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지 묻은 삶

생일후기..ㅎㅎ

史野 2006. 6. 20. 08:55

별 특별한 생일도 아닌데 무슨 후기까지 올리고 난리냐구요? ㅎㅎ

 

아니요 특별했어요 평소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제 생일을 축하해줬거든요. 어쨌든 누군가 제 생일을 잊지않고 기억해준다는 건 기분이 참 좋은 일이더군요.

 

한국에서도 독일에서도 홍콩에서도 축하전화들이 마구 왔구요 특히 시누이가 지금 그리스 크레타섬으로 휴가를 간 상태라 상상도 못했는데 어제 전화를 했더라구요.

 

아 물론 저희가 휴가중이었다고 해도 전화를 하긴 했겠지만 그래도 휴가가서까지 챙겨주니 넘 고마왔습니다 날씨도 너무 좋고 멋진 곳이라길래 생일인 내가 거길 갔어야하는데 왜 너희가 가있냐고 한마디했죠..ㅎㅎ

 

어제 제일 압권은 시어머님이었습니다. 평소에는 우리시간으로 열두시나 당신들 일어나자마자 전화를 하시는데 어제는 저녁때가 다 되도록 전화가 안오더라구요. 결국 여기시간 일곱시반이 되어 전화를 하셨는데..

 

'얘 내가 왜이렇게 늦게 전화를 했는줄 아니?' '왜?' ' 니가 새벽에 축구보고 피곤하니 자고 있을거라 생각해서 그랬지'

 

하하하 정말 우리 시어머님의 깜찍함을 어찌해야할까요? 당신이 7시에 일어나셔서 전화해도 여기 시간은 벌써 오후 두시인데 제가 설마 그 시간까지 자고 있겠습니까? ( 아 압니다 평소에 어떤 모습이길래 그러시는지..ㅎㅎ)

 

그리고 참

 

 

 

이 사진 기억하시죠? 작년에 제 생일에 불독커플이 들어가는 파티를 해주면서 선물해준 저 매실주요. 어제 축하한다고 메일이 왔는데 자기들을 생각하며 매실주를 마시라고 하잖아요

 

까맣게 잊고 있었는데 맞다 싶어서 옷장 깊숙이 넣어두었던 걸 꺼냈습니다

 

 

 

그래서 정확히 일년만에 저 매실주를 마셨고 불독커플에게 증거사진을 보낼려고 사진도 한 장 찍었답니다. 맛이 아주 좋았는데 재밌는건 저런게 우리에게 당연한 일이지만 신랑은 저런 과실주를 처음 마셔보는 겁니다. 어찌나 신기해하고 올해도 또 담그자고 난리던지..ㅎㅎ

 

더 웃긴건 생일전날 선물 사러 나갔다가 전야제도 할겸 회랑 등등 사들고 왔는데 회를 신선하게 유지하기 위해 넣어준 드라이아이스를 보고는 또 감격해서 난리가 아니었다지요

 

드라이 아이스를 태어나서 처음 본다는 거예요. 그래서 물에 넣어보고 먹어보고..ㅎㅎ 이런게 문화차이랍니다..^^

 

 

 

그리고 아래는 제 생일이랑은 별 상관이 없는거지만 얼마전에 우연히 검색을 해보다가 발견을 한건데요

 

Professor Heinrich Rettig zum 100. Geburtstag
von Rudolf S Morgenstern (Vorwort), Thomas Naumann



Führen wir nicht oder nicht mehr - Jetzt gebraucht vorbestellen.






Taschenbuch - 86 Seiten - Technische _Universität Dresden=
Erscheinungsdatum: 2000

 

 

어느 분의 탄생백주년 기념 책이랍니다..^^ 근데 그 어느 분이 누구냐면 시어머니의 아버님 그러니까 신랑의 외할아버지세요

 

물론 모짜르트나 프로이트처럼 유명하신 분은 절대 아니지만 그래도 저랑 상관이 조금은 있는데 탄생백주년 뭐 이런 책이 나오니까 신기하더라구요.

 

아무도 제 탄생백주년을 기억해주진 않겠지만 태어난지 백년이 되어도 누군가 기억하는 삶을 사는 것도 멋지다 싶네요

 

물론 저뿐 아니라 모든 평범한 사람들에겐 불가능한 이야기지만요. 아니다 제사를 지내는 분들은 기억되겠군요..

 

어쨌든 새삼 삶이란것에 대해 생각을 좀 했더랍니다..^^

 

 

아 그럼 전 또 운동을 하러 갑니다.

 

모두 행복한 하루 보내세요~~~^^

 

 

 

 

 

 

2006.06.20 Tokyo에서 ..사야


'먼지 묻은 삶' 카테고리의 다른 글

Hanna의 정원  (0) 2006.07.07
나는 이럴때 진짜 외롭다  (0) 2006.06.25
2006.06.19  (0) 2006.06.19
맥주중독자의 근황  (0) 2006.06.06
시부모님 자식들..ㅎㅎ  (0) 2006.05.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