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하디 편한 주말을 보내고 난 월요일아침.
눈을 떴는데 신랑이 아직도 옆에 자고 있다. 내가 눈을 떴을때 신랑이 옆에 자고 있다는 건 우리집에선 거의 불가능한 일. 나는 주로 따르릉도 못듣고 신랑이 샤워하는 소리에 간신히 일어나 아침을 준비하는 그런 애다..ㅎㅎ
그래 뭔일인가 우선 시계를 보니 8시가 다 되어가는 시간이고 그 시간이면 신랑이 집에서 나가야하는 시간이다. 내가 뒤척이니 눈을 뜬 신랑과의 대화.
나: (아주 졸린 목소리로) 자기야 8시가 다 되어가는데 회사안가?
신랑: 응.
나: 왜? 오늘 일본휴일이야? (일본이 휴일인지 아닌지 나 절대모름..ㅎㅎ)
신랑: 아니 오늘 하루 휴가냈어.
나: 그렇구나 그럼 나 커피줘.
신랑이 회사를 안가도 그만 휴가를 냈다는데도 그만. 그저 그럼 휴일이니 내가 커피를 끓여야하는게 아니라 커피가 침대로 배달된다는데만 그저 행복한 나. 아무리 생각해도 웃기는 부부다..ㅎㅎ
근데 난 울 신랑이 나 오늘 하루 휴가냈어가 아니라 나 회사 그만뒀어 그래도 아마 그렇구나 할거다..^^;;
어쨌든 내 남자에게 얼마전 내가 목걸이를 하나 사주겠다고 했다. 요즘 몸도 좋아지고 목걸이한 남자가 오죽 섹쉬한가. 난 쉑쉬한 남자가 좋다..^^
근데 이 웃기는 남자가 펄쩍뛰면서 어디서 그런 황당한 생각을 했냐더니 혹시 또 물어볼까봐 미리 말하는데 귀걸이도 하라 그럴거라면 역시 노 땡큐란다..
하하 나야말로 어찌나 황당하던지..
그래서 내가 한 말.. 자기는 내 남편이라기보단 아직까지 당신부모 자식이 확실하다..ㅎㅎ 이 남자는 정말 평상복하나 평범한거 말고 제대로된거(내가 보기에..^^;;)사줄려고 해도 눈살을 찌뿌리는데 차츰 나아지고 있긴 하다..
그 시부모님 또 다른 자식하나..
아시다시피 시누이가 아이를 낳았고 그 아이는 우리 시부모님의 유일한 직계 핏줄이 아닌가. 그것도 남들 다 손자손녀 자랑하는데 기죽어 계시다 늙으막에야 나타난 정말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은 손자인것이다. 우리에게도 소중한 조카고 말이다.
대부가 아니더라도 잘 챙기겠지만 어쨌든 대부이기도 한데 세례식에도 사정상 (이 사정은 말할려면 열받는다..ㅎㅎ) 좋은 선물을 못해줬다. 다른 대자에게 금화를 선물했던 걸 생각하면 정말 기가막힌 일이지만 그건그렇다고 치자.
독일이야 돌은 없지만 그래도 첫 생일인데도 아무것도 안보내고 크리스마스때 함께 해주기로 하고 드디어 크리스마스가 되었다.
내 딴에는 뭔가 좋은 선물을 사주고 싶어서 시누이랑 나갔는데 우리 시누이가 고른건 저 동물 세마리.
물론 저 동물들이 결코 싸진 않다. 그래도 그렇지 내가 내 조카들에게(친정조카가 여섯이다..ㅎㅎ) 들인 돈을 생각하면 세 마리가 아니라 농장전체를 구입해줘도 시원찮구만 저 세마리 가지고도 너무 비싸다고 얼마나 고마와하던지..ㅜㅜ
거기다 문제는 선물을 받던 크리스마스 이브에 생겼는데 아이가 너무 어리다보니 저 동물에 별 관심을 안보였다는 것. 그러니 또 착한 우리 시누이 미안해서 어쩔줄 모르더니만 그 다음부터는 전화할때마다 한 번도 안 빼고(!) 이제야 유스투스가 동물들을 알아보고 얼마나 잘 가지고 노는지 모른다고 난리를 치더라는 거다.
그러더니 결국 얼마전에야 드디어 디카를 구입했다고 전화가 오더니 당장 저 따끈따끈한 증거자료(?)가 도착했다..
요런 사진만 다섯장 연달아..-_-;;
어쨌든 시부모님도 그렇게 내 속을 썪이시더니(?) 누가 그 집자식아니랄까봐 시누이도 똑같다. 올 크리스마스엔 그냥 물어보지말고 한 다섯마리 사줘야겠다..ㅎㅎ
2006.05.24 Tokyo에서...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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