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이역에서의 단상

공지영을 비난하지 말아야할 이유

史野 2007. 2. 10. 18:17

  

 

 

 

아무도 몰랐단다.

 

이 귀여운 아이들이 어떻게 삶을 꾸려가는 지를..

 

저 맑은 웃음을 웃는 속에 어떤 서러움이 깃들어 있는 지를..

 

아버지가 모두 다른 네 명의 아이들이 엄마에게마저 버림받고 나름 살아가는 이야기.

 

영화가 끝난 후 울 수도 없었던 영화..

 

그저 잡을 수 있다면 손으로 꼭 쥘 수 있다면 떨어져 나갈 것 같은 심장을 감싸 쥐고 싶었던 그런 영화.

 

술을 마실 수 있어서 얼마나 다행인가 싶었던 영화.

 

오바쟁이인 나는 아키라가 나중에 살인을 한다고 해도 이해할 수 있을 거란 생각까지 했던 영화.

 

이 영화랑 같진 않지만 그 비슷한 이야기가 나오는 소설.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요즘 공지영이 난리다. 공지영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나도 베스트셀러가 된 그 책을(아래 리뷰를 또 옮겨다 놓았다)읽었다. 물론 사서 읽은 건 아니고 선물받아 읽었다만..^^

 

잘 나가는 작가이자 이혼을 세 번씩이나 하고 그 사이 아버지가 다른 세 아이를 키우는 학벌 좋고 집안 좋았고 문학계의 심은하라는 여자.

 

사실 그녀가 이혼을 세번을 하건 네 번을 하건 내 관심사가 아니다. 그 지칠 줄 모르는 열정이 부러울 뿐이다.

 

물론 그녀보다 많이 어리지 않고 결혼생활을 십 년도 넘게 하고 있는 나로서는 이해가 안가는 일이긴 하다

 

젊었을 때 불타오르는 사랑으로 결혼해서 한 번 정도야 이혼을 할 수는 있다. 그러나 결혼이 사랑만으로 이루어지는 건 아니라는 걸 경험으로 아는 그녀가 한 번도 아니고 세 번이나 그런 시행착오를 겪고 본인 스스로 남자 보는 안목이 없음을 드러내는거라 생각할 뿐이다.

 

이러니 저러니 해도 그건 그녀의 삶이지 누가 비난할 문제는 아니다.

 

그녀를 비난하지 말아야 할 가장 이유는 그녀가 책임을 지고 그녀의 아이들을 열심히 키운다는 사실이다.

 

밥 벌어 먹으려고 글을 쓴다는 공지영.

어렵게 산다고 그래서 노력한다고 공선옥이 공지영보다 나은 평가를 받는 건 불공평하다.

 

성이 모두 다른 아이들을 이 나라에서 혼자 키우는 것 정말 쉽지 않은 일일거다.

 

엄마가 이혼을 많이 해서 미안하다고 아이들에게 이야기 할 수 있는 그녀.

 

세 아이들을 어떻게든지 잘 먹이고 키우려고 애쓰는 그녀에게 우리가 주어야 할 건 장한 어머니상이지 비난이 아니다.

 

상처하거나 이혼하고 자식만 바라보고 아이들을 키우는 게 훌륭한 어머니상은 아니다. 어머니도 행복하려는 노력을 해야 하고 그 노력이 결실을 맺지 못한 건 그녀의 개인적 불행일 뿐이다.

 

스스로 행복하지 못한 인간들은 어느 누구도 행복하게 할 수 없다. 최소한 스스로의 행복을 위해 노력하는 그녀. 그리고 아직도 결혼할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는 그녀.

 

이제 그 혼자의 능력으로 막내 대학도 보낼 수 있다는 그녀. 장하다.

 

그녀가 앞으로도 씩씩하게 아이들을 잘 키우고 먹을 걱정을 덜었다니 그 걱정에서 벗어나 좋은 글 많이 쓰고 그리고 좋은 남자만나 행복한 인생을 살았으면 좋겠다.

 

그리고 누군가가 나와 다르다고 아니 우리와 다르다고 손가락질을 받지 않는 세상, 그런 세상을 꿈꾼다.

 

다른 건 그냥 다를 뿐이지 틀린게 아니잖아.

 

 

 

 

 

 

 

2007.02.10 Tokyo에서..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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