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따뜻한 은신처

속칭 '꼰대'라는 게 되어버린 걸까

史野 2016. 6. 15. 23:55

제목을 뭘로할까 망설였는 데 적당한 걸 찾지 못해 저리했다

사야에게 익숙한 단어는 아니지만 마침 요즘 유행하는 드라마에서 자주 나오는 표현이기도 하고..


십센치랑 마마무랑의 콘서트였다나 그 곳에서 나왔다는 발언

짧은 치마를 입은 마마무멤버에게 담요를 덮어주는 스태프를 향해 권정열이 그게 남자들에게는 오히려 실례일 수도 있다는 요지의 발언


사야는 정말 너무나 당연하게 그냥 농담이라고만 생각했다

그리고 그런 농담을 할 수도 있는 거 아닌 가, 라고 생각했다

요즘처럼 걸그룹화보나 그들이 추는 춤이나 예전 포르노랑 비슷하고 어차피 하는 게 성적어필인 데 뭐 새삼스럽게? 라는 생각도 했다


근데 기사에 어마어마한 댓글들이 달렸기에 읽다가 충격을 받았다

그게 일종의 성희롱이라는 대부분의 댓글을 읽으며 혼란스러웠다고 할까

음담패설을 자주 했던 세대라서일까 댓글을 읽으며 사야가 제대로 두드려 맞았다

우선은 엄청난 반성이었는 데 사야는 정말 그게 그 정도까지 뭇매를 맞아야하는 성희롱이라고는 생각도 못했다

그래서 사야 스스로도 자신의 생각에 갇혀 일종의 폭력을 행사하고 있는 건 아닐까 엄청 고민했다.

그리고 결론은 아직도 잘 모르겠어서 많이 당황스럽다


사야가 충격을 받은 일은 또 있는 데 작년 옴므의 콘서트에 갔을 때다

노래들 정말 잘하고 콘서트는 정말 좋았는 데 막판에 이 친구들이 웃통을 벗어제꼈다

열광들 하고 난리났었더랬는 데 사야는 그게 꼭 필요한 일이란 생각을 하지 않아서인 가 많이 불편했더랬다.

심지어 불후의명곡같은 곳에서도 복근을 까는(?) 일들이 종종 벌어지는 데 그게 이번 일과 뭐가 크게 다른 지를 잘 모르겠다


공개적인 시상식에서 젖통을 거의 다 보이고 나오는 여배우나 복근이며 비키니차림이며 열나 올리는 것도 결론은 다 자신이 얼마나 섹시한 지 봐달라고 그러니까 결론은 얼마나 성적매력을 어필하는 지 경쟁하는 거 아니었던 가


여기 딱 맞는 이야기는 아니다만 사야는 여름이 어떤 의미에서 참 고통스럽다

집에만 있으니까 브래지어를 안하고 사는 데 여름엔 가슴이 너무 적나라하게 드러나서 어쩌다 잠깐 나가는 마당에 일부러 하고 가기도 그렇고 여간 불편한 게 아니다

며칠 전 예상에 없던 택배를 받느라 급하게 하나 걸치고 나가긴 했어도 뭔가 느낌이 참 치욕스러웠다

대신 사야가 거의 벗고(?) 다니던 시절

지나가던 남자가 당신다리가 정말 예쁘다, 라는 말은 그저 뿌듯하고 듣기가 좋았었다.


결론은 누가 옳거나 누구 편을 들거나 하겠다는 이야기가 아니라 사야가 판단력을 상실했다는 이야기다

뭐가 옳은 건 지 아님 사야가 생각하는 게 어디까지 보편타당한 건 지에 대한 기준을 잃은 것 같다.

어차피 남녀야 아무리 정신적으로 통하고 어쩌고 해도 가장 중요한 건 섹스어필이고 속된말로 꼴려야 뭔 역사도 이루어지는 건데 희롱과 아닌 경계를 잘 모르겠다고..


나름 뭐가 옳고 그르고 기준은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고 살았는 데 기사를 읽고 댓글까지 읽다가 이리 당황스럽기는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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