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지 묻은 삶

Hanna의 정원

史野 2006. 7. 7. 18:42

시어머님의 메일을 보내셨는데 올해 처음으로 아버님이 울타리를 자르시지 않고 사람을 썼단다.

 

남들에겐 그러려니 할 수도 있는 일이지만 내겐 그렇지가 않은게 지금 아버님이 무진장 아프시기도 하고. 또 아버님이 늘 농담으로 지금은 정원이 멋져보이지만 언젠간 내가 아무 일도 할 수 없어서 다 우거지고 귀신이 나올 것 같은 곳이 될거라고 미리 말씀하셨기 때문이다.

 

그 메일을 읽고는 요즘 안그래도 마음이 복잡한데 참 괴로왔더랬다.

 

그래 인생이 그런거라고..

 

심심찮게 듣는게 예전에 잘 나가던 배우들이 노환으로 별세를 했다는 이야기. 아 저 남자가 죽었다니. 내 나이 생각은 못하고 놀래는 이야기.

 

다 인생에 속한 거고 자연스러운건데.. 그리고 그런 것들을 충분히 알만큼 나이가 들었음에도 가끔 아니 자주 놀랍고 힘들고 우왕좌왕하게 된다.

 

 

 

 

 

 

 

 

 

 

 

올해는 아마 내게도 처음으로 여름에 독일에 가지 않는다.

 

작년엔 저런 모습이었는데 올해는 어떨까.

 

이번 달 말에 신랑친구가 와서 일주일을 묵고 우리는 곧바로 이주간 여행을 떠나고 또 시부모님들은 여행을 가신다.

 

물론 아버님 상태가 안좋으셔서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아직까지는 가고 싶다고 하신다니 다행이다.

 

오늘은 오랫만에 시어머님께 신세한탄을 하러 전화를 했다.

 

손님이 오시기로 해서 점심준비를 하셔야했던 어머님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들어주셨다.

 

내가 끊겠다고 해도, 괜찮다고 중요한건 그게 아니라고..

 

내게 중요한 건 이런 것들인데..

 

말한마디나마 이렇게 이야기해주는 것..

 

어쨌든 전화를 끊고나서 뭔가 그런 기분으로 있었는데 이리스에게 전화가 왔다.

 

세상에 이리스전화가 이렇게 반가울수가. 안드레아스가 마침 출장중이라고 하고 둘이 만나 술한잔 하기로 했다.

 

이렇게 피하던 전화마저도 반가와할거면서 잘난척을 하긴..

 

 

 

2006.07.07 Tokyo에서 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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