓다 보니 화면이 다양해 그냥 보는 것도 재밌긴 하다 이팔 전쟁뉴스도 서방언론이랑은 장면이 다르다 오늘 아침 푸바오가 나오더라푸바오가 처음 나오는 것도 아니었는데 3월 3일까지만 공개하고 사월초에 돌아온다는 얘기를 듣는 순간 눈시울이 뜨거워져서 당황했다 이 정도인지 사야 스스로도 몰랐다 사야가 푸바오를 알게 된 건 작년 여름 우연히 판다가 새끼를 낳는 유튜브를 보게 되었는데 그 거구의 판다가 판다새끼를 낳는 게 아니라 쥐새끼 비슷한 걸 낳더라 너무 신기해서 판다에 대해 찾아보고 방송..

봄을 기다리며

해도 꽤 길어지고 햇살의 느낌이 달라졌다 작년 겨울에는 남천잎까지 얼었었는데 포근한 겨울 탓에 여전히 저리 멀쩡하다 긴 겨울을 잘 견뎌냈으니 이제 잎을 떨구기 시작하겠지 역시 작년에는 처참했던 에버그린도 고맙게 이 모습으로 겨울을 났다 날씨는 따뜻했으나 오전에는 바람이 불어 못 나갔다가 오후부터 일을 시작했다 뱀딸기가 잡초를 막아주는 것까지는 좋은데 너무 번져 꽃들도 위협하기에 이 앞쪽이라도 제거할 계획 아직 땅이 다 녹은 게 아니라서 우선 백개정도만 뽑을 생각이었는데 생각보다 심각해 천 개도 넘게 뽑았더니 허리가 너무 아파 제대로 눕지도 못하겠다 겨울에는 잊고 있었던 고통이다 그동안도 일을 아예 안 한 건 아니었는데 잡초 뽑는 건 다른 문제라 벌써 살짝 겁도 나지만 그래도 기쁨이 더 크겠지? 아시안컵은..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니체의 이 책을 읽은 적이 없어서 적절한 차용인지는 모르겠지만 이 제목이 생각났다찰스 다원 종의 기원 이란 영화를 봤다 다윈 귀에 딱지가 앉도록 들었으나 눈꼽만큼도 아는 게 없는 진화론의 창시자 제목만으로는 뭔가 공부가 좀 될까 해서 보기 시작했는데 너무 아름답고 좋은 영화라 푹 빠져 봤다 기대했던 것과 달리 학문에 초점을 맞춘 게 아닌 인간 다윈에 관한 이야기 다윈이 인간인건 너무나 당연한 건데 단 한 번도 다윈을 한 인간으로 생각해 본 적이 없어서 감동적이었달까 아끼던 딸의 죽음으로 고통받고 안 좋은 건강 그리고 신념과 종교사이에서 신음하는 모습이 아름다운 화면 속에 제목처럼 너무나 인간적으로 그려져 있다 특히 사촌과 결혼한 근친관계로 약한 아이들을 낳은 게 아닌가 고민하는 장면 열명이나 낳았으니 그..

징글징글한 욕망

얼마 전까지 사야의 소박한 소망은 언젠가는 독일어를 정말 잘하게 되는 되는 거였다 외국어를 정말 잘한다는 게 얼마나 힘든 일인지 누구보다 잘 알기에 큰 욕심 없이 그냥 매일 뉴스 듣고 유튜브보고 가끔씩 소설도 읽고 하다 보면 언젠가는 그런 날이 오지 않을까 싶었다 지금이야 독일어를 쓸 일도 거의 없으니 못한다고 스트레스받을 일도 없고 말이다 그래 작년 초까지는 그랬다 그런데 갑자기 의식에 관심을 갖게 되고 또 이팔 문제며 영어가 필요하게 되어버린 것 우크라이나 전쟁까지는 어찌 독일어로 커버가 되었는데 이팔 문제는 그게 안되더라 불쌍한 독일어라고 해야 하나 한 독일물리학자의 방송을 보고 감동해서 그녀가 한다는 유튜브를 찾아보니 영어로 진행을 하고 있고 들을만한 웬만한 방송은 다 영어다 티비에서는 독일뉴스방..

지쳐가던 사야

이번 겨울은 11월부터 추워서였는 지 해보기가 힘들어서인 지 벌써 지치고 쉽지가 않다 살짝 해가 나왔다가도 사라져 버리고 이런 겨울 정말 처음 본다 마당의 몇 식물들은 썩어가고 있다니까 난로 피우는 것도 지치고 하고 싶은 일이 너무 많은데 해야 할 일이 더 많아 힘들다 저거 간신히 다 태웠는데 저만큼 또 있다 냥이 밥 훔쳐먹는 직박구리 역시 흔한 새라는데 처음 본다 갑자기 나타난 당당이놈 사야가 궁금해하는 걸 어찌 알았나 신기하지만 밥도 엄청 경계하며 먹고는 인사도 없이 사라져 버렸다 냥이들 밥 준다고 이리 고생을 하는데 새끼쥐가 또 들어왔다 지난겨울에는 들어온 곳이라도 알았지 미치고 팔짝 뛰겠더라 또 예상외의 곳에서 죽어있는 걸 발견할까 공포스러워 잡긴 잡았는데 끔찍한 건 매한가지 이럴 땐 혼자 사는 ..

천하정도

자라면서 도저히 피해 갈 수 없었던 단어 성리학 혹은 주자학 뭔 말인지는 몰라도 조선의 통치철학이었고 그에 따라 나오는 사대부 폐해 송시열 당쟁 등등 거기에 슬며시 끼는 게 하나 더 있으니 바로 양명학 예전에 조선과 일본에 관심을 가질 때 그 양명학이 조선에서만 배척을 당했다 뭐 이런 이야기도 있었고 도대체 양명학은 뭐고 양명은 누굴까 궁금했었다 중화티비에서 그 양명학의 창시자 양명(陽明) 왕수인(1472-1528)의 일생에 대한 드라마를 하고 있는 걸 우연히 알게 되어 좋은 기회다 싶어 보기 시작한 게 한 달도 더 전 드디어 조금 전에 그 긴 여정이 끝났다 심학의 대가라는 그가 주장하는 건 양지론과 지행합일설인데 인간에게는 누구나 양지(良知)가 있고 그걸 갈고닦으며 아는 것을 실천하면 누구나 성인이 된..

윈저가 이야기

며칠 덴마크여왕이 양위하는 문제가 핫이슈길래 작년 말에 봤던 다큐멘터리 이야기 원하지 않았건 계속 들었던 영국왕실 이야기 주로 추문이긴 했어도 하도 들어서 뭔가 친밀감이 느껴졌달까 어쨌든 조각조각 들었던 이야기들은 사야에게 어떤 인상을 남겼고 의견도 갖게 만들었다 지난번 이스라엘 문제에서도 절절히 느꼈는데 파편적으로 아는 것만큼 위험한 것도 없더라는 것 영국왕실에 대해 잘못 안다고 뭐 위험할 것까지야 있겠냐만 티비에 있길래 그냥 전체적으로 한번 훑고 싶었다 6부작이라 하루에 하나씩 볼 생각이었는데 5부까지 보고 그냥 6부도 마저 봐서 오일 걸렸다 조지 5세 그리고 여왕의 백부인 에드워드 8세가 유부녀와의 사랑으로 왕위를 포기하는 것, 친부인 말더듬이 조지 6세, 그리고 여왕서거 전까지 스캔들을 중심으로 ..

일단 다 읽었다

사야가 독일에서 처음 들은 세미나가 르네상스 이탈리안 미술이었는데 한마디도 못 알아들었다 미치고 팔짝 뛰겠어서 담당교수를 찾아갔었는데 내용을 알면 알아듣기가 좀 나을 거라며 관련 영어책을 하나 추천해 줬다 정말 고마웠던 이 교수 자기는 한국어 못하는데 당신은 잘하지 않냐며 쓸데없는 기 까지 살려줬다 그 영어책이라고 이해했겠는가 그래도 읽어야 하니까 이를 악물고 끝까지 읽었다 이번에 being you를 읽으면서 그때 생각이 났다 그러니까 뭔 말인지도 모르면서 책을 다 읽은 건 거의 삼십 년 만이라 학생 때로 돌아간 거 같기도 하고 기분이 묘하더라 그때와 달리 이번에는 꼭 읽어야 하는 것도 아닌데 이해도 못하면서 끝까지 읽은 사야 정말 칭찬해 ㅎㅎ 처음부터 이해할 거라고 생각하고 시작한 건 아니지만 그래도 ..

아장아장 새 발걸음

문과적 인간으로 태어나 여태 철저하게(?) 문과적 인간으로 살았고 그렇게 사는 것에 불만도 없었고 평생 그리 살게 될 줄 알았다 그런데 어쩌다 보니 땅을 밟고 살게 되며 식물도 키우고 전혀 무관할 것 같던 개도 키우고 언제 뱀이 나오고 개구리가 나오는지 이리 새가 날아들면 저 새는 이름이 뭔지 책을 찾아보는 삶을 살게 되었다 (노랑턱멧새 같은데 흔한 새라나) 온도 강수량 태풍 등 자연현상에도 민감해지는 삶 이것만으로도 충분히 새롭고 당황스러웠다만 이제 또 새로운 발걸음을 떼고 있다 의식과학에 관심을 갖기 시작하며 끊임없이 듣게 된 아인슈타인, 상대성이론, 양자역학 등등 정말 사야랑은 거의 물과 기름 같은 분야인데 이제는 도저히 미룰래야 미룰 수가 없게 되어 유튜브 강의들을 좀 들어봐도 알아들을 수가 있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