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이 검침일인 사야네도 오늘 드디어 전기요금고시서가 도착했다
풀이 하도 자라서 혹 검침하시는 분이 힘드실까봐 9일밤 11시에 미친듯이 낫질을 해댔다지..ㅎㅎ
작년에는 11시에 낫질을 해도 괜찮았는 데 올해는 거의 대낮에 낫질하는 기분이었다만..
그래 그렇게 더운 이 여름 남들은 전기요금 폭탄고지서가 날라올까 조마조마하는 데 사야도 고지서를 받고 깜짝 놀랐다
36,010 이더라니까
집을 비워둘때 빼고는 이런 전기요금은 또 처음이다
에어컨은 없지만 선풍기도 계속 돌리고 했는 데 뭔 일인가 생각해보니 냉장고가 이주 고장났던 거 거기다 청소기도 고장나 한동안 계속 청소포로만 했던 거 등등 이유가 있었더라
근데 전기요금이 적게 나와 기분이 좋은 게 아니라 진짜 딴세상에 사는 것같아 기분은 별로다..ㅎㅎ
하긴 이 곳은 어차피 여름엔 겨울보다 전기를 덜 쓰긴한다
일단 겨울엔 전기장판도 켜야하고 아무래도 여름보다는 훨씬 일찍 어두워지니까 전등도 더 오래켜야하고 말이다
지난 번에 잠시언급했었지만 그래서 여름에만 누진세를 한시적 유예가 아니라 철폐해야하는 이유다
이번 여름은 이 곳도 간절히 에어컨이 필요하긴 하다만 그래도 아무래도 여름보다는 겨울이 더 견디기 힘드니까
여름엔 너무 더우면 그게 꼭 마당이 아니더라도 나가 앉아있을 수나 있지 겨울엔 어디 나가 앉아있을 수도 없잖냐
도시가스도 안되어 기름값 나무값을 어마어마하게 내면서도 실내온도 16도에 사는 사야로서는 겨울이 더 심각한 데 싶으면서 막 소외감이 느껴지더라구..ㅎㅎ
거기다 이 곳은 가정용전기중에서도 저압전기가 적용되어 일반 아파트랑은 단가자체도 다르다
전기야말로 현대인들에게는 가장 필수적인 요소인 데 그걸 또 따로 적용한다는 것도 사야는 이해는 안간다만 우짜든둥 결론은 없는 사람들에게는 더위보다는 추위가 더 절박하다고..
남들은 더워죽겠다고 난리일때 사야는 벌써 추위를 걱정하며 그래 누진세 좀 철폐되어 전기히터같은 것도 좀 쓰며 실내온도 18도로 좀 살아보자, 이러고 있는 데 그것도 사실 기분은 별로더라..ㅎㅎ
사야가 전기요금으로만 딴세상에 사는 건 아니고..ㅎㅎ
어제밤 새끼들 데리고 화장실 나갔다가 저 개미떼에 또 기절하는 줄 알았다
아무이유없이 저리 움직이지는 않을텐데 무슨 일인 지 넘 궁금하더라
밤에야 차가 거의 안다니지만 차가 지나가면 딱 다 죽을 위치던 데 어찌나 고민이 되던 지
결국은 집에 있는 잼을 가지고 나가 길옆 여기저기 뿌려놓고 들어왔는 데 그래서인 지 어떤 지는 모르겠지만 오늘은 사라지고 없던 데 완전 신기
저게 한 수천마리 될려나 아니 넘으려나..
사야의 딴 세상은 여기도 있다..ㅎㅎ
장성시절 삼미터는 족히 되는 살모사를 본 이후로 저렇게 큰 뱀은 처음 본다
삼년 전인가 사야네 집에 들어와서 119분들이 놀랬던 뱀도 저것보다는 작았다.
울 호박이가 무슨 곤충인 줄 알고 자꾸 싸움을 걸려고 해서 후레쉬를 켜보고 식겁했다.
요즘은 너무 뜨겁고 메말라서 뱀은 커녕 모기도 거의 없는 데 도대체 어디있나 기어나온 건 지.
그래 기사에도 하도 떠들어서 사야가 특별히 붙일 말은 없다만 그래도 송로버섯이니 캐비아니 사야가 사는 이 곳말고 딴 나라는 또 있더라
이미 소통의 부재야 알고있었지만 정말 한나라의 대통령이 그 나라를 그 정도로 파악 못하고 사는 지까지는 몰랐다
사야는 탄핵이 문제가 아니라 우리의 박여사께서는 임기가 끝나면 어찌 사실까 그게 더 걱정이 되더라
돈이 문제가 아니라 그냥 그 상황을 못 견뎌낼 것 같아 오지랖에 걱정까지 될 지경.
우짜든둥 이 여름이 특히 더웠다고는 해도 이 나라에서 사는 건 참 여러 이유로 벅차다
근데 사야는 눈에 띄는 곳에 살았거나 언어가 자유롭지 않았던 곳에 살았던 경험이 넘 풍부해서인가 그래도 이 나라에 사는 게 좋으니 이 나라 사람으로 태어난 일종의 팔자인 지도 모르겠다 아니 낯섬을 힘들어했던 사야의 성향탓이였을까
36.010의 고지서를 든 사야가 딴 나라에 사는 건 맞는 데 진짜 아주 먼 별나라에 사는 기분이다
이 나라에 살면서 한국말을 쓸 수 있다는 것 말고 사야가 이 나라에 사는 게 뿌듯하기도 하는 날이 오긴 올까
모든 게 너무 엉망인 이 나라에서 나이 오십으로 산다는 건 일종의 책임감이기도 한 데 어쩌면 이 조차도 세뇌된 건 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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