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아늑한 모래실

엄청난 추석선물..ㅎㅎ

史野 2013. 9. 17. 22:21

책상앞에 앉아 뭔가에 집중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엄지발가락을 스치고 지나가는 움직임.

씽씽인가 봤더니 밖에 있던 씽씽이는 막 들어오며 의자뒷쪽으로 어슬렁 가고 있더라.

그럼 뭐지 스쳐간 자리를 잽싸게 눈빛으로 따라가보니 세상에 맙소사 뱀한마리가 티비뒷쪽으로 자취를 감추고 계시더라는 거다.

 

티비뒷쪽이면 침실과 연결되는데 빛의 속도로 우선 침실문을 닫고 부엌문이며 데크쪽만 빼곤 모든 문들을 서둘러 닫았다.

이 일을 어찌해야한단 말인가.

 

어떻게 뱀을 밖으로 내보낼 것인가 고민하며 거실을 둘러보니 숨을 곳이 너무 많아 도저히 안되겠더라.

 

결국 119에 신고.

도착하실 때까지 어디로 갈 지 몰라 내 주시하고 있었는 데 다행히 티비 뒷쪽에서 움직이질 않아 쉽게 포획할 수 있었다.

 

 

 

 

새끼뱀인 줄 알았더니 일미터는 족히 될 것 같은 큰 뱀이더라. 신고할 때 어떤 뱀이냐구 물으시길래 작은 뱀이었어요, 했는데 저 분들 이게 작은 뱀이냐구..ㅎㅎ

사야를 건드리고 지나갔길 망정이지 들어온 지도 몰랐으면 어쩔번 했냐.

말했듯이 뱀을 싫어하진 않는다만 집안에서 동거한다는 건 생각만으로도 끔찍하다..ㅜㅜ 

 

 

지난 번 사야가 쏘였다는 저 벌집. 차마 저 작은 벌집땜에 119를 부를 수는 없고 혼자 해보려다 포기했었다.

오신 김에 부탁드렸더니 해주시는거다. 말씀드리자 저리 만반의 준비를 하고 제거하시는 데 저걸 사야가 겁없이 혼자해보려고 했다니..ㅎㅎ

고마운 저 분 그러다 혹 쏘였으면 어쩔 뻔했냐시길래 ' 벌써 쏘였어요' ^^;;

 

119에 도움요청을 해본 건 두 번째인데 다들 친절하시고 무척이나 고마운 시스템이다.

 

 

 

 

어쨌거나 인적이 거의 없는 뒷문쪽도 아니고 앞쪽 데크를 통해 뱀이 집안으로 들어올 거라고는 상상도 못했기에 너무 놀랬다. 

저 놈이 와서 더 안심하고 있었던 것도 있었는 데 황당하게도 평소엔 벌레하나만 지나가도 반응을 보이던 놈이 뱀을 보고도 짖지도 않고 따라가지도 않았다는 것.

아무리 우울해도 그렇지 지가 사람도 아니고 갠데 본분은 지켜야할 것 아니냐? ㅜㅜ

뱀들어온 것도 충격적이지만 뱀을 보고도 무반응이었던 저 놈도 충격이다. 개도 사람처럼 우울하면 무기력증 뭐 이런 게 생기나?

 

우짜든둥 여름엔 저 데크문을 열어놓고 잔 적도 있고 하루종일 열어놓고 있는 문인데 이런 일은 처음이라 조금 당황스럽다.

동물들도 자신에게 위협적이지 않는 한은 알아서 피해가고 어차피 자연속에서야 큰 피해가 없는 한 서로 어울려사는 게 아닌 가 심상히 생각하고 있었는 데 앞으론 더 조심하고 뭔가 대책을 마련하긴 해야할 것 같다.

 

사야인생 심심할까봐 참 여러 곳에서 돕는다..ㅎㅎ

 

 

 

2013. 09. 17. 여주에서...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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