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도는 흔적

내가 없는동안에.

史野 2005. 5. 17. 09:10

 

 


 

볼 일이 있어서 한국에 다녀왔다.

그 곳에서 있었던 답답하고 괴로왔던 일을 적으려고 했는데 이 곳에서도 그 사이 몇 가지 사건이 있었다니 사건일지를 공개해야겠다..^^

 

 

 

사건1

 

 

우리아파트 2층에 엄청 비싼 일본정선요리집이 하나 있다.
채식위주고 예약이 필수고 어쩌고 하는 곳인데 떠나기전에 한 번은 가볼려고 생각만 하고 있는 곳이다.
지난 번에 불독커플이 집에 와서 하는 말이 그 레스토랑에서 일본음식을 배우는(?) 뭐 그런 프로그램을 아래 프론트사람이 제안했다는 거다.
비싸기도 하지만 그 걸 그 애네 아파트에서하자고 자꾸 귀찮게해서 그 애들도 기분이 많이 나빠있었다.
어쨋든 그럼 아는 사람끼리만 모여하기로 하고 우리도 참가하기로 했는데  날짜가 갑자기 정해진데다가 내가 한국에 가있는 동안이었다.
거기다 저녁에 본사와 전화미팅이 생겨 참석을 할 수 없었던 남편.
문제는 거기서 발생했는데 무조건 안온사람도 돈을 내야한다고 했다나 뭐라나.
그래서 프랑스애랑 프론트랑 대판 싸움을 했다는 것이다..ㅜㅜ

물론 두 번 나눠서하는 것에 한 번 안갔다고 돈을 다 내라고 한것도 좀 웃기긴하지만 어쨋든 아무리 미리 전화를 했다고해도 하기로 하고 안간거니 남편 잘못도 있는데 지인들에게 미안하고 프론트사람들에게 민망하고 영 마음이 불편하다.

 

 

 

사건 2

 

 

금요일 밤 늦게 퇴근하고와보니 독일에서 주문한 씨디가 도착해 있더란다.
평소 자기방에서 음악을 듣는 남편 나도 없고 하니 거실에서 맥주 한 잔 마시며 음악을 엄청 크게 듣고 있다가 옆집신고를 받은 프론트에 제지 당했다나.
안그래도 윗 사건도 생겼는데 연달아..
문제는 주로 그 집 거실과 붙어서 생활하는 사람은 난데 그 일이 있었다니 내 생활이 어찌나 조심스러워지던지..ㅜㅜ
남편이 평소처럼 자기 방에서 음악듣는 것도 엄청 신경쓰이고..
아무래도 포도주값을 아껴 질좋은 헤드폰이라도 선물해야겠다.

 

 

 

사건3

 

 

결국 남편이 속한 회사를 문닫기로 최종결정이 되었고 동경에 잔류하기로 결론이 났단다.
그 오랜시간 질질 끌던 문제라 일단 확정이 되었다는건 내게 반가운 일이지만 어쨋든 남편이 원하던 방향이 아닌데다가 특히 살리고 싶어하던 동료가 결국 퇴직을 해야하는 상황이 되어버렸다.
이제 남은 건 구조조정.
내가 돌아오자마자는 차마 말을 못하더니 일요일 저녁 조심스럽게 상황설명을하며 괴로와하는 남편.
어제도 12시가 다되어 들어와 그때야 저녁을 먹는 남편을 보며 그도 안쓰럽고 앞으로의 이 숨막힐 시간에 나도 암담하고..
우리가 처음 상해올때만해도 아시아지역에서 오백명이 넘게 일했었는데 허구헌날 구조조정을 해대다가 이번 구조조정이 끝나면 2백명 남짓이 된단다.
문제는 본사에서 어떤 대단한 계획이 있는게 아니라서 내년에 또 반복될 가능성이 있을 정도로 미래가 불투명하다나.
그래도 어쩌겠냐
우리는 남을 거고 회사를 그만두지 않는이상 상황을 받아들이고 이 상황에서 최선을 다할 수 밖에.
오늘아침 둘이 오버까지해가며 서로 잘해보자고 엄청 격려하며 헤어졌다.
정말 작년같이는 다시 살 수 없다고 생각했는데 그래도 관성이라는게 있으니 좀 견디기 쉬워지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2005.05.17 東京에서...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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