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이 축구를 하는 날.
스파클링와인 한 병 사놓고 신랑을 기다리는데 밖에서 축구를 보자고 전화를 한 남자.
아니 해가 서쪽으로 뜨나 왠 12시 하는 축구를 밖에서 보자는 거냐?
축구광이라 독일에 축구휴가까지 갔다온 신랑회사 독일애 하나가 같이 축구를 보자고 했다고 자긴 마누라랑 같이 볼거니 마누라에게 물어보겠다고 전화했다나.
그 남자애는 나한테 실수(?)를 한게 있어서 마음에 들지는 않으나 내가 나가서 축구보자는데 싫다고 할 사람이냐..ㅎㅎ
술을 몇 번 마신적이 있는 바로 갔더니 벌써 저렇게 독일국기를 걸고 있는 남자.
밤문화라면 꿰고 있던 내가 착실해진지 몇 년..
11시가 넘은 시간에 바가 그렇게 미어터지는데 놀랐다네..ㅎㅎ
어쨌든 축구를 보러 온 독일인들. 가운데 애가 축구보러 독일까지 갔던 애. 셋다 같은 회사 직원..^^
98년 아일랜드에서 월드컵을 볼땐 바마다 엄청난 스크린이 있었는데 여긴 어찌 저 자그만 티비 몇 개 뿐이더라는..
영악한 나는 어찌 자리를 차지하고 앉았지만 남들은 거의 저렇게 서서 연장전 승부차기까지 봤다네..
어쨌든 바까지 진출해서 축구를 본 소감은..
너무 시끄러워 집중하기가 힘들었다는 것..
그리고 저 사진속 뒤에 있는 애들이 독일애들인데 심판이 독일에 안좋은 판정을 내릴때는 물론이지만 상대에게 불공평하다 싶으면 정말 하나도 안빼고 야유를 보내는데 놀랬다는 것.
실제로 독일인들이 한국인들보다 축구를 더 좋아하고 훨씬 익숙하고 축구하나는 독일이 잘해야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인데 막상 축구를 관전하는 태도는 무지 쿨했다.
신랑이 늘 넘 쿨해서 이 남자 성향이려니 했더니만..ㅎㅎ
아 물론 이건 저 들만 그렇다는 거다. 훌리간들까지 이성적이길 바라는 건 무리다..^^;;
거기다 저 바는 영국경향의 바라서 우리는 독일응원하는 사람들이 별로 없을 줄 알았는데 의외로 독일응원팀이 많아 보는 즐거움이 있었다.
과격한 내가 일당백의 응원을 하려던 계획은 그래서 무산..ㅎㅎ
내 요즘 독일축구 관전평을 얘기하자면.
상상도 못했는데 독일이 너무 잘해서(이건 게임을 이기는 얘길 하는게 아니다) 놀랬고 어제 게임은 신랑은 붙어볼만하다 나는 이긴다 이럴만큼 긍정적이었다. 하긴 나는 한국이 스위스도 백프로 이길거라 믿었으니..^^
물론 아르헨티나 첫 골 들어갔을때 와 멋진 골이다 해서 주위를 썰렁하게하기도 했지만 난 무조건 독일편이었다..ㅎㅎ
아르헨티나가 객관적으로봐선 전반적으로 나았지만 그래도 그들의 그 공격력을 묶어놓은 독일의 수비가 대단했고 또 아 이젠 지나보다 생각하다가 골하나가 들어가니 어찌나 좋은지..
심판문제는 꼭 이 게임뿐 아니라 여러 게임을 보면서 난 이해할 수 없는 경우가 많았는데 엘로우카드다 생각할땐 그냥 프리킥이거나 별거 아닌거 갖고 퇴장을 시키거나 뭐 그런게 다 납득이 가는 건 아니다. 물론 어제 몇 판정들도 그렇고..
하긴 뭐 전문가들까지 스위스전이 오프사이드다 아니다를 가지고 그것도 심판의 눈만이 아니라 슬로우모션으로 한 분석까지 가지고 결론들을 못 내리는 걸보면 나같은 문외한이 어떻게 알겠냐만..^^;;
어쨌든 승부차기를 할때 정말 모든 세포가 일어선것 같은 그 짜릿함
그 그림같은 슛들이라니..
게임에선 독일이 좀 밀리긴 했어도 단지 선수들의 기량만이 전부인 승부차기에서 그렇게 멋지게 이겼으니 나로선 좋을 수밖에.
생전 처음 보는 남자애랑 거의 부등켜안다시피 했다는 거 아닌가..ㅎㅎ
세시넘어선가 바를 나서니 비는 내리고 사람들은 넘치고..
그래도 행복한 밤이었다나 어쨌다나..^^
맥주값이 터무니 없이 비쌌던 것만 빼놓고는 말이다..
2206.07.01 Tokyo에서.. 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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