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sion After the Sermon, Jacob Wrestling with the Angel
1888; National Gallery of Scotland
유대계 화란인이 쓴 주인공도 역시 유대인인 소설을 읽다가 이 그림이 생각났다.
원래는 요즘 이스라엘의 팔레스티나 공격에 넘 열받아서 글을 쓰다가 자꾸 감정적으로 흘러 일단은 포기했다.
써서 올리고 싶을때 정리해서 올리면 좋으련만..
이상하게 그냥 또 집어든 소설이 (뭐 그래봤자 다 내가 구입한거지만..^^) 노아의 홍수를 주제로 한 소설이다.유대인들에게서 못 벗어나고 있다..ㅜㅜ
이 그림은 내가 고갱그림중 엄청 좋아하는 그림이다.
오른쪽 위와 왼쪽 아래가 나무로 나뉘어지는 구성으로 그려진 이 그림은 언뜻 보면 위에선 누군가 싸움을 하고 있고 아랫쪽에서 구경을 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이 그림은 야곱이 천사와 싸우는 장면이다.
야곱을 잠시 설명하자면 잔머리를 잘 굴리고 욕심이 많았던 그래서 장자의 권리를 배고픈 형에게 팥죽 한그릇을 주고 산 사람이다.
그는 속은 형의 분노를 피해 도망생활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누군가와 싸움을 하게된는데 성격상 절대 포기안하고 새벽까지 붙들고 늘어지는 바람에 그 천사가 야곱에게 하나님과 싸워 이겼다는 의미로 이스라엘(!)이라는 이름을 붙여주고 가는 사건이다.
설교를 들은 사람들과 그들의 내적 신앙체험이 강렬한 색감과 구도로 잘 형상화된 이 작품을 보며 감상자는 쉽게 감정이입을 할 수 있다.
이 곳에선 르네상스화가들이 그렇게 목숨바쳤던(?) 원근법은 중요하지 않다.
그림은 몇 세기를 거쳐 다시 평면화되었지만 그것도 왠지 자연스러워보인다.
Bonjour, Monsieur Gauguin
소설 달과 6펜스의 모델인 고갱Paul Gauguin (1848-1903)은 언론인아버지의 정치망명으로 인해 외가쪽인 페루로 가는 길 아버지를 잃고 페루에서 어린 시절을 몇 년 보낸다.
그의 어머니까지 돌아가셨을때 그의 나이 겨우 19살이었단다.
그리곤 선원 해군 증권거래인등의 직업을 거치며 결국 화가의 길을 결심하게 된다
그는 덴마크부인과의 사이에서 아이를 다섯이나 낳은 가장이기도해 경제적 압박을 받게되고 그런 남편의 선택에 열받은 아내는 친정인 덴마크로 가버린다.
Cabinet des Dessins, Louvre
그가 처음 그림을 그리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고 영향을 받았던 인상주의화가는 피사로이고 한동안 피사로 세잔느와 함께 작업을 했었는데 그때 피사로와 서로 그려준 얼굴이란다.
Auto-portrait avec un halo,1889,79,6 x 51,7 cm, oil on wood, National Gallery of Art, Washington
타히티화가로 알려진것 처럼 그는 1891년에 타이티로 간다. 증권거래인으로 잘 나가던 시절 인상파그림들을 사모으던 그는 거꾸로 타이티로 가는 비용마련에 그의 그림을 꽤 많이 구입해준 드가의 역할이 컸단다.(아무리 생각해도 이래저래 화가들을 지원한 드가가 자꾸 마음에 든다..ㅎㅎ)
거기서 그림을 그려보내기도 하고 또 여러 사생아를 만들기도 하면서 그 곳 교회나 식민정부에게 밉보인 그는 실제로 자살을 시도하기도 하고 우울증과 알코올 성병에 시달리다가 54란 나이에 한 섬에서 생을 마감하게 된다.
Two Tahitian Women with Mango Blossoms 1899 Metropolitan Museum of Art, New York
특히 짧았지만 고흐와의 두달간의 아를르에서의 생활.
안타깝게도 고흐의 귀자르는 사건을 계기로 헤어지게 되었지만 그 두 거장의 만남은 서로에게 깊은 자국을 남겼다.
둘 다 그림에 대한 욕구를 현실화한 사람들이고 둘다 일본판화에 강한 영향을 받았구 그리고 둘 다 비참한 최후를 맞이한 것.
독자적 화풍으로 후 세대에 미친 강력한 영향까지..
두 달도 함께 못 살만큼 둘은 너무 달랐다지만 그 둘은 사실 너무 닮아있다.
여인에게 사랑받지 못했던 고흐나 늘 여자들과 있었던 고갱이나 외로움의 깊이는 헤아릴수 없었으니 이상주의자였던 두 사람과 당시 세상과의 거리는 너무 멀었던 듯하다.
지금은 그러나 그때와 뭐가 다른가 ?
적당히 타협하지 않고 세상을 살기엔 세상이 너무 잔혹하다.
어쨋든 사화산인줄 알고 사는 내 가슴에도 들끓는 듯한 용암이 느껴질때가 있고 그럼 그냥 내뿜고 떠나버리고 싶을 때가있다.
고갱처럼 잘나가던 증권거래인도 아니고 겨우 증권회사에서 사무보는 남자의 아내라는 위치도 포기하기 쉽지 않은 나로선 그의 용기가, 그의 열정이 마냥 부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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