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야가 이 곳에서 사람들도 안만나고 혼자 나름 그나마 잘 살아가는 데는 여러 요인이 작용한다만 그리고 그게 본인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작용하는 것도 있다만 그래도 엄청난 수훈자는 바로 올레티비다..ㅎㅎ
티비소리를 싫어하는 사야가 요즘은 거의 하루종일 티비를 끼고사는데 그건 다 올레티비덕이다.
물론 돈을 따로 지불해야하긴 하지만 다시보기기능은 정말 대박이다
뭐 그렇다고 본방사수를 안하는 건 아니지만 보고싶었던 프로를 여유있게 원하는 시간에 본다거나 아님 보다가 나중에 이어본다거나 하는 게 참 자유스럽고 좋다.
거기다 실시간 음악챠트에 영화며 음악회며 강연회까지 얼마전에야 알게되긴 했지만 콘텐츠의 다양함이 어마어마하더라.
썼다시피 씨디플레이어가 고장난 관계로 마당에서 일을 할때나 설겆이를 할 때는 음악챠트를 틀어놓는데 역시 자주봐야 정이 드는 것처럼 하도 요즘 노래들을 듣다보니 정식으로 랩을 배워보고 싶다는 생각까지든다..ㅎㅎ
고맙게도 극장동시상영도 하는데 그게 만원이고 최신영화가 사천원이다.
우연히 클림트의 그림을 다룬 '우먼 인 골드'라는 영화가 상영중이란 걸 알게되었다. 당근 너무 보고싶었는데 막바지에 접어들었더라지.
그러니까 조금만 참으면 사천원. 올레별점 어쩌고 하면 차액은 제목처럼 사천팔백원
농사를 짓는 건 아니어도 시골생활은 날씨영향을 받는 게 정상인데 며칠 전 딱 영화를 봐야할 타이밍임에도 막 개봉한 영화도 아니고 끝물이라 곧 넘어올 거라 생각하니 그 놈의 사천팔백원이 아까와서 못사겠더라니까.
그걸 하루도 아니고 오늘은 넘어왔나 확인하는 일을 삼일간을 했다
그러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되더라
어디까지가 합리적 소비이고 어디까지가 궁상일까.
사천팔백원은 결코 큰돈은 아니지만 엄밀히는 작은 돈도 아니다. 그래서 그 돈을 소비했을 때 아깝다는 생각이 들면 안된다는 게 사야의 나름 생활방식인데 이성만큼 즉흥성도 다분한 사야로선 이 영화를 볼까말까를 고민한 이 시간이 지금 사야의 삶을 다시 짚어보는 계기가 되더라
물론 사야가 원래 그런 인간은 아니었고 고맙게도 대부분은 합리적 소비였던 전남편에 의한 교육의 결과다
책을 좋아했던 사야가 (슬프게도 과거형이다..ㅜㅜ) 세일한다고 마구사면 설사 그게 오백원이라도 네가 읽지 않으면 비싼거다, 라고 말하고
페이퍼백을 살까 양장본을 살까 고민할때면 그게 수백페이지인데 그걸 읽을 때 네 독서감을 생각한다면 그 이만원은 결코 비싼 게 아니라고 말하고
읽었던 책이라 다시 읽을 것 같진 않지만 독일어로 갖고 싶다면 네 그 심리적 충족감을 생각하면 그 돈은 아무것도 아니지 않냐고 말하던 남자.
그래서 사야도 생각했다니까
과연 사천팔백원이 이리 고민할만큼의 가치가 있는 걸까 하고..ㅎㅎ
그래 안다 그 사천팔백원은 어차피 모든 행위가 그렇듯이 그 돈의 가치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는 것을
그리고 돈이 있을 때의 합리적 소비와 돈이 없을 때의 아낌이나 인내의 차이도 그 자체로가 아닌 부풀어가는 이스트를 넣은 빵처럼 스스로에게 혹은 타인에게 전혀 다른 의미일 수도 있다는 것을.
결국 영화는 보았고 결론적이지만 만원을 내고 보지 않아 다행이었다..ㅎㅎ
물론 올레티비로가 아닌 영화관에서 제대로 된 돈을 내고 봤다면 좋은 영화를 봤다고 기분좋아했을 영화였다
사야가 모바일 아니면 오래된 넷북을 쓰다보니 예전처럼 그림과 함께 올릴 수 없어 유감이다만,
그리고 사야도 한국에 돌아와 무슨 트랜스포머도 아니고 대도시나 문화와는 접해본 적도 없는 사람처럼 담쌓고 사는 지라.
사야가 빈에서 봤던 그 그림이 지금 뉴욕에 있다는 걸 그것도 사야가 뉴욕에 갔을 때도 이미 거기 있었다는 사실은 영화로 처음 알게되어 좀 놀랐다
너무 놀라 검색해보니 우습게도 이 영화는 그냥 영화가 아니라 이 나라에선 또 빼았긴 문화재 뭐 이런 쪽으로 자기배양을 하고 있더라.
나치가 유대인의 재산을 몰수해서 벌어진 일이 어찌 이러니저러니해도 돈 주고 사간 일본놈들의 문화재약탈이랑 같냐
그걸보며 문화재약탈 어쩌고가 아니라 우리야말로 이젠 간송 전형필의 삶을 영화화하는 감동이 더 필요하지 않나하는 생각.
우짜든둥
지금이야 그런 글을 올렸었나도 희미하지만 몇년 전 조카가 빈에서 사다준 재떨이에도 있는 그녀를 한번 쓰고 싶었다는 기억는 남는다
그래 영화를 보니 개인적으로 클림트를 좋아하진 않음에도 그림에 열광하고 그림보는 걸 좋아했던 사야는 불쑥 떠오른다
그래 그렇구나
올레티비에 열광하고 질이나 분위기의 차이일지언정 다 가능한 데 그림 아니 미술,
음악은 심지어 음향효과로 싱황보다 더한 음의 질도 개인이 느낄 수 있다만
크기며 질감이며 직접보고 느끼는 색감이며 미술은 그건 안되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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