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아늑한 모래실

어느 봄날..

史野 2013. 3. 10. 01:31

하도 글을 올려서 좀 조용히 있으렸더니 이 수다쟁이가 또 가만힐 못 있겠네..ㅎㅎ

 

어쨌든 오늘 아침 아니 점심..ㅎㅎ 일어나 음악을 틀려고 가보니 세상에 사야의 그 부엌서재 온도가 그 시간 13.9인데 외부온도는 19도 더라..^^

그래서 당장 올겨울 처음으로 창문부터 열었다.

강조하듯이 사야가 일어나면 그게 사야에겐 아침이므로 음악틀어놓고 커피갈아 또 올 겨울 처음으로 데크에 나가 커피를 마셨다

 

장성시절부터 사야가 하던 커피잔 들고 하는 마당순례도 했다.

 

 

고맙게도 아니 감격적이게도 쇠별꽃이 피었더라.

올 봄 첫 꽃이다.

 

아 음악도 틀기도 전 먼저 화장실에 갔다 나오는데 갑자기 몸무게가 재고 싶더라는 것.

사야인생에서 또 몸무게에 이리 관심없기도 처음인데 아니 몸무게가 빠지는 것에 관심갖는 것도 처음인데

사야의 몸무게가 드디어 오십킬로대로 내려갔더라. 오십킬로대로 내려가서 놀랜 것도 또 처음..ㅜㅜ

 

체중계가 두 개이므로 그래  체지방율을 잴 수 있는 체중계로 올라가봤더니 고맙게도 체지방도 줄었네

서울생활 초기 기록하다 그만둔 지 오래되긴 했지만 기록을 시작한 시점기준 몸무게는 십킬로 가량 빠졌고 체지방율은 8프로 정도 빠졌더라. 사야가 걱정하던 체수분율은 다행히 오십프로정도까지 올라갔고 말이다.

 

사야의 젊은 시절 적정몸무게는 51킬로 정도고 운동을 시작한 이후론 근육무게도 있으니 53에서 4킬로? 그러니 키도 훨 큰 배우들의 그 48킬로 어쩌고는 정말 사야 좋아하는 표현대로 놀고들 있다.

우짜든둥 몸무게가 줄어 놀래는 상황이 도래하다니 정말 인생은 아무도 모른다. 살을 빼고 싶은 생각이 없었던 건 아니지만 살을 뺀다는 건 쉬운 일도 아닌데다 육십킬로정도면 괜찮겠다 생각했는데 그 벽을 의지와(?) 달리 깨고 나니 기분 또 묘하다.

 

이웃이 새로 생겼다는 말은 했을거다. 아니 백만번 했나? ㅎㅎ 어제 마당에서 일을 좀 하다가 또 그 분들과 특히 아저씨랑 한참을 이야기했다

집문제로 시작해 종교이야기며 인간의 도리며 어쩌고 저쩌고..^^;;

그러다 서리태를 좋아하신 단 말씀에 여름에 콩국수해먹으려고 샀던 게 생각나서 한 봉지 가져다드렸더니 세상에나 벌써 벌레가 났더라지.

그런 걸 드리는 게 넘 죄송했는데 아주머니 또 세상에나 그걸로 콩장을 만드셨다고 오늘 조금 주시더라.

 

밥을 잘 안해먹는 사야가 그 콩장에 감사해서 저녁엔 밥도 하고 고등어도 굽고 올케언니가 준 김치도 꺼내 (일개월 반만에..^^;;) 저녁을 먹었다.

십오년이나 결혼생활을 했다만 아니 동거도 삼년반이나 했다만 그런 이웃이 별로 없어서였는 지 왠지 사야인생이 평범해지는 것 같아 기분이 참 좋더라.

 

거기다 사야인생에서 가장 따뜻했던 이웃 그 독일집의 Fercho 가족도 그립고 말이다. 예전에 따로 포스팅도 했었다만 살아계실까

독일은 법이 잘되어 있으니 어쩌면 아직도 그 집에 살고 계실 지도 모르는데..

이런 표현 정말 죄송하지만 그 무식하신 분들이 그 낯선 사야에게 보여줬던 그 사년간의 애정을 사야가 어찌 잊을 수가 있겠냐

그때도 아니 그때야말로 사야의 외국생활에서 가장 피터지던 시절이었는데 그 분들의 그 무한 애정이 얼마나 힘이 되었는 지.

금요일마다 사야에게 그 몇 백원을 받아다 토요일아침이면 따끈따끈한 빵을 문앞에 놔주시던 분들.

 

아 또 삼천포로 빠진다만 

어느 분이 말씀하신 책을 당장 주문했더니 어제 딱 그 책만 안되니 주문취소를 해달라는 문자가 왔다

플래티넘회원이었던 사야가 일반회원이 되어버린 정말 오백년만의 주문인데 말이다.

사야가 신용카드를 쓰는 이유중 하나는 예스이십사에서 포인트를 쓸 수 있기때문인데, 주문때부터 이 신용카드는 당신 신용카드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사이트에서 결제가 불가능하단 문자로도 열받는 상황이었는데 뭐가 이리 복잡하니?

 

신랑 아니 전남편이랑 연락이 안되고 있는 상황이었는데 어제 갑자기 메일이 왔다.

그렇게나 열심히 보냈다는 메일이 아니고 '니 메일이 안된다 내 메일이 자꾸 돌아온다' 딱 그 한문장은 들어왔더라

예전에도 이상하게 신랑메일은 들어오는데 시어머니나 시누이메일은 안들어와서 네이버에 또 계정만들고 난리친 적도 있다만 도대체 그런 오류는 왜 생기는 건 지

문제가 있으면 아예 들어오지 말던 가 내 메일이 안들어간다는 메일은 왜 들어오냐고??? ㅎㅎ

 

주문취소를 할렸더니 휴대폰결제라 그런가 주민번호까지 안먹고 그 안들어간다는 메일에 다시 답장을 보내야하는 지도 모르겠고 그래 사얀 이 따뜻한 봄날 그러고 하루를 보냈다

데크문을 열어놓고 음악을 들으며...

 

여기까지 쓰다 전화를 또 받았다

여기 여러번 언급이 되었지만 자세한 내막은(?) 없는 그녀

사야랑 첫 통화랑를 네 시간이나 했던 그녀

아 수정하자..^^

일년이 넘었지만 재수없게도 사야가

너 나 싫으면 관두면 되지 왜 전화하니 묻는 그녀가

그래도 사야를 행복하게 하는 그 귀여운 그녀가..ㅎㅎ

 

하늘바다님이 사야글을 지웠다

누군가 내 글을 지운 거 처음이다

여행도 잘 다녀오고 담양도 함께가고

그 후 댓글이나 뭐 이런 저런 이야기도 했는데

사야가 정성스레 쓴 댓글을 답글은 커녕 지웠더라

 

생각많은 사야 백만번 고민했다

도대체 우리 사이에 아무일 도 없었는데 왜 이런 일이 생기는 걸까

사야야 오는 사람 막지않고 가는 사람 잡지 않는다는 철학으로 사는 인생이긴 하다만

여행까지 같이 간 인간이 내 댓글을 지운다는 건 아주 기분이 안좋다

 

봄날 이야길 하고 싶었는데 또 술 만땅 취해 시비걸고 있다만

제발 사야에게 시비걸지 마라

사야 드럽게 따뜻한 인간이라니까

백번 죽었다 깨나도 남을 먼저 생각하는 인간이고

남의 실수엔 무조건 자비로운 그런 인간이라니까..

 

그래 술이 또 취했다

그래도 멀쩡하다고 삶은 어차피 이렇게 힘든 게 아니냐고 항변하고 싶은 지도 모르겠다

가장 중요한 건 사야가 이 시간을 놀랍도록 잘 버텨내고 있다는 거다.

강조하지만 아는 척 하는 너 입다물어라

감히 사야인생을 논하지 마라.. 제발 부탁이다..제발...

 

 

 

 

2013.03.10... 여주에서....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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