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아늑한 모래실

잔혹한 여름..ㅎㅎ

史野 2011. 7. 21. 15:29

찬란한 여름이 이리 순식간에 잔혹한 여름으로 바뀌다니 사야가 변덕인건지 삶이 변덕인건지..ㅎㅎ

 

아 정말 그 오랜시간 장마에 폭우였다가 갑자기 삼십도를 웃도는 날씨라니 미치고 팔짝 뛰겠다

 

기대했던 정원의 꽃들도 엉망이고 더욱 기대했던 이 황토집도 몇 일전 미치게 더운거다. 문을 닫아놓으면 좀 덜 덥긴한데 그렇다고 한여름에 문꽁꽁닫고 살수는 없는 일.

남친말로는 긴 장마끝에 황토벽돌이 머금고 있던 습기를 내보내 그런거라고 조그만 기다리라는데 두고 봐야할 듯.

 

 

겨울은 점점 추워지고 여름은 점점 더워지고 거기다 이젠 전기요금도 오른다니 대한민국은 서민이 살기엔 잔혹한 땅인듯.

 

 

 

기대만땅이던 이 해바라기들이 오랜장마로 거의 썩었다.

 

 

글라디올러스도 이리 처참한 모습

 

 

반동이가 하도 뜯어먹어 꽃이필까 걱정이었던 원추리는 다행히 이리 꽃을 피웠지만 또 앞에심은 엉겅퀴가 너무 커버려 잘 보이지도 않는다지.

 

 

 

장성부터 끌고 다니는 이 아킬레아 이번엔 일미터도 넘게 자라 대견했는데 이 놈들도 요즘은 시들시들에 저 뒤로 보이는 쑥갓꽃은 모두 초토화.

 

 

장성에서 반한 후 매년 구입하고 있는 이 하와이무궁화는 딱 저리 하루 꽃을 보여준 후 소식이 없고..

 

 

첫 수확한 방울토마토. 세상에나 이게 일반방울토마토인 줄 알고 일조량때문에 안 빨개지는거라며 저 중간에 보이는 것처럼 썩혀버렸다지.

이지님 블로그에 갔다가 내가 키우는 게 사실은 노란방울토마토라는 걸 알게되었다는 비하인드스토리..ㅎㅎ

내가 좋아하는 수박이 끔찍하게 비싼데다 그나마 달지도 않으니 이 잔혹한 여름을 저 노란방울토마토에게 위로받아야할 듯. 일반 방울토마토보다 신맛이 덜하고 더 달다.

 

 

하늘은 저리도 맑은데 도저히 낮에는 밖으로 나갈 엄두를 못내겠다

우짜든둥 아무래도 저 원통벽에 창문하나 내야할 듯.

 

 

대박장면이라고 찍은건데 막상 컴으로 보니 사이즈를 이리 왕창 줄여놓은 걸 몰랐던거다. 거기다 이 놈의 똑딱이로는 도저히 내가 내고 싶었던 그 느낌이 살아나지않는다. 한동안 내 분신이었던 캐논 EOS20D가 사망한 지 벌써 얼마인가.

아 정말 카메라하나 새로 사고싶어 미치겠는데 미치겠는데 미치겠는데...

 

 

더위는 이제 시작인데 벌써 물은 저리 잦아들고 있다.

 

 

 

 

가장 잔혹한 건 사야의 지적허영.

썼었는 지 모르겠는데 저 '에밀아자르'의 '자기앞의 생'을 읽고 났는데 미치도록 원서로 읽고싶어지는거다.

요즘은 독일어책도 전혀 읽지않고 아니 어려운 한국어 책도 잘 읽지 않으면서 그나마 알고있는 외국어들도 다 잊혀져가는 이 마당에

왜? 도대체 왜? 굳이! 불어원서를 읽고싶어지는 마음에서 포기하지않고 독일에서까지 주문을 해버린 걸까.

다행히 아직도 예전에 보던 문법책과 불독사전(아 불독커플보고싶다..ㅎㅎ)이 있긴하다만 난 정말 저 책을 읽을 생각이 있는걸까.

 

 

 아 이렇게 가지처럼 사야의 마음도 이 햇살에 널어말려봤으면..

 

어제 아는 언니가 남편분이랑 잠시 다녀갔다. 정말 오랫만에 만나는 건데 두 분다 내 모습을 보고 넘 놀래시더라는 것.

하긴 살이 왠만큼 쪘어야 안 놀래시지..ㅜㅜ

너무 덥다보니 이 넘쳐나는 살들도 잔혹하긴 마찬가지.

이젠 더이상 방치하기 어려운 수준에 이르렀으니 다시 다잡아야겠다고 주먹불끈..ㅎㅎ

(언니 약속대로 할게요..^^)

 

 

잔혹함을 견디기해주는 존재들..ㅎㅎ

 

아 이 잔혹한 여름을 피할 수 없다면 즐기자

 

 

 

 

 

2011. 07. 21. 여주에서...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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