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아늑한 모래실

사야의 찬란한 여름 2탄

史野 2011. 7. 15. 12:58

참 비가 어마어마하게도 내렸다. 아무리 폭우라지만 이리 피해가 많다니 화가난다. 워낙 비가 많이 오는 나라고 산도 많은 나라니 조금만 신경을 썼어도 이 정도까진 아닐텐데.

 

 

 

게으른 사람은 정말 농사는 못 짓겠다 밭이 온통 풀밭이라 뭐가 작물인 지 구별하기도 힘들다. 거기다 일조량이 너무 부족해서 더 심각. 우리 두 사람 키워먹는 게 아니라 저걸 내다팔아야한다면 아마 속이 까맣게 타들어갔을 듯.

 

올여름 과일값도 비싸다는데 방울토마토로 버텨봐야겠다.

 

 

 

남친이 나를 위해 만들어준 배수로끝 계단(?)

 

 

 

저리 탁족을 하며 저 돌계단에 앉아 책을 읽을 계획이었는데 물이 너무 차가와 오래 담글 수가 없을 정도. 여름 피서로는 딱인데 장마철말고는 물이 흐르지않는 다는 치명적인 결점이..ㅎㅎ

 

 

 

타라가 놓인 이 창문너머로 흐르는 물소리가 들리는데 참 좋다.

 

 

 

집에 있는 요리책과 인터넷을 뒤져 만들어본 가지요리 네종셋트. 대박이다. 깻잎도 네 종으로 담갔고 아래는 특이한 상추김치. 여기에 생선한마리와 된장찌게만 곁들이면 어디서도 먹어볼 수 없는 가지정식탄생

 

 

 

특히나 이 일본식 가지초간장조림. 가지를 살짝 튀겨서 간장 식초 생강 양파간것넣어 만드는 건데 상상을 초월하는 멋진 맛이다.

 

 

 

도저히 넘쳐나는 가지를 주체못해 만들어본 가지전. 밥반찬으로도 간식으로도 괜찮은 듯.

 

 

 

빨개지지는 않고 무한장 크기만 하는 고추는 이리 삭혀보는 중.

 

 

 

필받은 김에 청양고추 파프리카 가지로 만들어본 올리브기름 삼종셋트.

 

 

 

그리고 역시나 처음 시도해본 오미자차. 참 보는 것만으로도 행복해지는 이 색감이라니.

 

 

 

역시 태어나서 처음 재배해본 시금치. 망친 농사라 누구 주진 못하고 몽땅 캐다 다듬어 얼려놨던 건데 꺼내먹으려니 갑자기 벅차더라지.

 

 

 

오랫만에 만들어본 감자샐러드. 삶은 감자 썰어서 오이피클 잘라넣고 파와 후추, 마요네즈로 버무린 초간단 음식이지만 내겐 독일에대한 그리움 한웅큼 더 넣은 향수음식.

앞으론 이 감자와 양배추요리에 집중해야할 듯..^^

 

 

 

요즘 사야를 버티게하는 작두콩 달인 물. 위대한 인터넷덕에 알게된 민간요법인데 치통에 꽤 효과가 있다. 작두콩 열개 살짝 볶아 물 일리터를 반되게 졸여 입안을 헹구듯 마시는 것.

 

 

 

잠깐 비그친 하늘.

시골에 산다는 건 자연을 두려워하게 되는 동시에 감사하게 되는 것.

사야도 차츰 자연을 닮아가면 좋겠다.

 

 

 

여권이 만료되기 전에 독일을 한번 다녀올까 생각만 했었는데 벌써 만료기간이 한달도 더 지나버렸다.

적지않은 세월동안 여권은 내게 자유를 보장하는, 말하자면 목숨만큼 중요한 물건이었는데 만료가 되어 어디둔 지도 잘 기억이 나질 않는 삶을 살고 있으니 참 기분이 묘하다.

얼마의 시간이 더 흘러야 이런 감정에서도 자유로와 질까.

때론 생전 비행기같은 건 타본 적도 없이 이 시골에서 늘 이렇게 살았던 듯한 기분도 드니 삶이 미스테리한 건지 내가 미스테리한 건 지 잘 모르겠다..

 

 

 

 

2011.07.15. 여주에서...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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