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사야인생에 가장 걸림돌이 되고 있는 건 울 새깽이들이다.
뭔가 시작해야하는데 아니 하려고 하는데 울 새깽이들이 걸려 뭔 결정을 못하겠다는 거다.
그러니 자식있는 사람은 얼마나 더 골치가 아플까, 생각하겠지만 아니다. 차라리 말귀 알아듣는 자식들이 낫지. 개.자.식.들이 더하다.
생각도 눈치도 빤한데 말귀를 못 알아들으니 정말 미치고 팔짝 뛰겠다.
시간이 지나면 나아질 줄 알았는데 나아지기는 커녕 새깽이들을 떼놓고 나오는 게 점점 더 힘들어져간다.
사야가 샤워하고 옷만 갈아입어도 벌써 네 놈들이 급 우울해져서는 눈알만 굴리며 사야의 움직임을 하나도 빼놓지 않고 주시하고 있다지.
자식들은 떼라도 쓰고 울기라도 하고 가끔 말로 미운 짓이라도 하지 개들은 정말 오로지 충성에 주인만 바라보는 데 그 안쓰럽고 안타까운 마음을 이루 말할 수가 없다
댓글에도 썼지만 지난 주 고기공놈차를 타고 일박이일만에 돌아오는 길. 울 호박이 평소엔 절대 혼자 안나오는 큰길까지 미친듯이 차를 따라오는데 말그대로 환장하겠더라.
트럭들이 다니는 길이라 내려서 집에 데려다줄려는데 지를 낯선 차에 태울까봐 또 겁이 났는 지 어찌나 속을 썪이며 안 잡히던 지..ㅜㅜ 다행히 돌아오겠지 쳐다보던 남친도 큰길로 나가는 걸 보곤 놀래서 차를 가지고 나와줘서 인계하고 떠나오는데 속이 속이 아니었다.
고기공놈왈 내 속이 이런데 언니속은 어떻겠냐고, 정말 직접보니 더 가슴이 아프다고..
울 새깽이들이 견주보다 더 좋아하는 간식인데 울 호박이 예전 집안에 가둬두고 나올때 저걸 저 상태로 일곱시간동안 안 먹고 버텼다더라.
오늘 해야할 일이 있어서 어제 저녁에 올라왔어야하는데 도저히 발길이 떨어지지 않아 결국은 포도주 꺼내 앉았더니 완전 신난 울 씽씽이랑 아끼.
힘에서 밀리는 호박이는 결국 저리 포기(?)를 하고 할매 옆자리 사수가 내 견생의 목표인 저 두 놈들은 행복해 죽는다.
아 지난 번 다친 저 무릎은 나아가고 있긴 하다만 얼마나 상처가 깊었는 지 가끔 피도 베어나오고 아무래도 흉터가 남을 것 같다..ㅜㅜ
사야의 사랑을 위해선 엄청 으르렁거리는 두 놈인데 어젠 급 기분이 좋아져선 울 아끼가 씽씽이에게 저런 애정표현도 하고..ㅎㅎ
바리랑 호박이랑 달리 아끼랑 씽씽이는 태어나는 순간부터 지켜보고 또 무한사랑을 준 놈들이라 저리 덩치가 커졌어도 사야에겐 여전히 아가들이다.
역시나 보시다시피 사야가 살이 좀 빠졌는데 행복한(?) 고민이 생겨 아주 괴롭다. 남자가 아니라 모르겠고 보통 여자는 살이 찌면 뱃살부터, 살이 빠지면 가슴살부터 빠지는 게 정석(?)인데 사야는 요즘 거꾸로 가슴살대신 뱃살이 먼저 빠지고 있다.
강조했다시피 사야는 가슴이 자부심인 여자인데..^^ 아주 뚱뚱할 땐 그렇다고 쳐도 살이 빠지고 있는데 미련해보이는 가슴을 달고 다니려니 남들은 키우려 수술도 하는 마당에 민망할 지경.
아무래도 집에서 하는 근육운동으론 부족하고 헬스장을 등록해야할 것 같다지..ㅜㅜ
태어난 지 한달도 안되어 데려와 견주들의 사랑과 새깽이들의 사랑까지 독차지한 울 엉그렁쟁이 호박이의 질투도 만만치는 않지만 그래도 아빠랑 삼촌의 애정을 참아주는 혹은 밀린 울 호박이는 머리만 만져도 저렇게 벌러덩. ^^ 다들 봐주는 지도 모르고 울 호박인 가끔 지가 짱인줄 안다..ㅎㅎ
바리 걱정하시는 분들 혹 있으실까봐 말하지만 사진엔 없어도 또 양보해주는 의리는 울 새깽이들에게 있다..^^
원래 저기가 호박이 자리인데 요즘은 새깽이들이 다 들어와있는 관계로 남친이 예전 샤워커튼을 저기 저렇게 깔아놓아 집이야 개판이다만 털도 잘 안붙고 좋더라.^^
이번 토요일엔 남친회사 직원이 다녀가 삼주 연속 바베큐를 하는 기염(?)을 토했다.
처음보는 순간 ' 아 저런 황당한(?) 사람이 우리집엘 다 오는 구나' 솔직히 이런 기분이었는데 이야길 하다보니 어찌나 유쾌하고 긍정적이고 자신감도 넘치고 착한 사람이던 지, 사야가 자진해서 누나라고 부르라고 했다..^^
이 이야길 하는 건 그 사람 성이 자칭 '꽃'이고 이름이 '미남'인데 내가 보기엔 울 씽구리가 훨 꽃미남이다..ㅎㅎ
그 날은 우연히 여기 가끔 들리는 남친 사촌동생과 그 부모님이 지나는 길이라며 잠시 다녀가셨는데 (물론 사야가 없는 줄 알고 오셨다지만..^^;;) 그 숙모님 울 씽구리가 무섭게 생겼다고 어쩌고..ㅜㅜ 아니 저 귀여운 놈이 어디가 무섭게 생겼단 말이냐고??? ㅎㅎ
요즘 새깽이들이 신경쓰이는 이유중 하나가 돌아가며 밥을 잘 안먹는다는 거다. 특히 울 씽씽이 먹을거라면 영혼도 팔 놈이었는데 저 날도 밥을 거부하는 거다.
그래 밥그릇을 거실로 가져다줬더니 (고기캔을 비벼주는 관계로 그냥 놔두면 딴 놈들이 고기묻은 쪽만 골라 먹어버린다) 저리 건방지게 누워서 밥을 먹네..-_-;;
남친에겐 미안하지만 울 새깽이들은 남친보다 사야를 훨씬 더 좋아하는데 울 호박이 왕할매에게 (그게 바로 사야다..ㅎㅎ) 완전 삐져서는 저리 남친옆에서 사야를 보며 시위중이다.
그 놈의 몹쓸 정에는 남친도 포함이다. 지난 번 소라님이나 고기공놈이나 여주에 와서 하루 묵더니 우리 관계 정말 재밌다고 하던데 아니 그 상해동생놈은 지난 번 올라오며 그게 뭐하는 거냐고 빨리 정리를 하던 지 재결합을 하던 지 양단간 결정을 내리라던데 그것 또한 쉬운 일이 아니다.
전 남편이 사야가 만난 가장 영혼이 맑고 아름다운 사람이었다면 남친은 사야가 만난 가장 안타깝고 착한 사람이다. 거기다 앞으로 내 새깽이들을 책임져줄 사람이기도 하고 말이다.
전 남편의 행복을 간절히 바라는 것처럼 남친의 행복도 간절히 바라지만, 그리고 그걸 사야가 해줄 수 없다는 판단에서 떠나왔지만, 남편이야 나없이도 잘 살거라 믿었고 역시나 잘 살고 있다만 남친은 도대체 어디가서 개를 네 마리나 같이 키워줄 사람을 찾을 수 있겠냐고???
거기다 전 여자가 가끔씩 새깽이들을 보러 방문까지 한다?
울 새깽이들에겐 미안한 말이지만 둘둘 나눠갖는 문제까지 고민을 안해본 게 아니다. 물론 남친은 반대고 사야도 아무리 생각해도 그건 울 새깽이들에게 못 할 짓인 거 같아 결국은 포기했다만...
아 개에게 너무 집착하는 거 아니냐고 또 오해하시는 분들 있을까봐 덧붙인다
지난 번 소라님 사야에게 자기가 보니까 언니는 남자들을 참 편하게 해준다는 거다. 그럼 여자들은 아니냐니까 그것도 맞단다. 그래서 물은 말이 개들은 아니냐고? 그것도 맞다더라.
그래 사야 타고난 천성이다. 사야는 그냥 사야랑 관계된 모든 것들에게 잘한다.
그게 이번에 마당사진을 한 장도 찍지 못한 이유다. 꽃이 핀것들도 좀 있었지만 너무 가물어서, 근데 이 가뭄에 혹시 사람쓸 물도 모자랄까봐 (옆집에 요즘 그 동생놈 어머님이 와 계신다) 눈치가 보여 마당에 물을 못 주겠더라는 거다.
그러니까 당연히 그 시든 모습들을 올리는 건 그 놈들에게도 예의가 아닌 것 같아서 못 찍었다. 결론은 버킹검이라고 이래서 사야가 멀쩡해보이지만 정신과를 다니는 이유이기도 하다.
어제 못 왔으니 오늘 아침 남친출근길 차를 얻어타고 나와 오전에 집에 도착해 있으니 새깽이들 생각이며 오늘 해야할 일이며 맘복잡해 죽겠는데 도착한 이 택배 두 개.
참 생일 징하게도 오래 치른다..ㅎㅎ
무소카놈이 선물로 뭘 사주냐길래 부탁했던 온도와 습도를 동시에 잴 수 있는 기계가 오늘 도착한거다. 그것도 재수없게 실내용 실외용을 같이 부탁했다지.
잘 받았다니 이 놈, 누나 택배 두 개 시켰어요 하나 더 갈건데요? ㅎㅎ
오른쪽거는 사진상 안보이지만 쾌적한 지 표정까지 나오는 거고 왼쪽거는 센서를 밖으로 연결해 집안 집밖을 함께 확인할 수 있는 거다.
원래 이런 거에 관심이 없었는데 건강에 관심이 생긴건 지 나이드니 호기심이 생긴 건지 확인해 보고 싶어 지더라
우짜든둥 사야는 지금 술집을 해볼까 공부방을 해볼까, 사야가 아니면 사실 전혀 상상도 못하는 두 가지 문제를 가지고 심각하게 고민중이다.
둘 다 잘 할 자신은 있는데 인생은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겠지. 어차피 책임질 사람도 없고 최소한의 벌이만을 생각하는 관계로 넘치는 자신감이다만 전자는 사야인생을 풍요롭게나 황폐하게 할 것이고 후자는 뿌듯하게 할 것이다.
근거없는 자신감이 아니라 사야는 정말 열정이 있는, 어려운 걸 쉽게 가르칠 수 있는 좋은 선생이다. 이게 더 재수없을라나..ㅎㅎ
술을 파는 것과 아이들을 가르치는 일, 그리고 또 하나 재혼을 해서 누군가에게 사야의 인생을 의탁하는 일
지금 사야가 보기엔 셋중 하나가 사야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이다.
그 중 사야가 어떤 선택을 하게 될 지는 사야도 아직 모르겠다. 삶을 견뎌냈지 크게 불평한 적은 없다만 요즘처럼 삶이 조금만 쉬웠으면, 하는 때도 별로 없었던 것 같다.
2012.06.25. 서울에서...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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