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니 서울이냐고? 고기공놈 방금 문자보냈던데..ㅎㅎ 죽었다 깨나도 서울을 가겠단 사야는 유감스럽게도 여전히 여주다..^^;;
어제 너무 일찍 일어났더니 오후쯤 머리도 넘 아프고 눈도 침침하더라. 어제도 이런 저런 고민으로 맥주로 입가심하고 포도주를 두 병이나 비워주신 관계로..ㅎㅎ 오늘 아침 도저히 일어날 수가 없었다
역시나 블로그보고 자발적으로 11시에 짱가놈이 사야를 깨우러 전화를 했는 데 휴대폰을 거실에 두고 들어간데다가 진짜 못 일어나겠더라.
간신히 나왔더니 11시 사십분, 커피마시고 정신차리고..
정신과를 갈 생각이 아니었으므로 그 시간에 준비하고 나가도 충분했는데 햇살은 왜 그렇게 좋은 지 아시다시피 햇살 좋은 날 사야는 일을 해야한다..ㅎㅎ
우선 사야의 아침, 아니 아점이나 점심식사이기 쉽다만 우짜든둥 사야에겐 첫끼이므로 아침식사로 하자. 이번에 그 외사랑, 사야랑 지내보더니 너무 안 먹는다고 그렇게 술마시면서 이러단 진짜 한방에 훅간다고 경고하던데 사야가 입이 짧은 건 맞다만 절대 안 먹는 건 아니다
원래도 아침은 챙겨먹는 편이지만 요즘은 커피마시고 뭘 안 먹으면 버텨낼 수가 없다
오랫만에 올라가는 음식사진인데 사야의 주 메뉴인 만두국이다.
만두야 당근 산다만 그래도 황태랑 멸치로 육수내고 콩나물도 넣어 완전 해장분위기 만들고 매번 재료가 달라지긴 한다만 그래도 저리 두부도 넣고 오늘은 봄동 겉절이 남았던 것 까지 투하해서 나름 맛있게 먹는다.
자주 먹는 밥도 아닌데 맛있게 먹어야할 거 아니냐고? ㅎㅎ
그 외사랑, 밥도 차려줬는데 사야가 달걀말이만 먹었더니 한국사람이 어떻게 밥을 안먹냐고 하더라지. 역시 아시다시피 사야에겐 밥(쌀로 지은 그 밥)이 별 의미가 없다. 아니 밥 안먹고 산 세월이 얼만데 새삼스러게 밥이냐고..^^;;
식사하고 바로 나가서 시작한 건 저 전지작업. 얼마전부터 해야지, 하면서 잔가지 줍고 어쩌고 하느라 미뤄놨던 걸 드디어 오늘 했다.
사진 오른쪽으로 잘 안보인다만 작년에 옮겨심으려다 뿌리가 엉켰는 지 절대 안 빠져 거의 누워있는 산수유나무. 그리고 그 옆으로 저 끔찍하게 커버린 뽕나무 그 옆도 뽕나무 그 옆은 예전에 사야가 꽃을 비빔밥에 넣어 먹었다는 골담초 그 옆 또 큰 나무는 열매가 안 열려 확인할 순 없다만, 그리고 열려죽이고 어쩌고 한 이유로 더 긴가민가하다만 자두나무일 확율이 아주 큰 놈.
그 옆으로 꼬챙이는 또 산수유 그리고 역시 잘 안보인다만 항아리 뒤로 대추나무.
원래는 다 비슷한 크기라 저기 쪼르르 심게된 건데 갑자기 저 뽕나무만 저리 커져버렸다. 중간의 골담초정도는 빼와야할 것 같은데 가능할 지는 아직 모르겠다.
사다리까지 가져다놓고 일해 생긴 그 노동의 댓가. 저 통 한가득 뽕나무 가지다. 너무 많아 내일 이웃집에도 좀 드릴 생각인데 저걸 다려먹으면 좋다니 또 다 챙겨왔다.
비교사진이 없어 안타깝다만 역시나 소나무 전지작업도 했다. 대문 쪽 거실에서 안보이는 나무긴 하다만 삐쭉삐쭉 보기가 흉해 나름 애쓴건데 의외로 어렵더라.
우리 바로 옆집 아저씨가 사야 이사오기 전 나무를 하나 훔쳐(?)갔다는데 훔쳐간 나무대신 가져다 놓은 게 이거 인거 같다.
인과응보란 표현은 좀 웃기지만 저 나무는 저리 잘 자라고 있는 대신 그 집 나무들은 다 시들시들..^^;;
그 노동의 댓가는 또 이리 한 보따리 솔잎, 저걸 태우면서 향을 즐길까 아님 잘 씻어서 사야가 좋아하는 솔잎꿀차를 만들어 볼까 지금 행복한 고민중이다.
찾아보니 사오월에 새순으로 또 채취가 가능하다니 그냥 태우면서 즐길까? ㅎㅎ
어쨌든 그거 말고도 이런 저런 잡일을 좀 하고, 친구놈이 뽀개놓은 장작도 좀 옮기고 들어와 난로도 피워 앉아있다 창밖을 보니 이런 새 손님이 또 등장하셨더라
폴짝폴짝하길래 당연히 새라고 생각했는데 자세히 보니 아니더라는 것.
저 항아리위에 새들 모이가 있는데 눈오고 어쩌고 자꾸 얼어서 새들이 먹지를 못하더라는 것. 그래 사야가 그 얼음덩어리를 빼내고 다시 쌀을 깔아주었는데 날씨가 날씨다보니 그 얼음덩어리가 녹아 그 안에 있던 쌀이 드러난 것.
바닥에 쌀을 뿌려놓지 않는 이유가 쥐가 들어올까봐서였는데 저 놈은 도대체 정체가 뭘까. 창을 통해서이기도 하고 줌을 당겨야하니 몇 장이나 찍었다만 아무리 봐도 어떤 놈인 지를 잘 모르겠다. 사얀 집안에서 꼼짝도 안하는데 뭐가 그리 겁이 나는 지 그 옆으로 사라졌다 다시 나오고 사라졌다 다시 나오고를 반복하더라.
갈색인 걸 보니 쥐는 아닌 것 같고 두더지 새끼인가 해 찾아봤더니 두더지는 육식이라던데 저리 나타나 저 쌀을 먹고 있는 놈, 움직임이 다람쥐 비슷한데 또 꼬리는 그게 아니고 쥐라기엔 색도 그렇고 꼬리길이도 그렇고 동물세계에 무지한 사야에겐 그저 신기할 뿐.
내일은 저 놈이 도대체 어디로 사라졌다 나타나는 지 그거라도 확인해 봐야겠다.
그래 또 이렇게 하루가 간다
마당에서 일하다보니 그 때 올렸던 접시꽃이나 애기똥풀 거기다 쑥도 올라왔더라. 사야 일하는 데 산책가시던 옆옆집 분들, 여긴 냉이가 없냐던데 무슨 소리? 냉이야말로 곧 치천으로 올라올거다..^^
너무나 혹독한 겨울이었기에 마당에 있던 것들이 또 얼마나 살아날 지 기대반 걱정반인 사야다만 인생도 그렇듯이 살아나면 감사하고 아니면 또 그만이고 뭐 그런거겠지
여전히 사야가 이 집을 팔고 나가야하나 고민이 없는 건 아니다만 역시나 봄은 코앞에 와있고 사얀 벌써 이 모래실에서 세 번째 봄을 맞는다
작년엔 이월초부터 서울로 나가느라 제대로 관리도 못 했고 그 어렵게 심은 담쟁이도 다 말라죽였는데 거기다 어렵게 옮겨심은 진달래나무도 가뭄으로 마른 것 같던데, 그래도 울 새깽이들이 없으니 잔디도 좀 살아나고 타샤의 정원까진 아니어도 사야의 정원이 좀 살아나려나
꽃을 너무나 좋아하는 사야로선 어쨌든 너무 기대되는 날들이다
병원은 결국 못갔지만 사얀 아직 살아있고 삶을 포기하거나 하진 않았다..ㅎㅎㅎ
2013. 03. 05. 여주에서...사야
크기차이로 글자체가 이리 달라져보이는 경험을 했다는 모님께서 그냥 알아서 하라 하시길래 이 착한 사야는 그냥 다시 이 크기로 돌아간다
큰 글씨는 너무 정신사나와 보이는 듯해 말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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