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도는 흔적

개판치고 왔습니다..ㅎㅎ

史野 2006. 12. 28. 16:02

 

많이 걱정하셨을텐데 잘 다녀왔습니다. 지금 시차때문에 너무나 피곤한지라 이성적인(?) 글쓰기가 불가능하고 저희 사진위주로 우선 보고부터 합니다..ㅎㅎ

 

잘 보내라고 기원해주시고 응원해주신 분들께 다시 한 번 감사드려요~~^^

 

도착하는 날부터 차려놓으신 저녁도 피곤해서 못먹는 다고 혼자 사라져서는 안나가는 날에는 거의 지하방에서 혼자 뒹굴거렸습니다. 덕분에 가져간 책을 다 읽고 왔구요..ㅎㅎ

 

참다참다  시어머님이 나중에 따지러 내려오셨어요. 결국 구구절절한 모든 사연까진 아니어도 대충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물론 시어머님이야 절더러 무조건 이해를 해라 입장이셨지만 제가 약먹었습니까? 이 얘긴 나중에 할게요..ㅎㅎ

 

 

뒤셀도르프 결국 둘이만 갔습니다!! 도착하자마자 신랑은 카페에서 전화회의중입니다만..-_- 독일에 앉아 도쿄 홍콩사람들과 전화회의하는 거 옆에서 들으면 무지 재밌습니다..^^

 

 

그 기회를 놓칠 제가 아니죠. 아직 11시도 안된 시간이었지만 뒤셀도르프의 명물인 알트비어를 마시기 시작합니다.(그 얘긴 저거 한 잔으로 끝난게 아니란 거죠..ㅎㅎ). 제게 의미있는 이 도시를 떠난지 9년만에 신랑이랑 둘이서 간건 처음이라 엄청 감상적이었더랍니다.

 

 

미술관을 잘못 안 관계로 운좋게 베이컨 전시회까지 덤으로 봤답니다. 아 정말 사람도 적고 너무 좋았어요

 

 

하루는 혼자 또 하루는 신랑이랑 시내로 쇼핑을 나갔고 저녁에 친구들을 만났습니다. 제 옆에 있는 남자애가 제가 무진장 좋아하는 앱니다..ㅎㅎ

 

저는 저 마누라들하고는 절대 안 친하고 말씀드렸듯이 저 세 남자들의 엄마들하고 친합니다.-_- 저랑 무지 친한 척 사진을 찍은 뽀글머리애는 저 안경낀 아이의 마누라 그러니까 그 인도네시아에 있던 애입니다..^^;;

 

어쨌든 기분도 그랬고 저 날 술을 끝장을 봤습니다. 오른쪽에 있는 애는 저랑 한두 번 술을 마신게 아닌데 나중엔 기절할라 하더군요. 

 

 

그리고 다음 날 둘 다 숙취로 너무나 괴로왔지만 그래도 오스나부르크근처에 사는 얘네집에 놀러갔습니다. 둘다 신랑 대학친구들이고 저는 92년부터 만난 애들인데 역시 절대 안 친합니다. 저기 한번 놀러가려면 신랑이 빌어야하죠..ㅎㅎ

 

그래도 뭐 이번엔 나름 괜찮았습니다. 거기다 땅만 사서 집을 직접 지었는데 집이 너무 멋지더라구요. 아 정말 집없이 떠도는 저는 너무 부러웠습니다. 주변환경도 넘 좋더라구요. 물론 저야 그런 구석에선 궁전을 지어줘도 살순 없겠지만요..ㅎㅎ

 

 

거의 시댁식구들과 말을 섞고 지내질 않았지만 크리스마스이브는 그래도 잘 지냈습니다. 물론 아버님이 안계신 첫 크리스마스다 보니 어머님이 서럽게 우셨더랬죠..ㅜㅜ

 

 

즐거워서 웃는거 절대 아니구요. 하도 인상이 찌그러져있어서 신랑이 자꾸 웃어보라고 해 연출해본겁니다..ㅎㅎ

 

 

최초로 양복을 싸가지도 않고 사지도 않았던 크리스마스.  신랑 사진 한장 건졌어요..ㅎㅎ

 

이 남자가 참을성이 대단한 사람이란건 알았지만 그래도 이번에 개판치는 마누라를 내내 전폭적으로 지지해줘서 참 고마왔답니다. 안그런 애가 이렇게까지 행동을 할때는 충분한 이유가 있다는 것과 내 마누라는 생각이 제대로 박힌 여자라는 믿음. 그게 특히 시댁문제일때는 너무나 도움이 되더라구요..^^

 

 

불 다 끄고 음악틀어놓고 크리스마스트리만 바라보는 의식(?)은 역시 거행했습니다만은 조카놈이 절대 조용히 있진 않았죠..^^;; 올해도 크리스마스트리는 성공이었어요

 

 

24일과 25일엔 상황이 상황이니 만큼 집에만 있었고 26일엔 저 친구들을 만나러 두이스부르그로 갔습니다. 사진보고 알아보시는 분들 계실지 모르지만 저희부부에게 가장 친한 친구들이죠. 물론 저는 안야랑도 친한 친구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만 제겐 독일에서 가장 고맙고 편한 아이들이죠.(이러니 꼭 제가 문제있는 애같지만 저도 잘 지내는 여자애들 많습니다..ㅎㅎ) 

 

독일와서부터 고기 한 점 구경못했다는 것부터 시댁에서 애없는 저는 애때문에 왕짜증이라는 걸 편하게 풀어놓을 수 있는 친구들입니다. 대낮인데 벌써 취한 제 얼굴 좀 보세요. 물어보지도 않고 하도 맥주를 연달아 따다 놓길래 구박했더니 제게 술을 물어보고 갖다줘야한다면 그거야말로 세상에 이변이 생긴거라나요? 하하하

 

쟤네들이야 물론 채식이니 애니를 떠나서도 남의 집인데다 누구라도 열흘 붙어있으면 그럴거라고 맞장구를 쳐주었구요..ㅎㅎ 저 뒷배경인 성탄나무는 저렇게도 장식이 가능하구나를 보여주는 충격적인 모습이었지만요..^^;;

 

안야가 요리도 워낙 잘하는데다 그 전날 아들생일파티가 있었다고해서 맛있는게 너무 많았습니다. 안그래도 굶주린 상태라 폭식을 안하는 제가 어찌나 먹었는지.

 

저희가 이년연장하기로 했다는 소식에 무지 실망했습니다. 매번 이번엔 돌아오나 하고 엄청 기다리는데..ㅜㅜ  아 신랑은 저 쉐타를 독일에 놓고 다니다보니 셔츠만 바뀌고 늘 같은 차림이군요..-_-

 

 

 

뒷 배경으로 보이는 아파트가 보통 독일의 아파트들입니다. 예전에 저희도 저런 집에 살았고 얘네집도 저런 식이랍니다. 저야 독일로 가면 정원딸린 집을 사고 싶지만 뒤셀도르프시내엔 저희 재력으로 불가능하니 혹 저런 아파트에 살게 될지도 모릅니다.

 

 

그런데 또 이 날은 마지막날이라 온 식구들이 식사를 하러 가기로 한 날이었죠. 친구네 집에서 네시까지 먹었는데 여섯시에 저길 또 갔습니다..-_-

 

 

흡연자들만의 시간입니다. 그 전날 제가 식사만 냉큼하고 내려와버렸기에 시누남친도 뭔가 눈치를 챘는지 .너 내일 집에가니 좋겠다. 하더군요 그래 .그런 당연한 질문을 하고 그러냐고. 했지요..ㅎㅎ

 

저 사진에 무지 뚱뚱하게 나왔는데 아닙니다 저 또 몸무게가 줄어왔습니다. 가자마자 산 바지가 올때 헐렁거리더군요..ㅜㅜ 굶어서 살을 뺄 생각은 전혀 없는데다 배고프다 오면 폭식을 하게 되니까 다시 돌려놓을 생각이지만요.

 

뒤셀도르프이야기랑 전시회 가족의 의미등 줄줄히 풀 이야기가 많지만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오늘의 목표는 어떻해서든지 저녁까지 눈뜨고 버텨서 시차적응도 하고 푹 좀 자는 겁니다. 잠자리도 불편했지만 거의 제대로 못잔 관계로 몸도 마음도 피부도 다 엉망이랍니다.

 

뮌스터는 저희가 가 있는 동안 단 하루도 해가 나질 않았는데 도쿄는 눈이 부신 날이네요. 저도 몸도 마음도 해에 좀 말려가며 망가져버린 리듬도 찾고 좀 추스려야겠어요..ㅎㅎ

 

모두 이런 저런 마무리로 분주하실 시간들이겠지만 그래도 행복한 날들이길 바라며~~^^

 

 

 

 

 

 

2006.12.28. Tokyo에서 사야

 

 

20824

 

아 도저히 그냥 넘어갈 수 없는 보너스사진.

 

 

 

이게 예전같으면 통거위에 거창한 식사를 했을 25일날 점심에 저희가 먹은 음식입니다. 물론 모두 야채인데다 양도 딱 저만큼이었고 각자 저 그릇에 담아 식탁도 아니고 혹은 서서 혹은 구석에 앉아서 먹었죠. 아마 독일수용소나 감옥에서도 저거보다 훨씬 나은 점심을 먹었을겁니다..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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