東京物語

MoMA전 다녀온 얘기.

史野 2004. 7. 20.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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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전시회를 다녀온 얘기지만 그림얘기가 아니라 그 느낌을 얘기해볼려고 한다.

누누히 강조하지만 동경엔 정말 볼만한 전시회가 많다.

정신차리고 있지 않으면 좋은 전시회가 잔인하게 나를 스쳐간다.

아니 잔인한건 아니고 내 게으름에 대한 벌이다..ㅎㅎ

 

어쨋든 지금 동경 롯뽕기건물의 모리미술관에서 뉴욕의 The Museum of Modern Art (MoMA)의 작품을 엄청(!) 가져다가 전시회를 하고 있다.

 

지난번엔 공짜표까지 생겼었는데 (기억하실려나 남편이 그 건물에서 일한다고..ㅎㅎ) 바쁘기도(?)했구 그리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 전시회가 아니라 차일피일 미루다 놓쳤지만 이번 전시횐 절대 놓칠 수 없는 대어.

뭐 그래도 역시 차일피일 미루다가 지난 번 왔던 고기공이랑 함께 갔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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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모리회사의 찬사부터 늘어놓아야겠다.

모리미술관은 저 멋진 건물의 53층에 위치해있다.

 

미술관은 52층 시티뷰라는 전망대를 거쳐 올라가게되어있는데 진짜 전망이 시체말로 죽인다..^^ (아 물론 전망대를 돌기위해선 전시회료에 돈을 좀 얹어줘야한다..ㅎㅎ)

 

내게 너무 신기한건 어떻게 미술관을 그 높은 곳에 만들어놓을 생각을 했냐는 거다.

 

사실 같은 모리빌딩인 우리아파트도 놀랍기는 마찬가지인데
제일 꼭대기층인 42층에 헬스클럽이 있어 18층에 사는 나같은 사람이나 40층 펜트하우스에 사는 사람이나 마음만 먹으면 똑같이 멋진 전망을 보며 운동을 할 수 있다.

 

미술관이나 헬스클럽이나 갈사람은 지하실에 있어도 다 가고 실제로 지하실에 있어도 별 상관없는 거 아닌가.

영화표도 한장에 2만원가량하는 마당에 그 비싼 그림들 대여해다가 일인당 만오천원씩 받아서 뭐 그리 큰 이익을 남기겠는가?

 

정말 사무실이건 펜트하우스건 최고의 가격으로 대여할 수 있는 최고층을 보다 많은 사람을 위해 내어놓은 모리회장인지 사장인지의 안목에 진심으로 경의를 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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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전시회는 모던의 의미는 이라는 제목의 기획전이었다.

모던이 뭐냐고 묻는다면 나도 모른다. 난 특히 현대미술에 대해 무지할 뿐더러 설치미술이나 행위미술이 내게 신기하게는 다가올 지언정 아직까지 큰 감동을 주지는 못한다.

 

물론 이 전시회는 내가 이해하는 작품들도 엄청 많아서 다행이었구 도판으로만 접하며 꼭 보고싶던 것들이 대부분이었다.

동경에 앉아 그 많은 뉴욕소유 작품들을 소화 못 할 정도로 접하다니..

 

사실 전시회를 한다는 걸 저 위 그림이 그려진 포스터를 통해 알았고 내가 좋아하는 화가라 저 화가 그림을 보러간다는 기분으로 간거였는데 지난 번 네덜란드 화가전시회처럼 하루 소화하기 힘든 분량이었다.

 

거기다 전시회를 보러온 사람들은 어찌나 다양하던지 고기공이랑 함께 그림뿐 아니라 사람구경하는 것도 재미있었다.

동경에와 전시회를 다니면서 매번 느끼는 거지만 나로선 도저히 상상이 안가는 한국식으로 말하자면 고스톱이나 치고 있을 아줌마차림들이나 진짜 멋쟁이들이나 똑같이 진지하게 그림을 감상하는 태도만으로도 감동을 자아낸다.

 

난 정말 동경이 편하다.

6개도시를 돌아다니며 내게 제일 편한 도시가 아닌가 한다.

이런 얘기를 하면 남편은 무척 의아해한다.

 

물가 비싸고 아파트 적어지고 말배우느라 고생이고 청소부도 없고 자긴 늘 바쁘고 친구도 없고 시장보느라 죽어나고..

자기가 보기엔 내가 다른 곳이랑 비교해서 불평할 거리가 훨씬 많은데 뭐가 그렇게 좋냐는 거다.

 

맞다 내가 동양와서 살았던 곳을 비교하면 이 곳이 가장 힘들고 또 서양하고 비교해도 바쁘지 않았던 남편이 도와주었던 거나 여러가지 생각하면 지금 내 생활이 가장 처절하다..ㅎㅎ

그래도 내 느낌이 좋은 걸 어쩌냐. (이건 언제 또 자세히 따로 칼럼으로 올리겠다..^^)

 

전시회 양이 너무 많아 어차피 혼자 한 번 더 가려고 했는데 다행히도 이달 말까지 한다고 해서 이번 주  친구 오면 함께 가 볼 생각이다.

뉴욕에 갔을때 직접 미술관에서 작품을 보았다는 남편도 꼭 다시 보고 싶다고 자기도 데려가 달라는데 끼워줄까...ㅎㅎ

 

다시 보고 와서 물감묻은 이야기에 쓸 수 있기를...^^

 

 

 

 

 

2004. 07.20 東京에서...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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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그림은 제가 뭐 안 좋아하는 화가가 있겠습니까마는..ㅎㅎ 특히 좋아하는 독일표현주의화가 키르히너의 작품입니다. 언제 한 번 집중적으로 올리겠습니다..^^

음악은 가을바람님 칼럼에서 가져왔구요 미술관 입구와 롯뽕기에서 바라본 전망, 그리고 새로운 이미지의 제 모습 다 고기공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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