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30일 오늘은 또 사야가 의지와 상관없이 이 곳에 돌아오게 된 지 일년이 되는 날이다. 일년이나 여기서 이리 멀쩡이 살아있다는 게 너무 신기하기도 하고 고맙다만 이거 이제 그만하고 싶다 척하는 것도 지치고 어찌 살아내려는 그 노력도 너무 안쓰럽고 가장 중요한 건 뭘 어찌해야 좋은 지를.. 7. 따뜻한 은신처 2015.08.30
뒹굴뒹굴 아직 망가진 의자를 대체할 만한 놈을 사지 못해서 마당에 나가 책을 읽는 건 생각도 못했는데 나무그늘에 앉아 모닝커피를 마시다보면 바람이 좋아도 너무 좋은거다 그래 고민을하다보니 요즘 운동한다고 거실에 깔아놓은 운동매트가 눈에 띈다 저리 짐볼에 다리를 올려놓고 책.. 7. 따뜻한 은신처 2015.08.30
자연 사마귀인가 잠자리를 잡고있더라 아무것도 안하는 것 같더만 어느새 반도 넘게 먹어버렸다 상상도 못했던 광경이라 많이 놀라왔다 잡아먹기만 하는 인간의 천적은 뭘까 욕망이겠지 천년만년 살고싶은 욕망 너보다는 낫고 싶다는 그 욕망 그러나 현실은 사랑받고 싶은 욕망 결코 .. 7. 따뜻한 은신처 2015.08.29
Belanglosigkeit 좀 전에 올리는 글에 이 단어에 대해 언급하고 싶었는 데 잊었다 이미 올린 글은 오타가 아니면 수정도 안하지만 지금은 술도 많이 마신 관계로 수정할 수도 없고 지금 판단엔 지금이 아니면 이 단어가 언급된 그 영화 이야기를 할 기회가 없을 것 같아 쓰련다 사야는 독일어를 한국어의 .. 7. 따뜻한 은신처 2015.08.29
사천팔백원이란 돈. 사야가 이 곳에서 사람들도 안만나고 혼자 나름 그나마 잘 살아가는 데는 여러 요인이 작용한다만 그리고 그게 본인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작용하는 것도 있다만 그래도 엄청난 수훈자는 바로 올레티비다..ㅎㅎ 티비소리를 싫어하는 사야가 요즘은 거의 하루종일 티비를 끼고사는데 그건.. 7. 따뜻한 은신처 2015.08.28
절망과 희망사이 하늘이 참 예쁜 날이었다 신기하다 이런 걸로 가을이 오고있다고 느낄 수 있고 그게 늘 감격스럽다니 물론 이 곳엔 가을과 겨울이 동시에 온다만 그래도 나쁘지않다 긴 겨울 추위와 싸워야하는 건 때론 공포다만 그래도 새하얀 눈과 유리처럼 부서질 것같은 맑은 햇살아래 찬 공.. 7. 따뜻한 은신처 2015.08.26
감동 첫 풍성한 수확이다 텃밭은 없고 여기저기 몇개를 심었다가 까먹어서 말려죽이기도하고 거름도 안줘서 성장이 멈추기도 해, 어쩌다 호박하나 방울토마토하나 뭐 이런 식이었다 근데 세상에나 저리 오이가 거의 노각이 될 수준으로 자라고있는 걸 몰랐다 다른 건 모종이었지만 오.. 7. 따뜻한 은신처 2015.08.23
8월 22일 그러니까 오늘은 사야가 가방 두개를 들고 한국으로 돌아온 지 정확히 팔년이 되는 날이다. 6월 23일에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인간처럼 한국까지 와서 거하게 마흔살 파티를 하곤 돌아갔다가 근 두달만에 사야가 아는 모든이의 뒷통수를 치며 돌아온 날 그 두달사이에 삼주간 지구한바퀴 .. 먼지 묻은 삶 2015.08.23
가을맞이 저 마당이 가을맞이를 위해 홀라당 옷을 벗고있는 중이다 며칠전부터 정신없이 일을 하는데 넘 덥다 그제밤엔 열한시부터 시작된 낫질을 새벽네시까지하곤 어젠 정말 하루종일 비몽사몽 헤맸다 이웃집들이 비어있기에 가능했지 한밤중에 미친듯이 낫질하는 모습을 누가 봤다면 .. 7. 따뜻한 은신처 2015.08.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