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 허구헌날 하는 게 잡담이면서 새삼 잡담이란 제목으로 글을 쓰자니 쑥쓰럽다만..ㅎㅎ
첫째. 무알콜맥주 시음이야기
저 맨 앞의 맥주가 우리가 즐겨마시는 무알콜맥주인데 너무 맛있다. 그래서인지 요즘은 사러가면 종종 떨어질 때가 많다. 그래 그냥 맥주를 사다놓았더니 다이어트하는 신랑이가 불평. 다른 맥주는 없냐길래 맛이 없어서 안사오는 거라니까 직접 마셔보겠다나.
그래 모든 종류의 무알콜 맥주를 사다놓고 시음을 했는데 당근! 클라우스탈러가 제일 맛있다는 결론. 혹시 또 없을까봐 이번엔 두 박스나 샀다..ㅎㅎ
둘째 건포도와 사교생활
캘리포니아산 건포도송이. 건포도가 어떻게 만들어지는 지 지난 번 투르판에 가서 봤는데도 막상 저렇게 송이를 보니 넘 신기하다. 뜯어먹는 재미도 쏠쏠하다.
어제 왔던 애들도 처음 본다며 어찌나 좋아들하던지..ㅎㅎ
그건그렇고 어제 손님들이 온다고 해서 간단하게 몇 가지를 준비하는데 난 정말 손님초대가 적성에 맞는다는 생각. 음식을 정하고 거기에 맞는 접시를 고르고 어쩌고 하는게 즐겁다.
다음 주는 부활절인데 우리집에서 브런치파티라도 하고 싶다만 식탁엔 여섯 명밖에 못 앉는데다 부활절 아침을 함께 보내고 싶을만한 사람들이 없다..ㅜㅜ
셋째 영국식 영어.
어제 왔던 애들은 지난 번 생일이었던 독일애랑 거기서 만났다는 신랑회사에 새로 파견나온 인도계 영국인. 이 앤 굉장히 강렬한(?) 영국식 악센트를 구사하는데 그때 파티에서도 내가 네 악센트가 마음에 든다고 몇 번이나 말했는데(술이 왕창 취해가지고는 신랑말에 의하면 백번 말했단다..ㅎㅎ) 어제도 갑자기 영국악센트가 너무 좋은거다.
그래 또 영국식으로 영어를 유창하게 구사하고 싶다는 열정이 마구 생기더라는 것. 독일어도 못하고 영어도 못할바엔 영어라도 하나 잘하는 게 낫지 않을까 하는 생각말이다. 내가 영어학원에 다니겠다고 하면 신랑이가 미쳤다고 하겠지?
미쳤다고 해도 좋으니까 뭐하나 잘하는 게 있으면 좋겠다..ㅜㅜ
넷째 사진 그리고 특이한 酒酊
정말 오랫만에 마음에 드는 사진을 하나 건졌다. 저건 찍으면 나오겠다 싶은 순간이 있는데 이 장면이 그랬다.
사쿠라가 피었다고 마구 셧터를 눌러대곤 있지만 요즘은 정말 사진찍는 재미가 없다. 실력이 도저히 늘지를 않으니 말이다.
제대로 공부해봤으면 좋겠는데 혼자하는데는 한계가 있다. 한계가 있긴 거창한 책도 사놓고 읽지도 않으면서 다 핑계지만 말이다.
그래서였는지 어쨌는지 어젠 술이 왕창 취해서는 이런 사진을 한 오십장도 넘게 찍어댔다. 뭐 술에 취해 울거나 노래를 부르거나 싸움을 하거나 그런 것보다는 백만배 낫다만 나참 살다 별꼴을 다본다.
그리곤 저 촛불이 다 꺼질때까지 바라보겠다고(아니 무슨 크리스마스 트리냐..-_-) 앉아있다가 거실소파에 꼬꾸라져 잠이 들었다는 사실. 추워서 새벽에 깨어보니 장초가 반은 탔던데..ㅜㅜ
다섯째 살빼기의 지난함과 패션감각의 상실
맛이 제대로 가 보인다만 어쨌든 삼킬로 뺐다고 좋아한것도 잠시 꽃놀이 다닌다고 나가 외식하고 술마시고 그랬더니 운동을 하는데도 다시 일킬로반이나 늘어버렸다.
삼킬로 뺀 김에 이킬로만 더 빼면 완벽(!)해진다고 그때 사진을 찍으려고 했더니 좋다 말았다..ㅜㅜ
나는 정말 많이 먹지도 않는데, 거기다 운동도 하는데 도대체 왜 살이 찌는 거냔 말이다. 굶어가며 살을 뺄 생각은 전혀 없는데 속이 상할밖에..
저 몸매로 산다고 인생이 불행한건 아니지만 예전처럼 옷을 좀 잘 입어볼렸더니 옷선이 안산다. 거기다 일본여자들은 하나같이 뼈가 가늘어서 한국사람치고 뼈가 가는 편인 나같은 여자도 맞는 옷 찾기가 어려우니 살을 뺄 수 밖에 없다는 것.
옷은 다니면서 마음에 드는 것들을 하나씩 사야하는데 잘 돌아다니지도 않는데다 그게 안되다보니 한국가서 왕창 독일가서 왕창 이런 식의 구입을 하게 된다는 것. 그럼 아무래도 떠밀려식 구입이 되니까 안 입게 되는 옷들도 많이 생기게 된다. 한 이년동안 옷값에 꽤 많은 투자를 했는데도 옷장속은 왜이렇게 빈약한지..ㅜㅜ
더군다나 매일 나가줘야 옷을 입는 감각도 살기 마련인데 어쩌다 나갈려고 보면 딱 이 차림이다하는 감이 안온다. 도대체 아무리 망가졌다고 해도 왕년에 패션계에서 일하시냐, 옷을 어쩌면 그렇게 잘 입냐는 소리를 듣던 나인데 거울앞에 선 내가 낯설다.
누누히 강조했듯이 도쿄엔 멋쟁이들이 너무나 많은데다 특히나 우리같은 국제커플들, 내 남자보다 훨씬 볼품없는 남자들도 짝꿍들은 하나같이 쭉쭉빵빵에 왕 세련들이다. 예전에 아드보카트감독 부부사진 아래 마누라가 왜 저 모양이냐고 돈없을 때 결혼했나보단 답글이 달려 충격먹었었는데 내 남자야말로 그런 말을 듣게 생겼다..-_-
지금으로선 내 남자의 마누라가 내 평생직장인데 직장에서 안 짤릴려면 피나는 노력을 해야할 듯하다. 사실 어디가서 이렇게 아무것도 안하고 경제관념이라고는 눈꼽만큼도 없는 마누라가 즐겁기만 바라며 전폭적 지지를 해주는 남자를 또 만나겠냐고.
아 우울하다. 우울할때는 매운 음식이 최고다보니 라뽂이를 만들어 왕창 먹었다. 이런 건 좀 함께 먹어주는 사람이 있어야 하는데 떡볶이를 싫어하는 남편.
(신랑이 한국에 처음가서 사기(?)당한 음식이 두 가지있는데 이 떡볶이와 고구마튀김이란다. 떡볶이는 토마토소스의 스파게티 비슷한 걸로 착각해 먹어봤고 고구마튀김은 감자튀김인지 알고 먹었다 속았다나..ㅎㅎ)
요즘은 네 권의 책을 동시다발적으로 읽고 있는데 뭐하나 재밌고 진도가 잘 나가는 게 없어 더 우울하기도 하다.
어쨌든 사월일일이다.
변하는 건 별로 없지만 그래도 나아지리라 믿어야지.
문제는 신랑에게 잘보여야 한다고 이런 글을 쓰는 지금 이 시간까지 세수도 안하고 잠옷차림으로 왔다리 갔다리 하는 나..ㅎㅎ
오늘이 만우절이라던가..^^;;
2007.04.01 Tokyo에서 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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