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이번 초 겨울이 그런 건 지, 아님 사야가 스스로의 감정때문에 착각하는 건 지는 잘 모르겠다만 이상하게 요즘은 비도 잦고 구름낀 날들도 많다.
예전에도 물론 쓴 적이 있긴 하다만 날씨가 사람 기분에 이렇게 많은 영향을 미치는 줄은, 그래 차마 예전엔 그 심각성을 몰랐다..^^;;
윗 사진에 보이는 불빛은 자세히 보면 조금만 어두우면 사야가 키는 등이다.
창밖을 바라보다 저렇게 등이 비취면 참 기분이 좋다지
여전히 창문을 닦다만 상황이라 저런 사진이다만, 그리고 데크를 아직 칠하지 못한 게 안타깝다만, 그래도 요즘 사야에게 이렇게 햇살이 빛나는 날은 선물같은 날이다
바람만 심하게 불지 않는다면 햇살이 비추는 날은 집안보다 더 따뜻하단 슬픈 사연도 있다만..ㅎㅎ 잔뜩 입고 나무를 주으러 다니거나 톱집을 하는 날은 혼자인 사야에게 로또맞은 날처럼 행복한 날이기도 하다.
의도한게 아니었는데 저 라이트엘로우때문에 너무나 감사하고 있다.
해가 나는 날은 저 색에 반사되어 부엌이 더 밝기도 하고 이렇게 비가오거나 그런 날에도 빛을 발하더라. 왜 좀 더 미리 이런 과학적인(?) 생각을 못했을까 반성하는 중..ㅎㅎ
저 커튼을 떼어 빨다가 말벌에게 쏘였다. 요즘 집안에 파리 몇 마리와 말벌 몇 마리가 살고 있는데 살려고 애쓰는 모습이 너무 안타까와, 아니 어찌보면 그냥 사야랑 닮은 듯도 해 그저 바라보고 있는 중이다.
어차피 더 추워지면 살아남을 수 없는 놈들이니까..
근데 이 배은망덕한 놈이 내 맘도 모르고 침을 드러내며 나를 쏘더라지
강자라는 느낌이 이런걸꺼다. 어차피 약해질대로 약해진 놈에게 쏘여봤자 된장 좀 바르고나면 그냥 좀 간지러울 뿐..
햇살이 나면 나는 날대로 오늘처럼 비가오거나 흐린 날은 흐린 날대로 이 풍경은 참 마음에 든다
아침에 안개가 낄때면 더 멋지긴 하지만 매일 무슨 수묵화를 보는 느낌.
커튼도 못 단다고 불평하긴 했다만 사실은 봉을 걸어야할 고리가 없었기 때문이다..ㅎㅎ
길이도 안 맞는 커튼을 우선은 저리 대충 한쪽만 걸어놓긴 했어도 커튼이 없는 것 보단 훨 낫다.
어떤 방법으로든 비용을 줄이고 조금은 더 따뜻하고 깔끔한 집을 만들려고 하는 중인데 저 커튼이 어떤 방식으로 걸리나가 관건이긴하다..^^
점점 추워지는 겨울 이 거실은 사야에게 마지막 보루다..ㅎㅎ 추워지면 불을 피우고 등도 켜고 촛불도 켜고 나름 심리적 안정을 느낄 방법을 찾으려고 노력중이다.
후레쉬를 터트리면 이런 피난민(!) 수준..ㅎㅎ 앞쪽 이불쪽이 울 씽구리 자리고 뒷쪽이 가끔 사야가 앉아있는 곳이다. 저 문은 부엌으로 가는 문인데 저 문은 닫느냐 아니냐가 실내온도에 이삼도나 차이가 난다.
가장 따뜻한 곳이라 초반엔 저 곳에서 자기도 했지만 이젠 조금 추워도 침실로 잠자리를 아예 옮겼다.
아 우짜든둥
고기공놈이 한달 뒤에 결혼을 한다.
고기공놈이 연애하고 결혼하기를 간절히 바란 사람은 바로 사야인데 맘껏 기뻐해주고 응원해주고 그럴 수 없어 정말 속상하다.
예전에 썼다시피 사야가 마구 반대하고 드런 승질 마구 드러냈지 않았냐고..
지난 번 사야가 혼자 남게 된 날도 고기공놈이랑 같이 오겠다는 그 남친을 이 드런 성질의 사야가 완벽하게(?) 거부했던 전적도 있는데 사야는 이제 거기서 점수를 어찌 따노..ㅎㅎ
얌마
이 웬수같은 놈아
니가 연애하던 그 시간이 너도 알다시피 언니가 죽을 것처럼 힘든 그런 시간이었다
내 코도 석자였는데 물론 너도 섭섭한 거 많았겠지만 언니 얼마나 너때문애 힘들어했는 지 알지?
그래 나도 척 좀 하자 우리 둘이 술마시며 놔누는 이야기랑 또 이런 식으로 쓰는 이야기가 얼마나 다른 지 말이야
언니가 네 행복을 세상 누구보다 바란다는 건 네가 잘 알 것이고..
이 놈아
전화로 못한 말, 결혼 축하한다
이런 언니가 얄미워서라도 누구보다 더 행복해라.
단 하나 언니 부탁대로 행복은 찾아오는 게 아니라 만들어 가는 거라는 것.
그래 응원할께
이 놈아 너야말로 알잖니
니가 언니에겐 가족보다 소중한 사람이였다는 거
피를 나눈 가족보다 더 중요한 건 마음의 소리를 들어주는 사람이라는 것.
여태까지 언니 진심은 정말 백만번 이야기한 관계로 이제 그만 하련다...
사랑한다 이 놈아
네 놈이 내게 끌린 건 내가 네 아빠를 닮았기 때문이라는 거 너도 알지?
너와 내가 나이차이를 너머 함께 나눴던 그 십오년이 넘는 세월
언니가 이젠 그 언니값을 해야할텐데 그게 자신이 없구나
꼭 언니 보란듯이 잘 살아라
그리고 언니도 무진장 노력할거야
역시나 술취해서 쓰는 글이다만 이제 나는 다른의미의 최선을 다해야겠지
이 놈아 그래도 그동안 언니가 했던 그 모든 말들, 그 많은 애절함과 진심
그리고 우리가 나눴던 그 눈물은 좀 기억해줄래?
2012.11.28. 여주에서...사야
고기공놈이 한 달 후 일월초에 결혼합니다..
그리고 사야는 여전히 멀쩡히(?) 잘 살아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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