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오늘 이틀연달아 신랑이 병원에 가느라 오전에 휴가를 냈다. 아 아픈건 아니고 어제는 치과에 점검도 하고 스케일링을 받으러 오늘은 어느 정도 강도로 운동을 해야 심장에 무리가 가지 않는지를 검사했다.
병원에 들렸다 그냥 출근하는 줄 알았던 나는 물론 예정에 없는 점심챙겨주느라 정신이 없었다.
저장음식이 거의 없기에 예정에 없던 식사를 준비한다는 건 다음끼가 없다는 거랑 비슷하다..
한국처럼 냉장고를 꽉채우고 사는 사람들은 딱 필요한 것만 사는 우리집 가계가 잘 이해가 안갈거다..ㅎㅎ
오늘은 남편이 출근한 후 나도 부랴부랴 집안을 정리하고 치과에 들렸다 영화를 보러갔다.
한국영화나 일본영화가 아니면 남편이랑 같이 보러가는게 원칙(?)이지만 그거 기다리다 놓치는 영화가 어디 한둘이냐.
프랭키에게(Dear Frankie)라는 영국영화는 딱 상상했던 만큼 좋았는데 스코트랜드영어듣느라 머리깨지는 줄 알았다.(혹 트레인스포팅영화보신 분들 상상이 갈거다..-_-;;)
긴자쪽에 간 김에 저녁거리를 사서 택시를 잡아탔는데 마침 내가 탄 택시가 도쿄에 20대밖에 없다는 에코택시다..
어느 초등교사였던 사람이 만들었다는 이 택시는 보통 택시보다 이산화탄소배출량이 현저히 적다고하고 일단 기본요금도 660엔이 아니라 500엔이다..^^
좌석앞에 짧은 신문기사가 붙었는데 이 택시를 타는 사람도 환경문제를 생각했으면 좋겠다고 그 만든 사람이 얘기했단다
티비만 틀면 지구온난화로 변해가는 뉴스보느라 정신이 없는 요즘 어쨋든 그런 차를 타봐서 로토에라도 당첨된 듯 기분은 좋았지만 과연 나는 무슨 노력을 하고 있는지...
어쨋든 6월도 마지막이니 상반기 결산을 해봐야겠다.
지난 1월 블로그로 바뀌고 난 후 2005년 1월 21일이라는 첫 글을 올리면서 썼었다
올해는 책을 백권을 읽겠다고
그리고 또 이렇게 마무리를 했다.
올해는
정말 단순하게
나를 좀 그만 괴롭히고
하고 싶은 일만 하며.
그렇게 즐겁게 살고 싶다.
목표량은 채우지 못했지만 그래도 마흔 권넘게 읽었으니 결과에 만족한다.
책은 정말 무지막지하게 구입했고 이제 천천히 읽고 싶은 책들 읽으며 보내기만 하면된다. 근데 막상 책을 읽을려고 찾아보면 어찌나 사고 싶은 책들이 많은지 책을 읽는게 아니라 사는게 취미가 되어버려 자제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말이다..^^
그리고 어떤 해보다 단순하게 나를 덜 괴롭히며 하고 싶은 일만 하며 즐겁게 사는 것도 대충은 만족이다.
복잡하게 생각안하려하니 맘도 편하고 나를 괴롭히지 않으니 남편 괴롭힐 일도 별로 없고 내가 즐겁게 잘 지내는 것에 바쁜 내 남자는 무지 고마와한다
남편의 꾀임에 빠져서이긴 하지만 운동을 시작한 것도 다행이다 물론 덕분에(?) 수영을 그만두긴 했어도 의외로 근육운동이 내게 맞는 다는 새로운 사실을 발견했으니 말이다.
유월을 마무리하며 독일어쓰는 사람들 모임 멤버교체도 있었다
한 커플이 샌프란시스코로 가게 되었고 거의 동시에 또 한 독일인커플이 우리 멤버가 되었다.
주재원삶이란 늘 떠나보내고 맞이하고..
떠나는 커플이랑 그리 친하지 않아서 별로 섭섭한건 없지만 새로운 커플은 궁금했는데 아직 여자애밖에 못보긴 했어도 똑같은 여자애가 온거 같아 좀 실망스럽다.
코드가 맞는 사람이였다면 이 곳에서의 내 삶이 훨씬 풍성할텐데.
저 멤버들때문에 즐겁고 또 남편생일도 저들과
보낼거니 그래도 감사한 마음이다
저 사진속 매력적인 중국여인은 물론
사야다..하하 (클릭하면 자세히 보인다..^^)
상반기에 드디어 치과치료를 시작한것도 큰 일이었다
휴가가기전까지는 치료가 끝난다니 그럼 정말 몇 년을 괴롭히던 문제가 해결된다는 생각만으로도 마음이 편하다.
여섯 번에 걸쳐 한 스케일링이 오늘 드디어 끝났는데 3개월있다 또 한다는 말에 기절하긴 했지만..-_-;;
힘든 일도 있었고 마음이 아프기도 했고 절실히 친구가 그립기도 했지만 돌아보건데 무난한 반년이었단 생각이다.
나머지 육개월도 그냥 지금처럼
그렇게 탱자탱자 지내볼 생각이다.
너무 애쓰며 살지 않는 거 그게 앞으로의 내
화두다
2005.06.30 東京에서...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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