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분명 기쁘고 놀라운 날이긴 하다만 사야에겐 그리 개운한 날은 아니다
이게 완벽한 아니 최소한 상식적인 절차 아니 헌법재판소가 결정한 그 법치가 실현되는 날이었다면
12시전에 파면결정이 나고 늦어도 오후 세네시정도에는 박근혜 '전' 대통령께서 국민앞에서서 이런 결과를 초래하게 되어 죄송하게 생각한다 의도는 아니었다 뭐 어쩌고 저쩌고 말을 했어야 옳다.
결국 지금까지도 불통의 상징인 그분께서는 아무 반응이 없다
오늘 헌재의 판결문에서도 그 태도가 문제가 되었었는 데 개무시도 이런 개무시가 있냐
물론 그 분은 두세시간동안 머리도 해야하고 옷도 골라줄 사람이 필요하고 또 그 카메라 근처에 새로운 변기가 있는 지도 확인해야하시니 엄청 시간이 필요하신지 모르겠다만 이건 아니지
탄핵이 기각되거나 각하될 거라고 믿었을 수는 있었다고 해도 그래도 기자회견같은 건 해야하니까 준비는 하고 있었어야하는 거 아닌가?
아 정말 국민이 얼마나 우스우면 오늘같은 날도 쌩까니?
귀찮고 기분이 나빠서 오늘은 말하고 싶지 않다는 건가?
아님 무슨 소문처럼 벌써 이 땅을 떠나신건가?
어쨌든 사야는 오늘 헌재판결을 들은 후로는 내 기다렸는 데 이 밤이 되어버리니 약도 바싹 오르고 기분은 엿같다
이게 무슨 먹튀도 아니고 뭐냐고?
뭘 그딴거까지 기대했냐고 묻지마라
시정잡배들의 싸움도 아니고 헌정사상 초유의 대통령파면이고 그 당사자다
거기다 그 '분'은 위대란 박통의 따님이시고 보궐선거로 정치권에 등장하던 당시도 본인의 아버님이 '만드신' 나라라고 표현하셨던 분이다
이 나라를 만드신 그 위대하신 분의 따님을 지지한다고 오늘 두 분이나 유명을 달리하셨다던데 이게 과연 정상적인 일이냐고?
솔직히 사야는 기각일 가능성을 배제하건 당근 아니다만 이렇게 오늘 아무 입장도 내어놓지 않을거라는 건 상상도 못했다
그러니까 오늘까지도 이 나라는 비상식의 나라다
아 젠장 그 놈의 상식
그 아버지처럼 총맞을 것도 아니고 죽어도 못 물러나겠다고 자결할 것도 아니고 아님 진짜 해외로 도주할 것도 아니라면 오늘같은 날 입장발표를 하지 않는 건 사야가 보기엔 너무 비상식적이라고..
친구놈은 오늘 광화문에 나가 술마시고 노래부르고 난리가 아니던데 사야가 오늘을 기뻐할 수 없는 이유다
결국 그 어떤 것도 박근혜를 변화시키지는 못했다
아니 끝까지 본인의 역할이 아님 위치가 뭔지를 전혀 모르고 있다는 게 더 맞는 말이려나
원래 인정하지 않았고 대통이 되었을 때는 분노했고 대통일 때도 인정하지 않았다만 그래서 사야는 이 일련의 사태도 남들처럼 별로 놀랍지도 않았다만
그래도 마지막은 기대했었던 것같다
개과천선했을 거라도 믿어서는 아니고 어쩔 수 없는 마지막 발악 그게 사야가 생각하는 품위같은 건데 그게 물건너 가버렸다고
아 그냥 해외도주인 게 사야에겐 차라리 낫겠다
감옥에 가건 아님 삼성동 자택에서 늘 피부시술을 받건 어차피 사야는 별 상관이 없었는 데 해외도주가 어쩌면 더 가혹한 형벌일 지도 모르지
우짜든둥
남들에게 행복한 날이 사야에겐 아니었다고
인용이던 기각이던 충분히 준비하고 대응했어야지 왜이리 끝까지 뒷통수를 치냐고...
그냥 사야는 너무 씁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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