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도는 흔적

호떡집에 불났습니다..ㅎㅎ

史野 2007. 2. 16. 17:39

 

아니 아타고 저희 집에 조만간 불이 날 전망입니다. 글이 이젠 매일 두개씩이나 올라가고 불이야 제 사랑방에 이미 났지만요..ㅎㅎ

 

그 독일에서 친하게 지냈다는 친구에게서 또 전화가 왔습니다. 요즘 너무나 우울하다고 다음 주에 우리 집에 오려고 하는데 괜찮겠냐구요..-_-

 

그러니까 지난 번에 그냥 안부전화가 아니라 자기가 넘 우울해서 전화를 한건가본데 제가 거기다 대고 술주정만 한겁니다..ㅜㅜ

 

그건그렇고 아시다시피 제가 원래는 있는 게 시간인데 왜 하필 다음 주냐 이겁니다.

 

너무나 화끈하고 활달하고 낙천적인 친구인데 우울해서 죽을 지경이라니 남편이 엔화도 싸졌는데 아들내미 데리고 저희 집에 며칠 다녀오라고 했답니다.

 

아니 근데 요즘 한국에 유행성 급성 우울증이라도 돕니까? 왜이렇게 우울한 사람들이 많은 겁니까? 거기다 저같이 애없는 여자는 모르지만 토끼같이 이쁜 자식들이 있는 사람들이 왜 우울한겁니까? ㅎㅎ

 

설마 뭐 나쁜 일이겠냐 크게 걱정은 안하지만 안그런 친구가 저러니 가슴이 덜컹했습니다. 복잡한 거랑 거리가 먼 친구인데 혹시 이 친구도 마흔을 앓고 있는 걸까요.

 

그냥 놀러오겠다고 하면야 이번에는 안되겠다고 하겠지만 그런 상황도 아니고 또 제가 우울해 죽을 것 같았던 때 얼마나 잘 챙겨준 친구입니까? 그래 어쨌든 다음 주는 힘들다고 상황설명을 하고는 친구들 떠나고 오면 안되겠냐니까 또 3월 2일에는 아들내미 개학이랍니다.

 

무슨 일이냐고 물어도 전화로는 말할 수 없다고 하고 그래 어쩌겠습니까. 그럼 일단 넘 복잡하니까 울 신랑 여행떠나는 날에 오겠냐고 했죠. 울 신랑하고도 친한데 여기까지 와서 신랑 얼굴을 못 보는 건 그렇지만 그래도 상황이 이러니 어쩌겠습니까.

 

그랬더니 당장 비행기표를 알아보고 24일에 와서 28일에 간다고 연락이 왔습니다. 그러니까 하나는 20일에 하나는 22일에 그 친구는 아들내미를 데리고 24일에 나타날 전망입니다..ㅎㅎ

 

모두 제가 친하고 성격들이 다 좋으니까 큰 걱정은 없고 또 제가 요즘엔 오는 손님들에게 잘해주지말자란 모토로 살고 있기에 먹는 것도 문제는 없습니다만은 어떻게해야 이 다양한 구성원들을(올해 아홉살된 사내아이부터 그녀까지..ㅎㅎ) 만족시키는 프로그램을 제공해야하는 건지는 좀 고민이군요.

 

아 그리고 아까 쓰려다 잊었는데요 어제 통화했다는 중학교때부터 친구가 우리엄마가 부러웠다고 한 그 친구인데요.-_- 지난 번 만났을때도 제가 무지 속상해하니까 그래도 자긴 우리엄마가 좋다고 엄마가져다 드리라고 맛있는 떡도 사주고 그랬죠.

 

어제도 통화중에 엄마에게 그러지말라고 잘해드리라고 나중에 후회한다고 일장 연설을 하길래 제가 그랬습니다. '너 나 잘 알잖아 내가 오죽하면 이러겠니' 라고요 그랬더니 이 친구 당장 ' 그래 그건 믿는다' 아 눈물이 날것 같더라구요. 이렇게 믿어주는 것 그게 바로 친구겠지요.

 

거기다 제가 이 친구에게 연락을 못한게 사실은 많은 부분 이 친구가 평촌에 살고 있기때문인데요. 사정상 아들내미때문에 너무 바빠서 제가 가야합니다. 작은 언니네도 평촌사니까 겸사 겸사 가도 되는게 참 그게 잘 안되는 겁니다.

 

그래 어제 이 이야기를 하며 그래서 더 연락을 못했다고 했더니 이 친구 마구 웃으면서 너 한국오면 바쁜거 안다고, 너 언니네 집도 안 오잖아, 하더군요. 다음엔 자기가 서울로 가기라도 할테니 꼭 연락하라구요. 

 

중학교때부터 찰떡처럼 붙어다녔고 거기다 친구가 그렇게 힘들게 사는데 섭섭해하고 삐질만도 하건만 이렇게 이해를 해주는 친구라니 정말 제 친구들은 다 부처님들이 분명합니다.

 

지랄맞은 성격이지만 친구복은 있습니다..ㅎㅎ

 

(아 가족분들을 위시해서 저를 아시는 분들 어느 친구인지 다 아시겠죠? 아들내미 걱정했던 것보다 학교 적응 잘하는 편이라고 하구요. 말도 많이 나아졌답니다. 무엇보다 기쁜 소식은 남편이 너무 잘한답니다..^^  그래서 그런지 목소리가 참 밝아서 기분이 좋았습니다. 일일히 알려드리긴 그러니까 여기 그냥 남깁니다. 이러니 저러니 해도 힘이 많이 들텐데 씩씩하더라구요.이젠 넘 걱정 안하셔도 되겠습니다...^^)

 

각설하고 저도 손님맞이 준비를 좀 해야하니 바쁘겠네요. 이불은 충분한지 에어매트리스는 어느 구석에 박혀있는 지도 좀 찾아봐야겠구요.

 

정말 제 생에 이런 일도 생기는 군요 아 난리 아니 경사났습니다..ㅎㅎ

 

셋다 도쿄가 처음은 아니니까 관광자체에 대한 큰 부담은 없지만 제가 이 사태에 대처해 모두에게 만족스러운 여행이 되게 할 수 있도록 조상님들께 좀 빌어주십시오..^^;;

 

 

 

 

 

 

 

2007.02.16 Tokyo에서..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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