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우린 밤새 안녕하셨습니까? 이렇게 인사했다죠.
정말 진지하게 이렇게 묻고 싶어지는 몇 일이었습니다.
아무리 폭우였다지만 재난대비상태가 이리 취약하다니 참 답답하고 화가나네요.
제가 연양리살때도 산을 무리하게 절개한 곳 아래였기에 정말 비가 올때마다 조마조마했었죠.
이년 전 이사하자마자 토사가 무너져 집을 치던 그때의 그 느낌은 아직도 남아있네요.
비명횡사한 많은 이들의 명복을 빌고 그 가족들이 잘 극복하기만을 바래봅니다.
다.행.히도 사야네는 별 문제가 없었습니다. 뒤에서 내려오는 물의 양을 보니 이 곳은 지난 장마보다 비가 덜 내린 듯 하더라구요.
저희도 뒤에 나무나 집 바로옆 전봇대나 아주 위험요소가 없는 건 아니지만요. 우짜든둥 이번엔 무사했습니다.
재해도 재해지만 이 여름 단전단수도 참 끔직한 일이란 생각입니다. 저희 집은 지하수라 단전이 되면 자연히 단수도 되는데 근본적인 대책을 세워야할 것 같아요.
인간답게 산다는 것도 참 외부요인의 영향을 많이 받는 다는데 씁쓸하기도 하고 막막하기도 하고 그렇더라구요.
비오고 덥고 살벌한 뉴스가 가득했던 시간들 그래도 사야는 남친이랑 울 개새깽이들이랑 나름 알콩달콩 잘 지냈습니다.
지출을 줄이고자 그리고 식당에가면 꼭 남기게 되는 음식때문에 맘이 불편해 요즘은 외식을 전혀 하지않는데요 그래서 또 이것 저것 만들어먹었죠
이리 더운 날은 따뜻한 밥도 못 먹는 남친을 위해 냉우동을 함 만들어봤습니다. 만들어보긴 커녕 먹어본 적도 없는데 의외로 괜찮더라구요.
이건 정말 어떤 식당보다 더 맛있었던 막국수. (저희 집 요즘 모든 요리엔 깻잎과 양배추가..ㅎㅎ) 맛의 비밀은 저 초고추장입니다. 작년에 먹고남은 홍시가 자연발효되어 그러니까 의도하지않은 감식초가 들어갔거든요..^^
가장 기대했던 오이농사가 망해버려서 아주 실망입니다. 얼마전 마트에서 오이세개묶인 걸 들었다가 가격에 넘 놀라 그냥 집에있는 야채로 대체하자고 놓고 온 사건이 있었답니다. 이만하면 정말 대단한 적응력이고 사야 잘 살고 있는 거 맞죠? ^^;;;
이건 정말 시골스런 밥상. 고등어한마리 구워놓으면 아주 고급스런 밥상..ㅎㅎ
장마에 양배추가 썩고 난리도 아니어 고랑을 엎었습니다만 그래도 어찌어찌 건진 걸로 쪄먹기도 하고 이리 양배추깼잎 물김치도 담갔습니다.
그 사이에 낀건 역시나 그 상추김치지진 것. 원래 음식을 잘 버리는 성격은 못되지만 재배한 거여서 그런가 저리 재활용을 하고 있는데 멸치 넣고 들기름붓고 저리 지지면 진짜 맛있습니다..ㅎㅎㅎ
가끔은 고기도 좀 먹어줘야하는 법. 치킨 좋아하는 남친을 위해 닭다리를 좀 구어볼까하고 주문을 했는데 저런 게 왔더라구요. 그러니까 제가 닭도리육을 닭다리육으로 잘못 읽어서 벌어진 사태죠..ㅎㅎ
그래도 굴하지않고 미리 살짝 데쳐 기름기좀 빼고 역시나 텃밭에서 따온 가지랑 호박 방울토마토 넣고 구었습니다. 토마토는 제 개인적으론 구워먹는 게 훨 맛있더라구요..^^
얼마전부터 아구찜이 먹고싶어 사놓긴했는데 그건 좀 제대로 맛내기 힘들겠죠? ㅎㅎ
거의 초토화되어 황량한 마당에 고맙게도 저리 참나리가 이쁘게 피었습니다. 저것도 장성에서 싸들고 온거죠..^^ 뒤늦게 피는 해바라기는 자그마하기는 해도 꽃모양을 보이네요.
역시나 조금씩이라도 얼굴을 내밀어 늘 고마운 이 부레옥잠 이리 신기한 꽃이 피었네요. 저게 딱 한송이이거든요.
탁자뒤로 귀여운 새깽이 두마리가 보이는군요..^^
욕실로 찾아들어온 청개구리가 세상에나 자세히 보니 이리도 귀엽게 생겼더라구요 입을 벌리지 않았는데도 환하게 웃는 모습것처럼 느껴져 한방 찍었습니다.
한주전 친구가 늦은 생일선물로 신발을 사주겠다고 치수를 물으러 전화를 했더군요. 그러다 직접 가져다주겠다며 오후에 나타났더라구요. 서울에 사는 게 아니라서 한국떠나기전 같은 생활은 아니지만 그래도 그 정도의 거리에라도 있다는 게 참 좋더군요.
너무도 습하고 너무나 더운 요즘 그래 원래 여름은 더운거라고 자꾸 되뇌이고 있습니다. 그래도 너무 춥고 너무 더운 대한민국이 살기좋은 나라는 아니구나, 싶지만요..ㅎㅎ
모두 비피해없으셨길 그리고 앞으로도 피해가 없길. 더 중요한 건 이 모든 일에 납득할만한 설명과 사과와 대책이 마련되어 더이상은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길...
2011.07.30 여주에서....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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