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아늑한 모래실

구병시식 (救病施食)

史野 2013. 3. 11. 00:29

사야도 얼마전에야 알게 된 저 말 구병시식,

말그대로 귀신에게 밥을 멕여 병을 고친다, 뭐 그런 뜻이다

 

저 걸 남친 어머님이 하자고 하셨을 땐 기절하는 줄 알았다

아니 하다하다 별 걸 다 하자고 한다고 말이다

그런데 사야는 이제 저걸 해야겠다

아니 저 비슷한 거라도 해야겠다.

 

이 글을 급히 남기는 이유는 술 마시면 또 안한다고 할까봐

이리 공개적으로 남겨야 그 책임감에라도 하게 될까봐

 

그래 사야 드디어 미쳤다

전남편이 들으면 기절할 일이다.

아니다 기절할 일은 아니겠구나

그 남자도 정말 작두위에서 춤을 추는 무당을 본다면 믿을 수 있다고 말했으니까

경험을 해야 믿을 수 있는 전형적인 합리성이긴하다만..

 

무당이야기가 나오니까 갑자기 생각나는데

본인은 무당이라고 늘 우기시는, 세상에선 선생님인 분을 뵌 적이 있다

예전에 연극도 함께 봤던 그 분이다

 

그 분 말씀이 사야같은 인간이 왜그리 술을 마시냐는 거다

그때 사야가 든 생각, 아 신내림이 오래되면 잘 못 본다더니 맞구나..ㅎㅎ

물론 그런 말씀도 하셨다 도대채 어떤 인간이길래 당신도 감히(!) 못 모시는 관세음보살님을 모시고 사냐고?

그걸 내가 모셨냐 남친이 모셨지..^^;;

 

그래 할거다 그 구병시식인지 뭐시긴 지

술 취하면 맘이 바뀔 지도 모르니까 방금 남친에게 전화해서 가격을 알아봐달라고 부탁했다

21세기를 사는 사야가, 거기다 이성적이고 논리적이라면 둘 째가라면 서러운 사야가 그걸 하기로 했다

남친에게 부탁한 것도 모잘라 더 술취하기 전에 여기도 그 증거를 남긴다

 

뭐 병원에 간다고 그게 아님 삶을 포기하는 거라고 난리도 친 주제에 여기 쓰는 게 이젠 별 의미도 없다만 사얀 남겨야겠다

독실한 기독교신자였던 사야가, 거기다 진짜 방언을 받는 경험도 했던 사야가

지금 귀신을 위로하는 의식을 하겠다는 거다

 

귀신을 직접 만나본 적은 없지만 절절히 가위에 눌려본 경험이 있으므로, 그게 꿈이건 아님 잠재의식이건 그것도 아님 뭐 전생에서 비롯된 데쟈뷰현상이건 직접 겪은 게 너무 많으므로

그래 삶은 어차피 사야가 이해할 수 없는 뭔가이므로 갑자기 이 새로운 시도를 해보고 싶어졌다

사야가 미친듯이 잠을 못 잘 때 어느 교회에선가 사야의 귀신을 쫓아준다고 이마를 건드려 쓰러뜨리거나 무슨 천주교 성수를 가져와 뿌리고 생난리를 친 적도 있다만 (그래 울 엄마 사랑만 안했지 나름 노력은 한 인간이다.그건 인정한다고..) 과연 이번엔 먹힐까

 

그래 하나님 부처님 예수님, 뭐 이렇게 외치는 심정으로 함 받아보련다

지금 가장 중요한 사실은 사야가 이걸 받기로 했다는 거다

 

유감스럽게도(?) 받을 곳이 너무 많은 관계로 그걸 결정하는 데 또 한 참이 걸리겠다

아니 견적이..ㅎㅎ 나와봐야 알겠다

간절한 마음도 없이 이렇게 비웃어가며 돈 들여가며 그 짓을 왜 하느냐고?

 

사야가 사야에게 주는 선물이다

새로 산 음악은 올릴 수 없다는 다음의 정책때문에 진짜 안타깝다만 지금 이 글을 쓰는 흐르는  음악처럼

얼마나 얼마나 더 너를 이해할 수 있을 까하는 노력이다

이렇게 포기하기엔 너무 억울하니까

사얀 도쿄에서 봤다던, 그 은발의 커트할머니처럼 늙어가고 싶으니까

 

근데 글을 쓰다보니 알겠다

사야가 여기 쓰지 못하는 딱 두 가지가 있는데

(아니 식구들이 말려 쓰지 못하는 한가지가 더 있구나..ㅜㅜ)

우짜든둥 사야가 벗어나지 못하는 이 굴레

그게 어떤 방법이던 사야는 이제 벗어나야겠다

그 것도 이 달안에...

 

참 그러고 싶었던 이유는 누군가의 저 말 때문이다.

저 말이 사야에게 얼마나 큰 의미인 지는 아무도 모른다

아는 척 하면 사야에게 죽는다..ㅎㅎ

 

 

 

 

아...이 지독한 것들과 사투를 벌이고 계시군요

 

 

 

 

 

 

 

2013.03. 10. 여주에서...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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