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아늑한 모래실

비명

史野 2013. 2. 22. 00:46

그래 사야는 이 비명을 지르고 살았어야하는 사람인데 그걸 너무 참다보니 이리 병이 되었다.

사야가 글도 넘 멀쩡하게 쓰고 진짜 미친년같이 보이진 않으니 그런가보다 하지만 아니다 사야는 진짜 미친년이다.

 

왜이렇게 글이 과격하냐면 가장 중요한 건 사야가 요즘 너무 힘들어서이기도 하고 답답해서이기도 하고 또 전남친이 사야만큼 힘들어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모두가 반대하는데 남친이랑 살기로 결정했을 때 사야가 바보도 아닌데 왜 이유가 없었겠냐.

남친은 사야만큼이나 삶이 정말 드럽게 재수없게 꼬인 사람이다. 그런데도 착하고 승질낼 때야 난리도 아니지만 어찌 저런 삶을 저리 잘 참고 살아왔을까 존경스러울만큼 개같은 인생

 

개같은 인생으로 따지자면 사야도 만만치 않기에 충분히 그 아픔을 이해하고 공감하기에 함께 살 수 있었다.

 

사야가 이렇게 멀쩡히 글 올리고 술도 많이 마시지만 이 넷북이 말을 잘 안들어 오타도 많이 나긴 하지만 그래도 그 술취한 상태엣 오타확인도 여러번 하고 그러니 정상적인 인간인 것 같지만 아니다

남친이 당신과는 살아보지 않으면 모른다고 그래서, 사야가 그럼 내 남편은 너보다 덜 살아서 그랬냐고 말 할 수 있어 다행이라고도 썼었지만 실제로 그렇다 사야랑 살아보지 않으면 사야가 얼마나 힘든 삶을 살아가는 지 아무도 모른다.

 

사야가 가끔씩 시어머니에게 전화하고 남편을 그리워하는 건 아니 그 생활을 잊을 수 없는 건 그 삶이 짧은 시간이 아니었기도 하지만 그들은 사야의 그 모습을 모두 보고 그리고도 사야를 인정하고 사랑했기때문이다.

울 시어머니 사야가 정신과약을 먹다 열흘넘게 대변을 못봐 관장약 비슷한 거 먹고 거의 시댁에 똥칠을 해놨는데 그거 다 치우시고 사야 씻기시고 그런 분이다

그 앞에서 두 번이나 쓰러져 응급차타고 병원에 실려가고 병원에선 아무 이상은 없다고 하고 그런 사야를 데리고 프랑스로 이주 여행을 가기로 했는데 울 시아버님 자신없으시다고 울 신랑은 자기가 책임지겠다고

여행가서도 만일의 경우대비 방안에 물바게쓰 가져다놓으시고 브루타뉴지방 절벽에 올라갔는데 저러다 쓰러지면 사야 죽는다고 울 시부모님들 난리도 아니었고 너희 너무 오바한다고 사야는 시어머니랑 소리소리 지르며 싸우고 그렇게 살았다

 

그게 독일시절이다. 결혼전 사야 술 너무 많이 마신다고 같이 고민하시면서 당시 독일상황으로 동거도 안해본 동양여자랑 결혼한다는데 그래도 허락하신 분들, 거기다 결혼식을 죽어도 두번은 못한다고 너희가 한국에 나오라고 했는데도 나와주신 분들

사야가 위에 썼다시피 독일에가서 병이난게 아니라 가기전부터 그 난리였다는 걸 다 알고 품어주신 분들 

 

사얀 절대 혼자 잠을 잘 수 없는 인간인관계로 신랑이 출장갈 때마다 시어머니가 와서 같이 있어주고 사야가 수면제를 열 몇 알 털어넣고도 잡을 자지 못했다는 그땐 결국 시댁에 맡겨져(?) 결국은 정신병원신세를 지긴 했다만 아무튼 그랬다.

 

문제는 그 수면제를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한통가득모아 독일로 시집가는 딸 가방에 넣어준 내 엄마 그 고마운 엄마, 지금도 서랍가득 엄마가 구해다준 수면제가 가득 쌓여있는 사야.

뭐 아빠 계실때도 그랬지만 아빠가 돌아가시고 나서 삼년간 죽도록 사야를 팼다는 그 사야의 엄마. 조카졸업식날 만났던 분도 그렇고 나이가 들어 남탓 혹은 부모탓을 하는 건 아닌거라고 본다고 삶은 마음먹기 나름이라던데 웃기는 소리, 절대 아니다

 

이야기했잖냐 매질을 포기한 엄마는 또 독설로 괴롭혔다고 거기다 사야를 최초로 양공주 취급을 한 것도 내 엄마였다구

원망그런거 없다. 그냥 불쌍한 인간일 뿐이니까 원망이 아니라 울 엄마는 또 조카들이랑 올케언니를 너무 괴롭혀서 사야는 정말 또 한동안 저들이 울 엄마가 빨리 죽기를 바라면 어쩌나 그걸로 전전긍긍하고 살았다.

그건 정말 너무 슬픈 일이니까. 아무리 그지같은 인간이라도 누군가 빨리 저 인간이 죽어버렸으면 한다면 그건 정말 너무 아픈 일이니까

 

조카 졸업식날도 어찌 이야기가 나왔는데 울 엄마가 독일에 와서 함께 파리로 여행을 갔을 때 사얀 정말 파리북역에 앉아 그 많은 사람들 앞에서 미친듯이 울었다. 울 엄마는 정말 그런 능력을 타고난 인간이다.

 

위에 썼듯이 어쨌든 사야랑 살아본 인간들 그러니까 내 가족들도 다 아는 사야의 병, 십오년이나 함께 산 남편도 정신과샘들도 병이 아니라고 하지만 모님 말씀처럼 일상생황에 영향을 받는다면 그건 확실히 병이다

엄밀히 따지자면 병명은 애정결핍증인데 그걸로 그냥 이야기하기엔 너무 복잡하기도 하다.

 

그래 더 복잡한 이야기도 많다만 간단히 이야기하자면 가장 근원적인 엄마의 사랑을 못 받은 것도 모자라 모질게 학대당했고 그 힘든 상황에서 정말 나름 멋지게 버텨냈는데 여전히 내 엄마는 나를 신뢰하지 않는다

그것도 모잘라 무슨 대물림도 아니고 안그래도 힘든 사야에게 내가 존경한 적도 있는 내 오빠가 엄마랑 똑같이 모진 독설을 쏟아붓는데 정말 정신을 못차리겠더라

이건 원망 용서 뭐 이런 문제가 아니다 근원적인 문제다

 

이 글을 읽을 가족 친구 그리고 사야를 만나본 적이있는 그 많은 사람들

사야가 그 멀쩡함을 지키기위해서 얼마나 노력하고 아니 노력했고 아니 매순간 얼마나 애쓰며 사는 지 당신들은 모른다. 얼마나 술을 마시고 얼마나 고민하며 얼마나 고통스러운 지를..

사야는 가끔 사야의 이 삶이 너무 저주스럽고 이 강인한 정신력이 무섭다.

 

아까도 유시민일로 충격받았다며 전 남편이 유일하게 사야를 이해할거라고 쓴 이유다. 그런 사야를 보지 못했다면 절대 사야를 이해할 수 없다.

물론 누군가에게 이해받고 싶은 마음이 없다면 그건 거짓말이지만 그리고 이런 글을 통해 누군가 사야를 이해해준다면 너무 감사한 일이다만 그런 기대는 아예없다.

27년을 질리도록 알아온 짱가놈에게도 하지 않는 기대를 사야가 여기서 하겠냐?

 

사야가 다시 부탁하고 싶은 것

제발 사야에게 과거를 잊으라느니 삶은 맘먹기에 달렸다느니 뭐 그런 말만 하지마라

사야는 정말 품이 넉넉해서 모든 말을 받아 줄 수 있는 인간인데 그건 안된다

사야로선 매일매일이 최선이고 더이상은 어찌할 수가 없다 아니 지금도 지쳤다

앞으로도 이렇게 삶을 피터지게 살아내야하나 날이면 날마다 고민하고 있다

 

늘 이갸기하듯이 하늘을 우러러 한점 부끄럼없이,까진 아니다만 정말 사야가 할 수 있는 최선 아니 그 보다 더 노력하고 살았다니까

그래서 울 신랑이 나를 보내줬다니까

네가 얼마나 최선을 다해 인생을 사는 지 아니까, 네 선택을 존중하고 너를 보내준다고, 했다니까

어제 울 시어머니도 정말 너같은 애는 없다고 하시던데

어쩌면 그래서 사얀 술취해 시어머니에게 전화하는 지도 모르겠다만

한국인인 사야가 떠돌기 싫고 한국어를 쓰고 싶어 돌아왔는데 여전히 독일어를 쓰는 사람들에게 더 이해받고 위로받는 다는 건 어찌보면 슬프고 또 아이러니다.

 

엄마에게 받은 상처 그리고 엄마가 내게 여전히 주는 상처만으로도 벅찬데

엄마의 그 아들이 이렇게 살아온 사야에게 아니 이렇게 삶을 버티고 있는 사야에게

' 그러니까 니가 아직 인간이 덜 되었다는 거 아니냔. 내 오빠의 말이 너무 아픈거다

 

이 글을 쓰다 그 상해부터 알았다는 친구놈이랑 또 사십분 넘게 통화를 했다

아까 그 글을 올렸을 때부터 술을 마셨는데 이 놈 첫 마디가 오늘은 넘 멀쩡하네, 이더라

그 놈에게도 이야기했다만,

 

독해력딸리는 인간들 니가 어찌 살았으면 그런 말을 듣냐고, 묻지마라

아니 잘난 인간들도 너 그 말 하나 이해 못하냐고 묻지마라

사야가 어떻게 이 삶을 견뎌내는 지 죽었다 깨어나도 모를 너 그런 말 감히 하지 마라.

 

물론 산다는 게 누구에게나 쉽지 않고 또 미스테리인건 분명하다만

사야는 그 미스테리를 넘어선 재수없는 인간이라니까

엄마에게 죽도록 맞았는데 증거도 없는데 어느 날 그 미친(!) 엄마가 또 나를 왠일로 종아리를 피터지게 때렸다

 

학교안가겠다고 누워있던 내게 역시나 아무 이유없이 때렸으므로 차라리 정말 엄마가 나를 이해시킬 수 있었으면 좋았으련만

일어나 제발 학교는 가라는 그 엄마앞에서 그게 시위라고 그 피터진 종아리를 가지고 치마를 입고 학교간 독한 년이 사야라니까

근데 그러니까 울 엄마 보란듯이 치마을 입고 학교를 가긴했는데

또 그 자존심에 이유없이 맞았다는 말은 할 수가 없었던, 그냥 바지입고 가지 그랬냐고도 묻지마라

아무 이유없이 누군가에게 지속적인 폭력을 당하다보면 사람은 미쳐버리게 되어있다니까

아 사야 또 술취해 동어반복이다만

 

내가 아는 인생이 다는 아니다

아 정말 사야는 독일어를 그렇게 잘했던 것도 아닌데 어찌 독어보다 모국어쓰고 살며 독해력문제로 이리 난리인 지

 

아니 그 말이 하고 싶은가보다

너희들 감히 내 앞에서 인생을 논하고 싶냐고

피터지게 아니 피를 줄줄 흘리며 그래도 살아보겠다고 여전히 버티고 있는 이 인간앞에서

 

남들이라면 진작에 정신줄을 놓아버리거나

아님 스스로 삶을 포기해버렸거나 했을 인생인데

사야는 도대체 뭐때문에 이리 이 질긴 인생을 껴안고 가고 싶은 걸까

 

그건 위에도 언급했듯이 남친도 마찬가지다

도대체 이 개같은 인생을 왜이리 살아내야하는 건 지

사오륙십대가 되어 이제야 겨우 던지고 있을 그대들의 이 질문을

 

남친과 나는 십대부터 사십대 그것도 오십대를 앞에 둔 이 시점까지

여전히 똑같이 던지고 있다는 거다

그 놈이나 나나 이 개같은 인생

죽지 않으면 끝나지 않을 이 인생을 그래도 견디고 또 견딘다

 

누군가에게 부탁하진 않았지만 태어났으므로

어쨌든 태어나 잠재의식이건 뭐건 생각이 생겼으므로

아 젠장 아니 신발

삶은 아무리 그지같더라도 쉽게 포기할 수 없는 관계로

 

오늘 아니 글을 쓰다보니 이젠 열두시가 넘어버려 이젠 또 어제가 되어버렸다만

그리 컨디션이 안좋다고 난리쳐도 난로를 안 피운 날은 오늘이 또 처음이다

그래 또 사야에게 처음인 날이 가고 있다만

 

그 난리를 치면서도 사야가 인간적인 대접을 받은 건

모국어를 쓰던 내 가족이 아니라 독어를 쓰고 살던 시댁이었단 것

그리고 다시 강조하지만 사야인생에 감놔라 배놔라 하지 말라는 것

안그래도 인식이란 게 생기고나선 사십년간 아슬아슬 버티는 인생이라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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