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스모보고 와서도 올렸지만 일본에 사는 재미중 하나가 스모경기를 보는 거다.
나야 신랑만큼 좋아하는 건 아니니까 용어도 신랑보다 모르고 선수들에 대해서도 대충이긴 하지만 그래도 열심히는 본다.
물론 혜성(?)처럼 나타나서 기대를 모으는 선수들도 있지만 맨날 똑같은 사람들이 싸우니까 선수들에게 정이 들어서 좋아하는 선수들이 늘어나다보니 내가 응원하는 선수들끼리 싸울때는 아주 괴롭다..ㅎㅎ
스모가 재밌는 가장 큰 이유는 체급이 없다는 것과 속전속결, 스피드가 너무 중요하기 때문이다. 키도 큰데다 몸무게도 140, 50 나가는 사람들이 잽싸게 움직이는 걸 보면 탄성이 나온다.
당연히 저 남자가 이길거다란 확신을 주지 못하기때문에 더 재밌는지도 모르겠다. 일년에 네 번이고 한 번에 15일을 연달아 싸워서 그 중 승리수가 가장 많은 사람이 우승을 한다.
요즘 스모판을 주름잡고 있는건 외국인들인데 특히 몽골출신들이 장악을 하고 있다.
이 남자가 제일 잘나가는 몽고인 아사쇼류인데 다른 사람들에 비해 체구도 작은데 너무 잘한다. 키 184에 몸무게 148
집중력이 뛰어나고 무지 빠르다. 이번 봄경기가 재밌는 건 이 남자가 처음에 연달아 두 번이나 졌다는 거다. 내가 스모를 본 이후에 처음 있는 일이다. 여태 스모에서 두 번을 연달아 진 사람이 우승을 한 경우는 없다는데 그 후 연달아 9번을 이겼다.
하도 잘하니까 일본인들에게 미움(?)도 받는데 원래 요코주나(우리나라 천하장사같은 건데 더 얻기 힘들다더라)가 지면 방석을 던지는 건데 이 남자가 잘하는 일본선수를 이겼을 때 방석이 한 두개씩 날르기도 한다..-_-
위 아사쇼류의 가장 강력한 라이벌이라고 할 수 있는 하쿠호도 역시 몽골출신인데 역시 너무 잘한다.
키 192 몸무게 154
기복이 좀 심한게 흠이었는데 이번에는 첫 날만 지고(이번엔 어찌 첫 날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이 줄줄히 졌다..ㅜㅜ) 계속 승승장구중이다. 이번에 하쿠호가 승리를 할 지 혹은 저 위의 아사쇼류가 이길지 기대만땅이다. 물론 나야 아사쇼류가 맨날 이기니까 이번엔 하쿠호가 이기면 좋겠다..^^;;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중에 경기가 있었는데 또 이겼으니 11연승이다..ㅎㅎ
이 남자는 팬클럽(오빠부대도 온다..ㅎㅎ)도 있는 일본선수인데 노장이다. 한동안 너무 못해서 쳐다보기 가슴아팠다. 그래 날마다 그만 은퇴하길 빌고 빌었는데 얼마전부터 다시 살아나서는 그래도 잘한다.
노장의 저력인지 가끔 지겠다 싶을 때 멋지게 이기기도 한다.
키 185 몸무게 175
고토오슈는 불가리아출신인데 키가 203이다.(몸무게 152로 아주 날씬하고 뱃살도 없다..ㅎㅎ) 재 작년인가 너무 잘해서 우승을 할 뻔 했는데 아사쇼류랑 마지막 싸움에서 지는 바람에 우승을 못했다. (그때 당근 신랑이랑 나랑은 이 남자를 응원했다..^^) 이상하게도 그 후부터는 아주 뛰어난 성적을 만들지는 못해 안타깝다. 내가 보는 이 남자의 문제는 다리가 너무 길다는 것. 잘못 돌다보면 다리가 링밖으로 나간다..^^;;
지금까지의 성적은 7승5패. 생긴것도 너무 착하게 생긴데다 무슨 쇼프로그램에선가 나와서 형에게 중고차를 선물했다고 말하는데 넘 귀엽더라. 좀 더 잘했으면 좋겠다.
앗 지금 막 아사쇼류와 가이오의 경기가 있었는데 148킬로 나가는 아사쇼류가 175킬로 나가는 가이오를 링밖으로 밀어버렸다..ㅎㅎ
아사쇼류는 그럼 이제 10승 2패니 위의 하쿠호와 둘 중 누가 우승을 하게 될지 삼일동안 기대된다. 아직 두 사람은 안싸웠기에 더 긴장되는 순간
지금 스모계에서 가장 흥미로운 남자는 이 아마라는 몽골남자인데 몸무게도 124킬로밖에 안나가는데 (그것도 좀 찐거다. 키는 186) 그래서 자주 밀리는데 그래도 가끔 너무나 멋진 승리를 이끌어낸다. 몸무게 많이 나가는 선수랑 싸우게 되면 보기에도 불쌍해보여 마구 동정심이 생길 정도인데 예상을 뒤엎고 그런 남자를 이길땐 카타르시스까지 느끼게 된다.
그래서인지 이 남자가 링에 올라올때는 이 남자 이름을 외치는 일본인들도 많다.
이 남자는 위에 올린 사람들중에 제일 못하는 사람인데 가장 대중적이라 CF도 찍는 스모선수다. 키는 188에 몸무게 140이다.
신랑이 특히 열광하는데..ㅎㅎ 워낙 코믹한 스타일이라 그런지 져도 웃음이 나온다. 요즘은 옛날보다 훨씬 진지하고 열심히 해서인지 현재 스코어 7승 5패. 앞으로도 잘 하길..^^
이외에도 이번 경기에는 안나오지만 에스토니아 출신의 바로토란 선수도 너무 잘하고 일본출신의 기세노사토라는(경기하는 거 보면 승질 드럽다..ㅎㅎ) 어린 선수 또 호마쇼 등등 떠오르는 별들이 자꾸 생겨서 처음보다 더 재밌어지고 있다.
유감이라면 두시부터 여섯시까지 하는 경기중에 네시부터 여섯시까지를 보여주는데 내가 관심있는 다카미사카리부터 마지막까지 다 볼려면 시간이 넘 많이 걸린다.
낮에는 영어해설도 해주니 좋긴한데 아무리 내가 백수라도 15일간 매일 한 시간 넘게 스모를 보는 건 힘들다.
어차피 신랑이야 못보니까 우리는 밤에 해주는 짧게 편집된 재방송을 보는 편인데 예전에는 10시 45분인가 해주더니 이젠 11시 45분에 한다. 경기장을 보면 늘 사람이 가득하던데 스모인기가 떨어졌나 그리 시간이 밀리다니..ㅜㅜ
우리부부는 아시다시피 새나라의 어린이들이라 아주 부담스러운 시간.
어쨌든 요즘 우리부부의 신랑 퇴근 후 첫 대화는 자기야 오늘 누가 이겼다! 졌다! 어쩌고이다..ㅎㅎ
2007.03.22. Tokyo에서..사야
사진출처는 www.sumo.or.jp.일본스모 웹사이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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