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늘 행복하기만 하겠냐. 아니 늘 행복하면 그게 행복인 지도 모르겠지. 그래도 가끔이라도 행복한게 어디냐. 워낙 긍정적인 사야는 사실 가끔보단 조금 더 자주 행복하긴 하다만..ㅎㅎ
요즘 사야가 화계사근처를 헤매고(?) 다니는 이유가 있는데 월요일부터 가려다 이런 저런 일도 생기고, 맘복잡한 일도 생기고 결국 어제 그 뜨거운데 길을 나섰다지.
가끔 사야의 뇌용량이 궁금하다는 사람들이 있을 정도로 온갖 복잡한 생각과 별 쓸데없는 기억을 다하고 있는 사야의 이 고달픈 인생.
점심도 못먹은 상태라 원래는 화계사입구에서 콩국수를 먹을 생각이었는데 어찌 걷다보니 영 엉뚱한 곳으로 나와버렸다.
에라 모르겠다. 동네에 가서 냉면이나 먹자하고 버스를 기다리는데 짱가놈이 전화를 해서는 난데없이 야구를 보러 가자는 거다. 그것도 인천까지 가자나. 그때 내가 화계사근처에 있었는데 인천이라니..ㅎㅎ
통화중 들어오는 국제전화. 시누이다. 늦었지만 생일축하한다고 일하느라 바빴고 시간이 안맞았고 어쩌고 울 시누이 특유의 속사포가 쏟아진다. 사야도 참 말을 빨리하는 편인데 시누이랑 비교하면 발끝도 못 따라간다..^^ 폭은 일미터밖에 안되고 엄청 시끄러운 거리에서 독일어를 하고 있자니 민망하기도 하고 골목길쪽으로 꺾어져 한 십오분간을 통화하고 나자 안그래도 지친 몸에 진이 다 빠진 기분.
울 시어머니가 곧 만으로 여든이 되신다.
정신적으로도 육체적으도 너무나 연약해져 가시는 관계로 요즘은 헷갈려하실까봐 전혀 통화를 하지 않는데 (울 시어머니는 내 전화번호를 모르신다. 아니 모르신다고 믿고 계신다..-_-;;) 중요한 생일이 다가오니 자꾸 생각이 나고 뭐라도 보내고 싶고 또 사야의 오랜 고민인, 아예 나를 잊으시기전에 함 가뵈는 게 도리는 아닌가, 하는 문제까지 아주 복잡했더라지.
단순한(?) 울 시누이야 보내라고 엄마가 네 편지를 받으면 얼마나 행복하시겠냐고, 그리고 또 방문까지 하면 얼마나 좋겠냐고 혼자 난리났두만 그게 그리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거기다 울 시누이 자기엄마가 자기보다 사야를 더 편해하셨다는 걸 잊고 있더라지. 돌아가시기 전 아버님도 자기보다 날 더 편해하셨는데 그것도 잊고는 어쩌고 저쩌고..
아 사야를 더 편안해 하셨다는 거지 사야를 시누이보다 더 사랑했다는 이야기가 절대 아니다..ㅎㅎ 아니 울 시어머니는 자기는 똑같이 사랑한다고 우기셔서 사야를 피곤하게 하시긴 했지만 시어머니가 친엄마보다 사야를 더 사랑해주신 건 사실이다. 사야가 받아보지 못했던 그녀의 그 무조건적인 사랑이 얼마나 위로가 되었던 지..
어쨌든 생일파티를 어찌할 건지를 듣고 났더니 일단 뭔가를 보낼 수는 있겠다 싶어 다행이다만 이래저래 더 맘복잡해지는 건 당연지사.
맘복잡할땐 야구장이 최고라는 말에 결국은 넘어가 야구장으로 고고..ㅎㅎ
아 또 근데 한국야구장을 마지막으로 갔던 건 1992년 롯데가 한국시리즈를 우승했던 그 날, 전 남편과 짱가놈과 함께였다. 그러니까 또 정확히 이십년만에 아니 이 놈 표현으론 정확히 19년 8개월만에 그것도 또 롯데가 하는 게임을 보러가게된 것.
떠나왔건만 참 이 한국에도 여기저기 전남편과의 추억이 많기도 하다..^^;;
이야기했다시피 사야가 예전에 야구광팬이었지만 하도 야구안하는 나라만 떠돌다보니 흥미를 잃게되었고 (그나마 일본에선 이승엽선수때문에 도쿄돔에 몇 번 가긴했지만) 한국에 돌아오니 완전 세대교체가 되어버려 뭐 아는 선수가 있어야 응원을 하지.
물론 야구를 워낙 좋아했던데다 어젠 당연히 롯데를 응원했고(원래는 예전 MBC 청룡팬이었다^^) 현장에서 그것도 너무 짜릿하게 승리를 해서 기분은 무진장 좋더라.
그 날 이후 이십년동안 롯데가 우승을 해본 적이 한번도 없다길래 앞으로 사야도 롯데응원하고 이십년만에 우승함 가보자고 친구놈이랑 아자아자, 좀 했다..ㅎㅎ
이 놈은 혼자 산에가고 혼자 드라이브가고 혼자 영화도 보고 가끔은 혼자 야구장도 가고 역시나 나름 삶이 고달픈(?) 놈인데 사야가 서울와 신났다..^^
프로야구관중 얼마시대 어쩌고 뉴스를 볼때마다 신기했는데 막상 현장에 가보니 그게 무슨 말인 지 알것 같다. 뉴스에서 바베큐존이 있다는 둥 뭐 이런 이야긴 들어봤지만 좌석으로 치킨까지 배달해주고 도쿄처럼 돌아다니며 생맥주도 팔고 완전 축제 분위기.
와 신난다로 끝나면 사야인생이 얼마나 행복하겠냐만 ' 아 이래서들 책을 안 읽는구나' 한두시간하는 게임도 아니고 저걸 저리 보고 앉았으니 책읽고 생각하고 할 시간이 어디있겠냐고..
저 봉지가 너무 웃겼는데 저렇게 바람을 넣어서 귀에 거는거다. 롯데팬들이 원래 저런다나..ㅎㅎ
이길게 확실해 미리 나왔는데도 집에오니 열시 사십분, 빅토에서 커피한잔하고 헤어진 시간은 열한시. 야구장에 가기로 결정하고 버스를 탄게 오후네시였으니 꼬박 7시간을 투자한거다.
오늘 남친이 서울에 온다. 얼굴을 본 적은 없지만 통화하는 걸 여러번 들은 적이 있는, 남친이 어렸을때부터 잘 알던 후배가 유명을 달리했단다. 아프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아직 젊은 나이인데 거기다 아이들도 엄청 어리다는데 어찌나 가슴이 아픈 지..
그래 어찌보면 우린 한치앞을 볼 수 없는, 사랑하기에도 시간이 부족한 사람들이다. 정말 미워하고 욕하고 싸우기보다 한번 더 안아주고 사랑한다고 말해주고 이해해주고 그렇게 살아갈 수 있다면..
그런의미에서 노래하나 추천하자. 뭐 아실만한 분들은 다 아시겠지만 '장미여관'의 '봉숙이'란 노래를 검색해서 동영상까지 함 들어보시길 바란다. 아주 즐겁고 유쾌한 노래다.
어제 사얀 그 늦은 시간에 들어와 생각할 게 너무 많다보니 그 노래를 무한반복해 들으며 머리 엄청 깨다 잤다. 골치아픈 문제를 생각할때 들어도 좋고 기분 안좋을 때 들어도 좋고 기분 좋을 때 들으면 더 좋고 그렇다.
우짜든둥 사야는 남친 차편에 여주에 다녀와야겠다. 생각할 것도 많고 너무 가물어서 가보기도 겁난다만 새깽이들보고 잡초뽑고 하다보면 의외로 또 시원스런 해결책이 나올 지도 모르겠다.
2012. 06. 22. 서울에서...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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