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체의 이 책을 읽은 적이 없어서 적절한 차용인지는 모르겠지만 이 제목이 생각났다
찰스 다원 종의 기원 이란 영화를 봤다
다윈
귀에 딱지가 앉도록 들었으나 눈꼽만큼도 아는 게 없는 진화론의 창시자
제목만으로는 뭔가 공부가 좀 될까 해서 보기 시작했는데 너무 아름답고 좋은 영화라 푹 빠져 봤다
기대했던 것과 달리 학문에 초점을 맞춘 게 아닌 인간 다윈에 관한 이야기
다윈이 인간인건 너무나 당연한 건데 단 한 번도 다윈을 한 인간으로 생각해 본 적이 없어서 감동적이었달까
아끼던 딸의 죽음으로 고통받고 안 좋은 건강 그리고 신념과 종교사이에서 신음하는 모습이 아름다운 화면 속에 제목처럼 너무나 인간적으로 그려져 있다
특히 사촌과 결혼한 근친관계로 약한 아이들을 낳은 게 아닌가 고민하는 장면
열명이나 낳았으니 그냥 고민만 한 건가 싶다만 그만큼 사이가 좋더라
(여배우가 원스~의 어린 데보라인 제니퍼 코넬리인데 어린 시절 눈빛이 여전해 깜짝 놀랬다)
신앙심 좋은 아내도 배려하고 자신의 이론이 사회에 미칠 영향을 고민하는 것도 인상적이었다
책을 출판하기까지 이십 년이나 걸렸다던데 그런 고민 외에도 조금 더 정교한 이론을 완성하려는 과정이 아니었나 싶다
찰스 다윈(1809-1882)
갑자기 이상한(?) 이론을 주장한 툭 튀어나온 인물인 줄 알았는데 할아버지도 진화론을 믿은 과학자였고 아버지는 의사에 어머니와 아내는 그 유명한 도자기 웨지우드가 사람들이다
거기다 사촌은 우생학자 프랜시스 볼턴
영화에는 안 나오지만 이십 대에 5년간이나 남아메리카 남대평양등을 돌며 연구를 했다는 것도 놀라웠다 그곳에서 물린 벌레 같은 걸로 건강이 안 좋았을 거라더라
안 좋았던 건강에 비해 나름 오래 산 편이고 책은 출판된 날 완판이었다고 하고 (궁금해 찾아보니 초판이 천부가 넘었고 생전에 6쇄까지 찍었단다) 웨스트민스터 사원에 묻혔으니 사야의 생각보다 무난한 삶이었다
아버지의 뜻에 따라 의학도 신학도 해보지만 결국 자신이 하고 싶은 걸 할 수 있었던 재력도 큰 부분이었겠지
어쨌든 고작 영화 한 편 본 주제에 달나라 사람 같던 다윈이라는 인물이 갑자기 엄청 가깝게 느껴진다
'7. 따뜻한 은신처' 카테고리의 다른 글
뒤늦은 푸바오 사랑과 곰사야 (0) | 2024.02.21 |
---|---|
봄을 기다리며 (0) | 2024.02.13 |
징글징글한 욕망 (2) | 2024.02.02 |
지쳐가던 사야 (0) | 2024.01.23 |
천하정도 (0) | 2024.01.1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