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직후의 산토리홀 내부)
한국에도 곧 간다는 크리스토프 에쉔바흐가 이끄는 필라델피아오케스트라가 동경에 왔었다.
정말 더블린떠난이후로 이렇게 좋은 음악회를 자주 가는건 처음이라 아주 감격스럽다.
몇 달전부터 요요마와 협연하는 날 갈려고 엄청 큰마음을 먹고 있었는데 남편은 본사와 전화미팅이라도 생기면 (거긴 점심때라도 여긴 늦은 저녁이기때문에..ㅜㅜ) 소용없기에 가격도 가격이었지만 표를 선뜻 구입할 수가 없었다.
아무리 내가 혼자라도 잘살자고 작정을 했다고해도 저런 괜찮은 음악회를 혼자만 간다는건 아무래도 찔리기에..ㅎㅎ
요요마는 저거말고도 바흐무반주독주회도 예정되어있었는데 내가 제일 먼저 구입한 바흐씨디가 요요마거구 그동안 어떻게 변했는지도 궁금해서 나혼자라도 꼭 가보고 싶었지만 게으르고 정신없어서 그만 표를 놓쳤다.
독주회하는 날은 당일표를 어떻게 구해볼까 콘서트장앞에가서 맥주까지 마시며 기다렸는데 도저히 가능성은 없어보이고 옷을 대충 입고 나가 넘 춥고 그래서 그냥 집에왔다.
재밌게도 바흐무반주를 연주한 후 오케스트라와 드보르작첼로협주곡을 연주하는게 지난 번 비스펠베이랑 레파토리도 똑같으니 비교해서 듣고 싶은 마음도 있었는데..
요요마는 다른 클래식연주자랑 다르게 이것 저것 시도도 하며 열린 연주자란 생각에 그를 좋아한다.
얼마전 티비에서 그의 실크로드 음반만드는 과정을 다큐로 보여주었는데 감동적이었다.
결론은 어쨋든 못갔다는 얘긴데 서론이 길었다..ㅎㅎ
일요일 역시 잘나가는 스타피아니스트 랑랑과 협연하는 표를 그것도 딱 세 장 남아있던 2등급으로 다행히 두 장 구했다. 막판에 표를 사다보면 늘 남아있는 표는 가장 비싼 표인데 요요마는 그나마도 없더라.
여긴 몇 달이 지나면 위성방송에서 다 해주기때문에 시간을 잘 알아봐서 티비로라도 봐야지..ㅎㅎ
일요일인데도 불구하고 남편에게 미리 꼭 와야한다는 약속을 받아내고 여섯시에 시작인데 회사갔다 뛰어 땀에 푹절은 남편 3분전에 모습을 나타냈다..ㅜㅜ
산토리홀이라는 곳인데 우리집에서도 남편회사에서도 다 도보가능 거리에 위치해 있어서 그나마 다행이다.
이 곳은 재밌게도 휴일엔 음악회를 낮에하거나 여섯시 평일에도 일곱시로 꽤 이른 시간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음악회가 끝나자마자 앵콜연주도 안듣고 조심스레 일어서는 사람들이 많은 걸보면 아마 다들 집이 먼 이유인거 같다.
내가 음악회가는 걸 좋아하고 클래식음악을 즐겨듣기는 하는데 진짜 음악에 대해선 잘 모른다.
그래도 음악회를 갔으니 음악회얘기도 좀
하자면..ㅎㅎ
머리까지 길러 더 멋있어진 랑랑은 엄청찬 기교로 베토벤 피아노협주곡 4번을 연주했는데 난 5번을 엄청 좋아하기는 해도 사번을 들어본 적이 없어서 연주평가를 할 수는 없지만 그렇게 페달을 잘쓰는 사람은 처음봤다 (남편은 페달을 너무 많이 썼다고 불평했지만..^^)
거기다 손가락에 혹 쥐나지 않나 싶더라..
그리고는 말러교향곡 1번 거인이 연주되었다.
말러는 다들 넘 어렵다고해서 지레겁먹고 있었는데 연주가 너무 좋았다. 그게 그 오케스트라가 잘 연주해서인지 아님 요즘 내가 그래도 현대적 작곡가들의 곡들을 자주 들어서 그런 쪽 음악에 좀 익숙해진건지는 모르겠지만 말이다.
거기다 타악기주자도 다섯명이나 되어 신기했구 관악기도 그냥 빽빽거리는게 아니라 강약을 잘살려 음악을 만들어낸다는 느낌이었다.
예전에 음악하는 사람들이 오케스트라에서 바이올린은 활을 그으면서 십원이십원 삼십원하는데 심벌즈는 한 번에 삼십만원 이러며 친다는 농담을 했다..
근데 이 곡에서는 심벌즈도 자주 나오니 갑자기 그 생각이 나더라..ㅎㅎ
대머리의 에쉔바흐는 사진으로만 볼때는 엄청 냉정하고 단정해보이더만 예상외로 키도작고 방방 뛰면서 무지 열정적으로 지휘하더라.
난 사실 꽝꽝거리는(빽빽 꽝꽝 이게 내 음악이해수준이다..흐흐) 교향곡은 별로 안좋아하기에 씨디도 몇 장밖에 없다.
근데 들을만하니 내 자신에게 감격적이어서 앞으로 잘난척하며 말러교향곡씨디를 사모을 지도 모르겠다..^^
그건그렇고 요즘은 음악퍼올때가 없어서 안타깝다..
2005.05.26 東京에서...사야
꼭 술취한 듯하지만
굉장히 오랫만에 단정한 차림의 사야입니다..ㅎㅎ 술에 취한게 아니라 음악에 취했다는..^^
지금은 몸무게때문에 영 폼이 안나지만 좀 괜찮아지면 음악회갈때만이라도 좀 획기적 차림새를 해볼 생각이니 앞으로 기대해주세요..
제가 원래 저런 차림말고 요란한 차림을 좋아한답니다..하하
음악회장에서 옆인데 저 동네도 괜찮아서 올 겨울에 저 동네로 이사가볼까 고민중입니다. 바로 뒤에 아파트가 있구 제 뒤 오른쪽이 제가 맥주를 마실 수 있는 노천카페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