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야는 요즘 드라마만 보고 산다
누군가 니가 언제부터 그렇게 드라마를 보고 살았냐고 묻던 데 아니 사야는 드라마만 보고 살았다..ㅎㅎ
독일에서야 드라마가 별로 없으니까 어차피 볼 수도 없었고 영화로 버텼다만 아일랜드시절부터는 드라마로 언어를 배웠거든
그 십년동안 사야가 본 드라마가 어마어마하다.
우짜든둥..ㅎㅎ
전에도 쓴 것 같다만 요즘 사야는 유명했다는 드라마 몰아보기를 하는 중인 데 몰아보면 드라마의 그 몹쓸짓인 사람 애간장 태우기에서 자유로울 수 있으니 볼만하다
아니 그 드라마를 훨씬 객관적으로 볼 수 있다
드라마 이야기하니까 또 하고 싶은 이야기
어제로 사야가 보던 ' 그래 그런거야'란 드라마가 끝났는 데 ' 아이가 다섯' 이나 ' 가화만사성' 같은 드라마도 같이 끝났다
드라마에 미쳐있긴 하지만 뒤 두 드라마는 처음 두 회정도인 가 보다가 포기했는 데 사야가 보는 드라마보다 시청률이 높더라
솔직히 ' 그래 그런거야' 도 막 감동하거나 그런 드라마는 아니었다만 막장은 아니었는 데 시청률보만 보면 왜 작가들이 막장으로 가는 지 이제야 이해가 간다
요 며칠은 파스타란 드마라를 보고 있는 데 거기 나오는 오이피클을 보니 갑자기 냉장고에 있는 재료들이 생각나는 거다
냉장고를 완전히 비웠던 게 겨우 얼마전
혼자 먹는 데다 사야가 워낙 입이 짧기도 하다만 금새 쌓여가는 냉장고의 재료들
오랜만에 담근 피클? 아니 간장이 들어갔으니 장아찌? 다
한국으로 오기전 그러니까 주부일 때는 해본 적이 없는 데 이 곳에 와서는 나름 주변에 인기음식..ㅎㅎ
색감이 넘 좋다
역시 지금은 아니지만 그림을 그리거나 마당에 꽃을 가꾸길 좋아하던 사야에겐 색감이 주는 기쁨은 의외로 크다
보고만 있어도 그냥 막 기분이 좋아지거든..ㅎㅎ
우짜든둥 드라마를 보다보니 문자에 .뽀소 빠레. 라는 이탈리어가 있길래 또 잽싸게 아 나 이태리어 사전 있지? 하며 ㅎㅎ 찾아봤다
저 사전은 사람손의 반밖에 안되는 크기인데 사야가 처음 이탈리아로 여행을 갈 때 두 달간 집중 연습을 하며 그리고 또 현장 학습갈 때 정말 열심히 들여다본 사전
posso는 I can, fare는 한다. 이더라 그러니까 posso fare 나는 할 수 있다..ㅎㅎ
( 아시다시피 I can을 번역하면 나는 할 수 있다가 되는 데 그럼 fare 의 역할이 없어 영어로 쓴 걸 이해해 주길 바란다)
참 오랜만에 기분이 좋았다
최소한 뜻이 뭔지를 제대로 찾아볼 수 있어서 좋았다
물론 그 빠가 p인 지 f 인 지는 헷갈렸다만..ㅎㅎ
사야가 보낸 시간이 그냥 흘러가버린 것만 같아 속상했는 데 최소한 단어찾기는 가능했으니까..
참 별게 아니었는 데도 그래도 위로는 좀 되더라
posso fare, 라고 외치고 싶기도 하고 말이다..ㅎㅎ
여전히 사야의 집엔 이태리 문법책이 있고 사야가 공부를 계속했다면 이태리 논문도 읽어야할 상황이었기에 이게 자랑할 상황은 아니다만 그래도 이젠 이런 가벼운 일에도 위로가 된다고.
posso fare..
사야가 이태리어중 한 백번 정도 쓴 말은 non parlo italiano 라는 난 이태리어를 못한다는 생존의 말이었는 데
사야는 전화를 받으며 절절히 저 말을 쓰고 산 적이있다니까..ㅜㅜ
그러고보니 이제 사야는 죽어라 논 파를로 이탈리아노를 외치고 상대는 씨씨로 답하며 따따부타했던 그 시절도 그립다
근데 뭐 이탤리어를 못한다고 했던 그 말보다 더 많이 들은 말은 그들의 냉정한 non capito 못 알아듣겠다는 말이었네..ㅎㅎ
우짜든둥
posso fare
사전을 찾아보기까지 한 말이 나는 할 수 있다, 라니 기분 좋다..
'7. 따뜻한 은신처'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낯뜨거운 사야 (0) | 2016.08.26 |
---|---|
ㅎㅎ 제대로 미쳤다 (0) | 2016.08.23 |
한 여름의 또 다른 힘듦 (0) | 2016.08.21 |
애닯다 (0) | 2016.08.19 |
딴나라에 사는 사야 (0) | 2016.08.1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