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실히 씽이가 오니 사야인생에 변화가 생긴다. 왠수같은 놈.
내 불행한 얼굴로 난리를 치다가도 저 의자에만 올라가면 좋아죽는다. 의지특성상 무게중심이 안 잡히면 저 놈 혼자는 올라갈 수가 없어 사야랑 껴앉고 있다 남겨놓고 일어나면 저리 혼자 행복하네..^^;;
춥다 덥다 불평만 해댔었는 데 요즘 날씨는 정말 흠잡을 데 없는 완벽한 가을이다.
사정상 풀도 못 깎아 뱀이 집안까지 들어오는 사태를 연출했다만 (결론은 뱀 잘못이 아니라 사람이 산다는 걸 알려주지 못한 사야 잘못이라구..ㅎㅎ) 저리 코스모스며 금잔화도 흐드러지고 가득한 햇살까지 찬란한 가을을 만끽하고 있는 중이다.
아무리 인생이 엿같아도 아름다운 건 아름다운 거 아니겠냐구..^^;;
사야가 참 좋아라하는 빨간 코스모스가 피었다. 올해 처음 경험하는 거다만 꽃의 색감은 콩심은 데 콩나고 팥심은 데 팥나는 게 아닌 것 같다.
뭐 어차피 색이라는 게 빛에 의해 결정되는 거긴 하다만 지난 번 장미도 그랬고 봉숭아도 이번 코스모스까지 상황에 따라 카멜레온일 수도 있다는 역시 소중한 산 경험.
믿거나 말거나다만 술마시기보다 걷기를 더 좋아하는 사야가 반년 넘게 움츠리고만 있다가 울 씽이 덕에 다시 산책을 한다. 씽이가 사야에게 와 가장 행복한 시간도 아마 저 산책일거다.
아니 저리 물이 좋은 놈이 왜그리 샤워는 싫어하는 건지..ㅎㅎ
역시나 비껴가지 않는 대한민국.
무슨 사연으로 이 추석연휴에 저 주차장에서 숯불까지 피워가며 한잔 하셨는 지는 모르겠다만, 그래 뭐 슬프거나 애절하거나 열받거나 사연이 있을 수도 있었겠다만 저리 흔적을 남겨놓고 간 인간들.
울 씽이도 산책하다보면 볼일은 꼭 풀숲에서 보고 그나마도 뒷발질도 하던데 저리 감정의 배설현장을 그래도 남겨놓고가는 인간들의 심리는 도대체 뭔걸까.
아 젠장, 여기 가도 쓰레기 저기 가도 쓰레기.
저런 인간들 심리까지 이해를 해야 사야가 이 한국사회를 이해할 것 같아 솔직히 사야는 애가 탄다.
멋진 파트너. 울 씽이는 말을 너무 잘들어 감사한데 오늘은 저리 십분동안 자신은 말 잘듣는 개가 아니라 늑대과인 진짜 개라고시위하시는 중이다.
꿩인 지 뭔 지는 모르겠다만 정말 산책도중 안전상 잠시 묶는 지 점에서 자긴 저길 가야겠다고 저러고 있네..ㅜㅜ
저 놈은 사야 힘으론 절대 끌 수가 없는 놈인 데 그나마 저리 버티고 있는 걸 감사해야하나..^^;;
산책나가기 전이다만 저리 훌륭한 식사라니.
오른쪽은 삼년 넘게 묵은 갓김치로 고등어를 졸인 거고 사각접시 오른쪽위로는 사야생에 처음으로 해본 다래순을 간장과 들기름에 무친거다.
얼마나 맛있던 지 된장찌개나 나물도 싫어하던 사야가 맞은 신세계.
누구말대로 혼자 살 자격이 있는 게 아니라 사야는 혼자살면 안된다니까 이런 걸 혼자 먹는 건 죄악이라니까..ㅎㅎ
우짜든둥 혼자지내다보니 사야집은 이제 혼자만 앉는 구조. 사야를 갈구하는 씽이가 옆에 와 있을 공간이 없다.
너무 미안해 어제 손님들이 오면 쓰는 공간에서 같이 뒹굴었더니 울 씽이 벌써 저기서 사야를 기다리고 있어 웃음이 난다.
인간끼리도 그 속을 이해못해 싸움이 나는 이 세상에서, 저리 미리 배려(?)하고 있는 놈이라니..
2013. 09. 21. 여주에서...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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