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아늑한 모래실

삶의 버팀목

史野 2013. 3. 4. 22:59

삶의 버팀목, 사람

그래 사얀 또 유감스럽게도(?) 술에 취했다

모님이 지난 글에 음주 포스팅 아니냐고 이런 글은 조심스럽게 친구공개글로 남기면 어떤가 진짜 조심스럽게 물으시던데 사야에게 친구공개란 없다

사야 글을 읽는 인간들의 대부분이 블로그를 안하는 데 그게 무슨 의미가 있겠냐..ㅎㅎ

 

뭐 누가 읽나 사야가 다 확인할 수는 없다만 어차피 사야글은 사야의 가족 친구들 또 어쩌다 사야글을 접한 그래서 계속 관심을 갖게되는 뭐 그런 사람들이 읽는다

 

사야가 요즘 워낙 한심하게 살다보니 남아도는 게 시간이고 블로그 글 보고 있을 때가 많은 데 멍하니 보기만 하다 발견한 것 중 하나가 블로그 키워드다

얼마전 썼듯이 그래서 사야의 오래전 글들도 읽게 되었다는 그 키워드

 

근데 문제는 한번 재미를 들여 매일 들여다보니 많이 찾는 순서로 일부터 십까지 나오는 데 숫자가 많은 대부분이 사야의 낯선 사랑방이다

그게 띄어쓰기 차이 아니면 심지어 그 사야를 그것도 한문으로까지 써서 찾아오는 분들도 계시고 영어로 사야방 그것도 첫 자는 대문자로 쓰는 분도 계시고 아주 재밌다.

그건 그렇다치고 사야에게 황당했던 게 이 블로그 주소를 다 쳐서 들어오는 거였는 데, 그게 신기하다니 왠일? 고기공놈도 무소카놈도 다 그렇게 들어온다더라..^^;;

 

사야는 아니 이걸 또 이야기해야겠다. 사얀 여기에 글을 쓸 때는 나란 표현보단 의식적으로 사야란 표현을 쓰는 데 그것도 일종의 자신을 객관적으로 보려는 노력이다

내가 어쩌고, 하는 것 보단 사야가 어쩌고 하는 게 조금이라도 그 상황을 조금은 더 냉정하게 보게 한다

 

정신과를 못 가다보니 또 이 불특정 다수 그리고 사야가 아는 인간들이 무수히 드다드는 이 공간에 자꾸 말이 많아진다만 이런 것도 일종의 정신과치료다

얼마만큼 자신이 남들에게 발가벗겨질 수 있는 가를 실험하는 것

그게 정말 블로그의 장점이다

사야가 보기엔  사야 블로그에 들어오는 인간 중 사야를 이해 못하는 인간은거의  없고 구십프로 가까이가 블로그를 안하는 인간들이다.

 

 

 

일단 고기공놈이 아프다

아니 아프다고 한 적은 꽤 되었는 데 사야가 예민해진 탓인 지 그걸 또 그렇게나 심각하게 받아들인 건 오늘이 처음이다

그래 사실은 오늘 사야가 여기 붙어 앉아 글을 올리고 또 올리는 이유다

다른 걱정되는 일도 많다만 그 놈이 아프다니..

 

사야가 미치도록 괴로운 그 때 사야에겐 이젠 미스테리가 되어버린 '그녀' 가 있었다

사야보다 여섯 살이 많고 학번은 일곱 학번이나 빠르던

그래서 고기공이랑 셋이 처음 만났을 때 이야기했듯이 고기공놈은 78년생 그리고 그녀는 79 학번이었던 그녀가

한국에 돌아온 오십퍼센트정도의 의미가 그녀였는는 데 사야가 한국에 돌아왔음에도 이젠 내 곁에 없는 그녀

 

그녀를 만난 지 육년 만인 가 고기공놈을 만났고 근 구 년 가까운 세월을 공유하다 사야가 이제 그녀없이 고기공놈만 만난 게 또 육년 가까운 세월..

지난 번 조카 졸업식에 갔을 때 고기공놈이 결혼해 상실감이 크지 않느냐는 요지의 말씀을 민들레님이 했는 데 그 땐 몰랐다

그 말을 듣고 나서 생각해보니 맞더라 고기공놈은 이제 사야의 그 고기공놈이 아니더라

우린 오늘도 아주 긴 통화를 하긴 했다만 이제 고기공놈은 한 남자의 아름다운 아내.

 

한 두 시간 동안 그 놈에게 정말 좋은 삶이 뭔 지 혼자 미치도록 고민했다

결론이야 지금이 그 놈에게 가장 행복하다는 것.

 

민들레님말대로 그 땐 반대만 하느라 그런 생각을 못 했는데 고기공놈이 결혼했다는 건 사야에게도 큰 변화더라

결혼하고 나서 아직까지 한 번도 못 봤다는 게 그 증거다

그 고마운 남편 놈은 이번 주말에 누나에게 갈까 물어봤다는 데 아니, 남편이랑 같이 만나는 거랑 사야가 고기공놈이랑 따로 만나 술마시는 건 당근 다르다

 

어쨌든 뭐 이 글을 읽는 고기공놈이 섭섭해할 수도 있고 아니 기억력 정말 나쁜 그 놈은 좋을 수도 있겠다만..ㅎㅎ

결론은 그 놈도 갔다

그 이십년이 넘는 동안 누구랑 살건 그 옆을 지켜주던 사람들이 이젠 없단 이야기다

(얌마 널 특별히 생각해 이런 글도 남긴다만 제발 부탁인데 언니에 대한 미안함이 아나라 아 난 드디어 언니를 이해하게 되었구나 뭐 그런 자신감으로 마무리하자..ㅎㅎ)

 

사야는 내일 서울에 갈거다

이 샤야를 그 이유말고도 괴롭게 했던 사야의 문제를 해결하러

그래 또 백반번 생각했다만 내일은 갈거다

 

그리고 이 블로그는 정신과 치료랑 비슷하다니까

내일 사야가 어딜 가는 지 정말 가는 지 너무 중요하다만

사야간 과연 그 트라우마를 극복하고 그걸 해낼 수 있는 지

섹스를 하고 싶은 만큼의 삶의 의지가 있는 지는 내일 봐야겠다

 

만약 사야가 내일 여전히 여기 앉아 글을 올리거나 댓글을 단다면

사야가 삶을 포기했다고 봐야한다

(이건 뭐 공개적인 협박? ㅎㅎ)

 

아 사야 내일 진짜 서울간다

아니 죽었다 깨나도 갈거다,,,

 

 

 

 

 

2013.03.04. 여주에서....사야 

 

모님이 폰트가 이쁘다 그래 바꾼다. 어차피 글체는 늘 같았고 어제 술 취해 올리다보니 글도 커진건데 뭐 어차피 사야 글을 읽는 놈들 중에 슬프게도 젊은 놈들은 별로이 그래 우리 편하게 살자..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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