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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레옥잠 핀다

참나리가 지고 부레옥잠이 피기 시작한다 부레옥잠이 피는 건 사야에게 가을이 오고 있다는 의미 여전히 엄청 덥지만 그래도 부는 바람 속에 조금씩 찬기운이 섞인다 단 하루만 피는지라 있다 없다 하는데 요 며칠연속 저리 풍성해서 로또 맞은 기분 풍선초도 하나둘씩 저리 부풀고 여전히 왜 이름이 퍼플폴인지 모르겠는 이것에서도 이삭이 핀다 기대하던 파티쿰섀넌은 새끼냥이들의 놀이터가 되어 저리 처참한 모습 나쁜 시키들 ㅜㅜ 다행히 옆의 그린라이트는 잎이 뻣뻣해서 살아남았다 나참 무슨 빚쟁이들도 아니고 다섯 마리가 저러고 있으니 몬 산다 ㅎㅎ 올해는 영양제도 열심히 주고 나름 관리를 더 빡세게 했건만 날씨를 이길 수는 없나 보다 작년과 비교 상태가 훨씬 나쁘다 그래도 사이사이 괭이밥 꽤 제거하고 깎았더니 깔끔한 게 좋..

처참한(?) 여름마당

비도 많이 오는 데다 너무 덥고 이것저것 할 일이 많아 일주일 넘게 마당일을 못 했더니 잔디며 클로버며 난리가 아니다 여긴 그 짧은 시간에 아예 길이 사라졌다 이리 밀림이 컨셉일 때는 조금만 방치해도 엄청 지저분해 보인다 오늘은 비도 안 오고 다행히 해도 안 나서 길도 내고 일했다 어쩌다 보니 이 층꽃은 길 한가운데서 자란다 ㅜㅜ 지난번에 싹 정리했는데도 저리 어마어마하게 올라온 유홍초싹 덥고 힘은 들었어도 일했더니 좋다 요즘은 요 에버그린이 싱싱한 게 참 예쁘다 잔디야 처참하지만 이곳도 하양 분홍 꽃범의 꼬리도 피고 보기 좋다 올해는 잔디씨 추가파종을 안 해볼 생각이었는데 어찌해야 하나 고민이다 보라색 붓들레아도 여기저기 피었다 텃밭에는 차마 못 나가고 틈새로 내려다만 봤는데 잡초관리를 꽤 해놔서인 지..

그깟 공놀이가 뭐라고 ㅜㅜ

올림픽인데 한국축구가 없어서 올림픽 종목 중 딱 축구만 보는 사야는 왕짜증이다 일본이 잘하니 더 약이 오른다 사야가 아무리 일본을 좋아해도 축구는 한국이 훨 잘했으면 좋겠는데 이미 저 멀리 앞서간다 우리 올림픽 대표들도 잘하는 선수들이 많아 좀 모아놓고 보고 싶었는데 ㅜㅜ 한국 없으니 일본응원할 거지만 속은 무진장 쓰릴 예정 올림픽 시원하게 말아 드신 황감독께서는 낯짝도 두껍게 대전감독으로 부임하셔서 대전팬들이 불쌍할 만큼 역시 말아 드시고 계신다 둘째가라면 서러울 낯짝 두꺼우신 홍감독의 대표팀 부임도 너무 짜증스럽다 사야는 예전부터 홍명보가 인간적으로도 감독으로도 너무너무 싫다 원래 싫어했는데 선수들 앞에서 소리지르며 의자를 집어던지는 걸보고 더 꼴도 보기 싫어졌다 그런 게 매니지먼트 능력이란 말이냐고..

놀라운 경험

어쩌다 보니 미국 공화당 전당대회까지 보게 되었다 계속 붙어 앉아 본건 아니지만서도 무슨 전당대회를 나흘이나 그것도 늦은 밤까지 하는지 어느 나라 막론하고 전당대회 자체를 본 적이 없어서 다른 전당대회랑 비교는 불가능하고 젊은 시절 열심히 다녔던 교회 부흥회랑 비슷해 조금 놀랬다 God 타령을 하도 많이 해서 더 그랬는 지도 모르겠다 그들은 진짜로 신의 뜻으로 트럼프가 살았고 트럼프가 미국을 구할 신의 아들(?)이라고 여기는 듯했다 그런데 진짜 놀라웠던 경험은 아들 며느리 동료 등등의 트럼프에 대한 간증(?)을 주구장창 듣다 보니 사야마저도 트럼프가 정말 위대한 인물인가 헷갈릴 지경이더라는 것 이해 안 가던 트럼프 지지자들이 절절히 이해가 가더라 이렇게 사이비종교에 빠지는 건가 싶더라지 다행히도 마지막날..

능소화 그리고 봉숭아

사야가 처음 능소화를 본 건 정확히 이십 년 전 가마쿠라에서였다 그 천년고도의 어느 담장이였나 넘어온 능소화가 너무 인상적이었다 오래전에 썼지만 그 기억을 따라 연양리시절 심었는데 막상 꽃이 핀 건 이 서양능소화 일명 트럼펫 꽃 그때 그 글을 보고 모님께서 토종능소화를 가져다 심어주셨는데 앞에 길 생길 때 사람들이 없애 버렸다 지난번 마당 새로 조성하며 또 미련을 못 버리고 능소화를 주문해 심었는데 (어쩌다 보니 7개나 ㅜㅜ) 거기서 핀 건 더 끔찍한(?) 이 것 헛웃음이 나더라지 이젠 더 이상 심을 곳도 없는 데다 예전처럼 트럼펫꽃이 싫지도 않고 저리 첫 집에 피고 있기도 하고 이제는 마음을 비웠다 그런데 그제 우연히 이 토종능소화가 저리 구석 바닥에서 피고 있는 거 발견 진짜 몬산다 ㅎㅎ 세 꽃의 비..

장마가 쉬어간다

수요일 아침 빗소리가 들렸었는데 갑자기 찾아온 햇살 여전히 저리 물방울이 달렸는데 오랜만에 햇살이 비치니 어찌나 반갑던지 참나리도 찍고 범부채도 찍고 봉숭아도 웨딩 찔레도 찍었다 텃밭에도 진출했는데 고수꽃 쑥갓꽃은 거의 지고 지지대를 안 해준 방울토마토들은 썩어가고 난리가 아니다 그래도 여기저기서 수확물 챙겼다 잔디는 저리 더 처참해졌지만 이곳의 저 무성함은 좋다 저 중간에 하얀 꽃범의 꼬리도 피기 시작하는 중 꼬맹이 찬조출연 ㅎㅎ 꼬맹이 뒤의 무성한건 봉숭아다 이쪽에서는 거의 누워 피는 참나리도 저멀리 보리사초와 어우러져 피는 플록스도 좋다

자꾸 늘어가는 냥이들

그제 밖을 보는데 뭔가 저 사이로 지나가더라 오른쪽 놈이 무티인데 저 놈보다 훨씬 작은 놈이 순간 잘못 봤다 생각하고 말았는데 어제 나타난 저 왼쪽의 꼬리 요놈이다 몬산다 당맘이 새끼를 또 낳았다 2년 동안 네 번째 출산 ㅜㅜ 안 온날이 단 하루도 없는데 도대체 새끼는 언제 낳은 거냐 또 한놈만 살아남았구나 싶어 안쓰러웠는데 저기서 밥을 먹고 있는 건 두 놈 저리 까만 놈이 하나 더 있더라는 것 요리 엄마 아빠 하나씩 닮은 두 놈이다 까만 놈은 겁도 많고 얌전한데 다른 놈은 보통내기가 아니더라 무티꺼 뺏어먹으려다 얻어맞고 무티 꼬리를 잡아댕기고 난리가 아니다 네 마리가 저러고 있는데 이걸 웃어야 하나 울어야 하나 분간이 안 가더라지 당당이파 말고도 맨날 오후가 되면 오는 당당이 동생인 (두 번째 출산 때..

과거의 흔적 그리고 현재

지난 겨울부터 찾는 영어단어를 집에 있는 쓰다만 노트에 적기 시작했는데 다 썼더니 맨 마지막 표지장에 저게 써있다 샌드위치를 점심으로 싸준 거는 더블린 시절이니까 20년도 넘은 노트되시겠다 전에 푸바오 이야기하며 썼던 아기곰도 저기 있네 ㅎㅎ 저 남자 잘 지내나 갑자기 궁금해진다 요즘 아침마다 cnn에서 도쿄를 광고하는데 사야가 살았던 저 아파트가 나온다 사진을 찍으려다 놓쳤었는데 오늘 드디어 성공했다 워낙 좋은 아파트에 살았다 보니 안 가보고도 살던 집을 보는 호사(?)도 누린다 저 절에서 아침저녁 두 번씩 울리던 종소리도 막 들리는 거 같다 정확한 위치는 저 처마에 가려 안 보이지만 4년 가까이 살았던 집을 매일 아침마다 보니 도쿄가 그립기도 하고 기분이 이상하다 도쿄에서 뛰쳐나오긴 했지만 그건 도쿄..

화려한 꽃들

실제로 화려한 꽃들이 피는 건 아니지만 여기저기 꽃들이 피니 화려해 보인다 잡초 수준으로 피는 복숭아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 사야가 늘 앉아있는 자리 앞 씨 뿌린 황화코스모스도 피니 뒤쪽의 수레국화까지 해서 눈이 즐겁다 장마가 시작된 덕에 또 미친 듯이 일해야 하는 날들 넝쿨장미도 이차개화 중이고 목수국도 피기 시작하고 저 뒤에 몽글몽글 보리사초가 이삭을 올린다 대신 잔디가 죽어가는 계절 이제는 익숙해질 만도 하련만 투자한 노동력 때문인가 여전히 가슴이 쓰리다 텃밭도 난리가 아니다 씨 뿌린 왜성해바라기도 피고 여기야말로 자연스러운 사야의 드림 꽃밭이 되어버렸다 꼭 모네의 그림 같고 사야도 수채회 한 장 그리고 싶어지는 풍경 문제는 굳이 나가 봐야 하는 거라 아쉽다 여긴 오이랑 애호박이 무럭무럭 자라는 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