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따뜻한 은신처

애닯다

史野 2016. 8. 19. 01:05

요즘 사야가 시어머니랑 가끔씩 통화를 한다

지난 생일에 시누이가 시어머니 상태가 넘 안 좋아진다길래 걱정되어 전화했다가 로또를 맞은 듯 행복한 통화를 하게 되었던 건데

그 기억때문이었을까 외롭고 힘들때마다 시어머니가 생각나 몇 번 통화를 했었는 데 갑자기 넘 멀쩡 하시다

오늘 치매어머니를 모시고 사는 친구에게 물었는 데 그 친구도 의아해할만큼 사야의 시어머니는 상태가 신기하네


아 젠장

어쩌다 이렇게 아픈 인연을 쌓은 거니

요즘 시어머니랑 통화를 하다보면 정말 그 곳이 사야의 고향같고 엄마같고 무슨 신파극 하나 찍고 있다

너무 보고싶고 또 너무 보고싶다는 데 우린 만날 수가 없네


그렇게나 개를 맡길 곳이 없냐고 묻는 데 그 말도 맞다만 아니 사야는 이젠 개를 어디 맡길 생각이 전혀 없다

그래서 데리고 갈까도 생각했는 데 캐빈도 아니고 화물칸에 울 새끼들을 열 시간 넘게 태워갔다왔다 할 수는 없다

그러니까 결론은 시어머니보다 울 개새끼들이 훨씬 중요해


그럼에도 아니 그래서 더 애닯다

왠수같은 시어머니의 아들 그러니까 사야의 전남편

예전에도 시부모님문제로 열나 싸웠었는 데 세상에나 시어머니가 아직 한번도 그 남자가 사는 집에 가 본적이 없다네

나를 한번도 초대 한하더라? 라고 말하는 내 시어머니

그래 너처럼 완벽한 며느린리는 없을 거란 그 남자의 말대로 진짜 그런 것 같다만 그 남자 참 밉다

그 남자를 구십프로쯤 알았다고 생각했기에 더 밉다


아 우짜든둥

사야의 인생에서 사야를 조건없이 사랑했던 사람중 으뜸인 그녀가 사야가 보고싶어 미치겠다는 데 사야는 갈 수가 없네

많이 사랑했다는 것도 전할 방법이 없네


오해는 마라

당장 지금 시어머니의 부고를 듣는다고 해도 가볼 걸 한이 된다거나 그런 건 아니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너무 간절히 옆에 있어주고 싶다

사야인생의 반인 92년에 만났는 데 소리지르고 싸우고 남편하고도 함께 안 덮는 이불속에서 발장난하며 자고 무엇보다 관장약을 먹고 설사를 했들 때 그녀는 그런 사야를 아기같이 욕조에 세워두고 몸을 씻겨줚더랬다


아 안가 아니 못가

무조건 오기만하라는 데 못간다

못가는 내 마음 좀 알아주면 안되겠니?

전화요금 그래 미치고 팔짝 뛰겠다만 그렇다고 그 요금을 네게 받을 수는 없고

얼마나 사랑하는 지를 아니 얼마나 고마와하고 있는 지만 알아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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