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감 묻은 이야기

특별한 색 특별한 도시-Siena

史野 2004. 1. 31.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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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mbrogio Lorenzetti(c.1290 – c.1348)
. Allegory of Good Government: Effects of Good Government in the Country. 1338-40. Fresco. Palazzo Publico, Siena, Italy.

 

 

 

서양미술을 좋아하는 사람에게 이탈리아만큼 매력적인 나라가 있을까?

 

이탈리아는 나라 전체가 전시장이고 박물관 같다.

 

난 이탈리아를 두 번가서 총 오주넘게 있었는데도 아직도 못 가본 도시가 많다..ㅎㅎ

 

색 얘기했던 김에 오늘은 재밌는 색이름을 하나 얘기해보려고 한다.

 

여행을 다니다보면 한 번 살아보고 싶은 도시가 있구 살아보고 싶지는 않아도 언젠가 꼭 다시 가보고 싶은 도시가 있다

 

피렌체에서 조금 떨어진 작은 중세도시 시에나가 내겐 후자에 속한다

 

시에나는 도시에 대해 아는게 아무것도 없이 단지 그 곳에 있는 그림을 보러 갔다가 너무 아름다와서 반했던 도시이다

 

언덕위에 넓이보다는 높이로 다닥다닥 아름다운 건물이 모여있는데 그 곳에 있는 건물들의 특이한 색을 시에나색이라고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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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에나 색 건물들 사이로난 작은 골목들을 오르락 내리락 하다보면 몇 백년전으로 돌아간듯한 느낌을 주는 묘한 매력을 주는 도시 시에나.

 

그리고 도시에서 내려다보이는 목가적인 주변 풍경들..

 

시에나는 13/4세기에 번영했던 도시였구 미술사에서도 중요한 도시이다

 

하긴 뭐 미술이라는 것도 돈과 권력이 있었던 곳에서 꽃피웠으니 당시 번영했던 도시로서 당연한 일인지도 모르겠다

 

그 후 더이상 큰 발전을 하지 않아 그 모습 그래도 남게되었는데 그 당시 사람들에게는 안타까운 일이었겠지만 후 세대인 우리에겐 얼마나 다행스런 일인지..ㅎㅎ

 

시에나에서 활동한 유명한 화가는 둣치오 마르티니, 로렌젯티형제등이 있는데 위의 그림은 동생로렌젯티가 그린 시에나시 풍경벽화의 부분이다

 

이 벽화는 고대 로마이후 처음 나타난 사실적 전원풍경이란다.

 

신기한건 수 백년이 지난 지금도 나즈막한 산이며 그 분위기가 거의 같다는 것이다

 

물론 사물을 보고 그린게 처음은 아니지만 긴 벽화를 주변 환경과 건물, 그 도시속의 사람들을 묘사하려고 노력했다는 점에서 저 풍경화가 시사하는 바는 크다.

 

저 그림이 그려졌던 14세기는 고딕문화속에서 르네상스의 싹이 돋던 중요한 시점이었다

 

서양미술사에서 중세때하면 뭔가 부족하고 암흑기라고 알고 있는데 나름대로 매력이 많다

 

난 중세미술강의를 제일 많이 들었는데 정말 배우면 배울 수록 재미 있었던 기억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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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tini, Simone (circa 1280-1344), Detail of the Annunciation and the Two Saints
co-authored by Martini and Lippo Memmi (1317-47); 1333 (70 Kb); tempera on wood; Uffizi

 

 

또 다른 시에나파의 중요화가 마르티니의 작품이다.

 

수태를 알리는 가브리엘천사의 말에 놀란 마리아의 모습이 너무도 잘 나타나있다.

 

내용만을 전달하던 도식적인 회화에서 진일보한 모습이다.

 

어찌보면 장식적인 느낌의 클림트그림과도 닮았다..^^

 

물론 완벽에 가까운 그림들을 수시로 접한 우리의 눈에는 원근법과 양감없이 그려진 그림들이 촌스럽고 이상해보일 수 있지만 말이다

 

성인을 형상화하는 것도 우상숭배라는 고난을 겪었고 교본에서 베껴그리던 중세미술이 더디게 발전 할 수 밖에 없었던건 당연한 일인지도..

 

도시가 생기기 시작하며 종교화외에도 수요가 생겨나게 되고 다른 문화와의 교류가 더 왕성해지면서 차츰 중세화가들은 새로운 눈을 뜨게 된다.

 

개천에서 용난다는 말을 나는 믿지 않는다..ㅎㅎ

 

모든게 그렇지만 분위기가 무르익어야 걸작들도 나올 수 있는 법

 

새로운 것을 표현하려고 노력했던 피렌체의 화가 지오토나 로렌쳇티등이 없었다면 미켈란젤로나 다빈치같은 천재의 시대는 열리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2004.01.30 東京에서...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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