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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월드컵 시작

오늘 드디어 월드컵 명단이 발표되었다 사야는 본인도 아니고 가족도 아닌데 어제부터 흥분해서 잠도 못 잤다 (오버해서 그렇다는 거다 사실 잠 못 잔 이유는 따로 있었다 ㅎㅎ) 황의조 조규성 송민규 이강인 백승호 김문환 정우영 세상에나 사야가 좋아하는 선수들이 다 엔트리에 포함되었다 브라질은 명단 발표를 일일이 호명을 해서 반응이 난리도 아니던데 한국은 그 모습을 못 봐 좀 아쉽다 사야가 축구에 입문하고 열리는 첫 월드컵이라 이번 월드컵은 특별하다 그냥 내 나라라서 응원하는 거랑 내가 좋아하는 선수들이 뛰는 게 어찌 같겠냐 거기다 이젠 월드컵에 뛰는 온 나라 선수들도 대충 아니까 그 즐거움은 배가 아니 스무 배가 될 전망이다 지난번에는 네덜란드 이번에는 이탈리아 같은 나라도 못 나오는 월드컵을 대한민국이 나..

깊어가는 가을

어제는 하루 종일 잡초 뽑고 마당정리를 좀 했다 가을꽃이 너무 많았다고 생각해서인지 지금 이 풍경도 나쁘지 않다 약간 바스락거리는 느낌이랄까 저 뒤쪽의 그린라이트도 이제야 존재감을 드러낸다 근데 작년에도 저리 푸르렀나 저 작은 억새밭에서만 700개가 넘는 저 이름도 모르겠는 잡초를 뽑았다 사야는 늘 잡초를 세면서 뽑는데 이 방법이 나름 괜찮다 백개만 뽑아야지 했다 기분 좋아 스무 개 더 이러면 좀 덜 힘든 기분이랄까 하루 종일 잡초 뽑았다보다 구체적으로 오늘 잡초 오백 개 뽑았다가 성취감도 든다 잡초 뽑다 보니 올가을엔 씨를 안 뿌릴 생각인 유채 싹이 몇 개 나와 다행이다 저 구석의 이 놈은 미니억새인데 큰 놈들과 달리 여전히 푸르러서 신기하다 너무 작아서 존재감이 별로 없던 찔레장미가 여전히 예쁜 꽃을..

냥이땜시 몬산다 ㅎㅎ

문제의 도둑냥이시다 요즘은 하루에도 몇 번이나 나타나서 울 호박이랑 술래잡기(?)도 하고 저리 의자에도 앉아계신다 호박이가 스트레스를 받는 게 걱정이다가 냥이 쫓느라 뛰기라도 하니 다행이라고 생각하기로 했다 검은 고양이가 좀 무서웠는데 놈들 덕분에 친근해지고 있다 예쁘다고는 못하겠지만 나름 귀엽다 의자를 뺏긴 어미 냥이는 또 저기 올라가 계시네 ㅎㅎ 저 자리에 꿀 발라놨나 갑자기 냥이가 커졌다 작아졌다 한다 ㅎㅎ 예전에는 밥만 먹으면 다들 사라졌는데 요즘은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모르겠다 우짜든둥 요놈 못 들어오게 뒷문을 닫아놨더니 저리 당당하게 앞문으로 들어오셨네 침대에 누워 잠시 쉬다가 어찌나 황당하던지 아가 도둑고양이라고 해서 미안하다 이 정도 당당함이면 제대로 손님 대접을 해줘야 할 거 같다 넌 앞..

독일어

갑자기 독일어 책에 집착하는 이유 이번에 시어머니 돌아가시면서 이런저런 생각이 많이 들었는데 그중 하나가 독일어다 15년을 사야를 괴롭혔던 언어 20년을 태국어에 고통(?) 받고 있는 고기공놈이 들으면 웃겠지만 그래도 그놈은 여전히 관련 일이라도 하고 있지 사야는 죽어라 고생만 하고 이젠 별 의미 없는 언어가 되어버렸다 독일에 겨우 사 년 살았지만 생활어였던 독일어 더블린 시절부터 도쿄까지 나가서 쓰던 언어는 주로 영어 스트레스야 받았지만 영어는 틀려도 외국어니까 별로 창피하지 않았는데 독일어는 달랐다 독일어 환경이 아니니까 늘지도 않는데 정말 사야를 너무 힘들게 했다 외국인들이 나와 한국어를 하는 프로를 거의 안 보는데 잘한다는 생각보다 사야가 독일어를 할 때도 저런 모습이었겠지 마구 감정이입이 되어 ..

먼지 묻은 삶 2022.11.07

섭섭한 마음

어느 정도 예상을 하고 있었기에 어머니가 돌아가셨단 것보다 전남편이 사야에게 그걸 전하지 않았다는 게 사실은 더 충격이었다 슬퍼라서이기엔 그럼 시누이는 안 슬퍼서 세 번이나 장문의 메일을 보냈겠냐고 그래서 항의성 메일을 보냈더니 이 남자는 변명이 아니라 사과를 하네 사야가 바랬던 건 사과가 아니라 변명이었는데 위로를 할 새도 없이 모든 게 허무하게 끝나버렸다 시어머니가 돌아가시면 정말 사야에게는 다 끝이었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을 독일과의 그 인연이 물론 여전히 네가 가까운 곳에 살았으면 얼마나 좋겠냐는 시누이와의 인연은 남아있다만 그게 어머님 살아계실 때랑 사야에게 같은 의미일 수는 없다 우짜든둥 사야가 전남편에게 여전히 섭섭한 건 사야의 책이다 아무것도 필요 없다고 옷과 책만 보내라고 했었는데 그 ..

먼지 묻은 삶 2022.11.06

겨울이 잠시 다녀갔다

생각했던 것보다 처참하진 않았지만 메리골드 우창초 백일홍 등등이 얼어버렸고 머루 능소화 잎들도 거의 떨어져 약간 헐벗은 느낌이다 사진에 잘 표현이 안되어 따로 찍었는데 저위 풍경 속의 조팝나무 단풍이다 아침을 먹을 때마다 햇살에 걸린 잎들이 정말 너무너무 예뻐서 그 순간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게 저 잎에 걸린 햇살이라고 말하고 싶어진다 아무리 한지형 잔디라고 해도 아직 제대로 뿌리를 내리지 못한지라 걱정했는데 다행히 멀쩡하다 땅이 제대로 얼었더라 영하 사도까지 떨어진다길래 아쉬워 꽃들을 조금 잘라다 꽂았는데 막상 저 놈들은 살아남았다 올해 마지막 식재를 했다 좀 더 신경 써야 했는데 다른 꽃들에 가려 은사초와 은쑥이 죽어버렸다 은쑥은 마침 반값세일도 하길래 열개 구입해서 조 왼쪽 아래 쪼르르 심어놨다..

선물같은 아침

보통 영하로 떨어진 다고 하면 여긴 조금 더 내려가기 때문에 어제까지가 찬란한 가을의 마지막이라고 생각했는데 아니네 물론 가을에는 이런 처참한 광경도 이겨내야 한다 이렇게 늦게까지 봉선화가 핀 적이 없어서 처음 보는데 어니까 흰꽃이 노랗게 변해버렸다 이곳에서 십 년이 넘게 살지만 이런 모습은 처음 본다 저 까만 놈이 새로 나타난 놈인데 덩치만 컸지 단골냥이에게 꼼짝도 못 하더라 밀려서 앞마당에 왔을 거라는 건 사야의 오해였다 어찌나 편안히들 있는지 신기하고 바라보기만 해도 힐링이 되는 기분 차마 마당에 못 나가고 있는데 아침을 드신 울 호박양께서 화장실을 가셔야 해서 선물 같은 아침 끝 ㅎㅎ

네탄야후와 이스라엘소설

아침 설거지하며 뉴스를 듣다가 깜짝 놀랬다 네탄야후가 총리가 되다니 그 네탄야후? 사야 독일 살 때 총리였는데 찾아보니 그 사이에도 자주 총리였었네 이 정도면 거의 불사조급 아닌가 독재국가도 아니고 이리 자주 또 오래 총리였던 게 역사에 있나 도대체 이스라엘 정계에서 영향력이 어느 정도이길래 이런 일이 일어나는지 너무 신기하다 처음 들을 때는 아버지 아들 부시처럼 그 아들 인가 했다 굉장히 강성이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세월이 지났으니 그도 변했으려나 우짜든둥 지난번 읽다 말았다는 책을 결국 다 읽었다 체루야 살레브의 남편과 아내 우리나라에도 번역되어 있던데 무슨 연유로 책장에 꽂혀있는지는 전혀 기억이 나지 않는다 어린 시절부터 친했던 두 사람이 부부가 되고 부모가 되어 겪는 말하자면 관계에 관한 소설이다 ..

가을아침

5시부터 챔스축구가 시작인데 여섯 시 가까이되어 깨었더니 손흥민 선수는 부상 교체에 토트넘은 지고 있길래 김민재 선수의 나폴리를 봤는데 나폴리는 지고 토트넘은 이겼다 ㅎㅎ 우짜든둥 두 팀 다 16강에 올라가서 기쁘다 두 팀이 바로 붙지 말고 다 오래오래 살아남아 응원하는 재미를 느끼게 해 줬으면 좋겠다 며칠 전부터 까만새끼냥이랑 똑같이 생긴 그러니까 아빠 냥이로 의심되는 놈이 나타나는 데 저 단골냥이는 없더라 아침 먹으며 축구 재방송을 보다가 사진을 찍으러 나갔더니 데크에 있네 호박이때문인 지 앞마당엔 안오는데 똑똑한 놈 뒤에서 밀려 앞으로 왔나 보다 ㅎㅎ 오랜만에 9시가 넘도록 안개가 안 가시고 있다 아침부터 가요가 땡기는 쓸쓸한 가을 이침이다

조팝 식구들과 단풍

조팝나무는 꽃도 좋아하지만 가을의 이 단풍도 좋다 황금조팝의 단풍이 참 예쁘다 저 가운데 청희단풍은 야심 차게 심었건만 그 이름과 달리 작년에도 올해도 별로다 삼색조팝은 황금조팝과 비교 단풍 들기 전이 더 예쁜 것 같다 홍띠와 유럽말채인데 자주아스타에 가려 제대로 보지를 못한다 말채야 겨울을 위한 거긴 해도 내년엔 옮겨심든 아이디어를 좀 내봐야겠다 올해 작년보다 단풍이 예쁜 이유를 생각해보니 작년엔 시월 중순에 제대로 영하로 떨어진 적이 있어 잎들이 미리 거의 떨어져서였더라 우짜든둥 무슨 설악산이나 내장산급 단풍을 원했던 것도 아니고 이만하면 만족이다 날씨 도움이 컸다만 대충 계획한 분위기라 소꼽놀이하듯 귀여운 단풍놀이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