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anz Kline New York.1953
도대체 이게 뭐야?
현대미술을 보러가서 이런 질문을 한 번쯤은 다 해보았을 것이다.
그럼 미술을 좀 아는 것 같은..ㅎㅎ 사야는 어떤 반응을 보일까?
나도 더하면 더했지 덜하진 않다...흑흑
심지어 저 캔바스랑 물감이 얼마나 비싼데 에구 아깝다거나 저건 진짜 용서가 안된다는 발언들을 쏟아내기도 한다..ㅎㅎ
내가 현대미술을 감상(?)하는 방법은 아주 간단하다.
옆에 적혀진 어떤 설명도 없이 먼저 그림을 보고 작가이름을 보고 그냥 마음에 들면 그만이고 아니면 또 그만이다..^^
우선 내겐 실제작품을 보는게 중요하고 그 그림과 내가 소통하는 시간도 부족하기 때문이다
정말 이 사람 너무 기발하다는 생각에 즐거워지기도 하고 때론 뭐 이런 걸 작품이라고 내어놓았나 화가나기도 하고 때론 불쾌한 감정이 들기도 하고.
Lucian Freud, Painter's Mother
이 사람은 도대체 이 그림을 그릴때 어떤 심리상태여서 이런 작품을 한걸까?
아 이걸 만들려는 강박관념에 얼마나 머리깼을까 뭐 그런 생각하며 돌아다니다보면 그냥 재밌다.
근현대미술사를 보면 백년동안가까이 작가나 관람객 모두 강박관념에 시달리는 느낌이다.
Salvador Dalí, Picasso,1947,Dalí Foundation, Figueras, Spain
작가는 뭔가 기발한 것을 내어놓아야한다는, 관람객은 이해를 해야한다는 강박관념은 의외로 집요해서 전시장내에 긴장감이 되어 흐른다.
기술의 발달로인한 현실세계에서의 끊임없는 새로운 경험은 예술에서도 뭔가 다른 것 자극적인 것 기발한것들을 요구하니까..
내게 구상이 추상으로 넘어와 그나마 감동적인게 있다면 색채를 공간안에 가두어 놓아 색채로서만 감상할 수 있다거나 색채를 뺀 형태만으로도 감상할 수 있다거나 하는 표현의 자유일 것이다.
Howard Hodgkin, put more
우리가 아는 지식으로 작품을 감상하는게 아니라 각자 가진 직감과 연상작용이 우리로하여금 작품과의 개인적 관계를 맺게 한다는게 내 생각이다.
작가들의 표현의 자유뿐만아니라 관람객의 해석의 자유도 주어졌으니까..
예술을 이해해야한다는 그 강박관념에서 벗어날때 우린 더 큰 아름다움을 볼 수 있을지도 모른다.
Sigmar Polke, Magnetic Bubbles
어떤 작품을 볼때 그 작가의 의도를 이해하고 본다는게 도움이 될 수도 있으나 또다른 편견에 상상력을 가두는 것이고 나와 작품만의 새로운 관계에 흠이 될 수도 있다
다른 것들도 마찬가지이지만 예술이야말로 무엇보다 개인의 사적경험이기 때문이다
아는 것만큼 본다는 것과 몰라서 보인다는 건 어쩜 영원한 평행선인지도 모르겠다.
현대미술로 넘어오면서 작가들은 말이 많아졌고 평론가들도 바빠졌다.(하긴 뭐 르네상스시대 작가들도 말은 진짜 많았지만..ㅎㅎ)
파트릭 쥐스킨트의 탁월한(!) 단편 깊이에의 강요에서 처럼 평론가가 던진 한마디와 그에 동의하는 대중으로인해 유망한 작가가 괴로와하다 망하는 건 너무 흔하지만 또 우리가 가진 아픈 편견이다.
Charles Sheeler Suspended Power,1939
어쨋든 미적감각은 변하는 거고 뭔가 새로운 것엔 익숙해지는 시간이 필요하다.
익숙한 것을 좋아하고 편해하는게 우리 보통 인간들이니까.
인상파가 현대미술이었던 19세기말 임신부들은 놀랠테니 인상파전시회를 조심하라는 글이나 지난 번 올렸던 휘슬러의 그림이 물감통을 관객의 얼굴에 던진거라는 러스킨의 주장이나 뭐 이런 걸 생각하면 그나마 내 이런 태도가 안심은 되지만..ㅎㅎ
매트릭스나 컴퓨터게임이 자연스러운 우리의 감각은 이제 미에 대한 생각을 바꾸어놓고 있는데..
그런 변화에 잘 적응못하는 나같은 아날로그 인간은 왠지 불안하다.
이 불안함도 역시 강박관념일까.
2004.08.02 東京에서...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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