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와 진짜 장난아니게 춥습니다
대낮인데도 햇살에 지붕에서 녹아내린 눈이 떨어지는 즉시 얼음이 되네요..^^
사야는 오늘 도끼질에 실패했습니다. 내 인생에 실패는 없다까진 아니어도 끈기나 지구력은 있는 편인데 안되네요..ㅜㅜ
우짜든둥 영하 십오륙도를 넘나드는 이 추위에 전원주택에서 잘 견뎌내는 건 당근 쉬운 일이 아닙니다.
예전에 썼듯이 이 넓은 집에 혼자살며 보일러로 따뜻하게 한다는 건 돈도 돈이지만 절대적인 에너지낭비. 그래서 견디다못해 어제 결국 저렇게 솜이불을 가져왔습니다. 저게 제가 한국오자마자 엄마가 준건데 장성에서 쓰다 복층에 손님용으로만 쓰던 거거든요.
난로를 피다가 새벽녘에 꺼지면 보일러가 잠깐 돌아가긴 하는데 그래도 너무 춥더라구요.
저 사진을 자세히 보면 이런 모습입니다. 황토주택 특성상 그러니까 숨쉬는 주택이란 이야긴 바람이 왔다리 갔다리 한다는 이야기죠. 그래 우선은 저리 골판지로 돌려놓고 저기 달력에서 오린 그림을 붙였습니다..^^
누군간 전혀 효과가 없을 거라는데 제가 효과가 있다고 믿으면 그만 아닙니까? ㅎㅎ 이 추위가 지나면 아랬쪽으론 한지로 도배를 시도해 볼까 합니다.
어젠 저 이불을 덮고 잤더니 추워서 깨진 않았습니다만 아침에 확인해보니 실내온도 10.9도.
알고보니 제가 어제 낮에 돌아가는 보일러때문에 온도를 내려놨다 다시 올려놓고 자는 걸 잊었더라구요..
그래도 중요한 건 뭐 잘 잤다는 거죠..^^
낮에는 저리 해가드는 창가에 앉아있거나 하며 버팁니다. 물론 옷도 따뜻하게 입고요
그리고 주로 제 서재(?)에 있던 의자를 가져다놓고 최대한 난로가까이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맨발로 생활하는 게 아니니 바닥온도는 크게 중요한 게 아니기도 하고요. 그러다 오늘 아침 갑자기 든 생각, 밖의 온도가 영하 14도라고 생각했을 때 실내온도가 14면 안밖의 온도가 무려 28도 그러니까 삼십도 가까이 차이가 난다는 깨달음이었죠
어마어마한 차이아닙니까? 우리나라가 아무리 더워도 아니 더워서 대구같은 곳이 38도라고 쳐도 실내에 십도 뭐 그렇게 유지하며 지내는 건 아니잖아요.
그래서 또 호기심천국 사야가 실험을 해봤습니다.
침실에 있던 온도계를 직접 해가 안 닿는 곳에 가져다놓았더니 저런 결과가 나오더라구요. 오른쪽 아래 스마일표정 보이시죠? 저게 총 다섯가지인데 아주 좋음에서 한단계로 아래인 좀 괜찮음, 뭐 이런 얼굴표시입니다. 기다려보니 저 온도가 대충 마지노선이긴해도 저 습도와 함께 인간이 괜찮다할 만한 온도라는 거죠 놀랍지 않으십니까? ㅎㅎ
뒷집아저씨가 기름값을 감당못해 연탄보일로로 바꾸셨다며 제게도 강력히 권하시더군요. 실내에서 반팔로 지낸다는 겁니다. 그럼에도 제가 연탄보일러로 바꾸지 않는데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습니다만 한겨울에 집에서 반팔로 지낸다는 게 자랑은 아니죠.
위에도 썼듯이 14인데도 삼십도가량 차이가 나는데요.
어린 시절 제겐 아랫목은 절절 끓어도 저 구석에선 담아놓은 물에 살얼이 얼던 그런 기억이 있습니다. 물론 그게 좋은 것도 아니고 요즘 주택들은 그렇게 지어지지도 않긴 하지만요.
14도도 부엌문을 열지 않았을 때의 온도고 커피끓이고 어쩐다고 부엌쪽문을 열어놓았더니 실내온도는 금방 11도로 떨어졌습니다.
그 상태로 커피들고 밖에 나가 담배한대 피워무니 춥다는 생각이 전혀 안 들더라니까요..ㅎㅎ
제가 무슨 에너지절약공단에서 로비받고 이런 글을 쓰는 것도 아니고 그냥 추울땐 추운 게 당연한 것 같다는 겁니다..
제가 완변한 백수생활을 몇 년 해보니 돈이란게 꼭 벌어서만이 아니라 안쓰는 것도 버는 거더라구요.
저는 물론 난로가 있긴합니다만 (이것도 사업적으로 이야기하면 투자대비 아직 손익분기점을 넘어서진 못했습니다..ㅎㅎ) 제가 오늘 깨달은 것, 실내외온도차가 삼십도가까이, 혹은 사십도가까이라는 건 우리 모두 생각해봐야할 문제가 아닌가 싶습니다.
결론은 버킹검이라고, 네 사야는 이 혹한에 비록 도끼질은 실패했을 망정 울 씽씽이도 없이 잘 살아있습니다
몸무게가 자꾸 빠지길래 혹시 암인가 싶어 열심히 먹어댔더니 순식간에 이킬로나 느는 경사(?)도 있었구요..^^;;
우습게도 여기서 겨울을 날 수 있을가 없을까를 고민하는 사이, 감사하게도, 아니 뼈아프게도 겨울은 묵묵히 진행되고 있다는 사실이네요..
2012.12.10...여주에서...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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