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다시피 남편과 나는 각자 여행을 떠났다. 나야 혼자 한국을 가거나 독일을 가거나 하는 적이 많지만 남편은 혼자 출장을 가긴했어도 혼자 여행을 간건 처음이었다.
발렌타이데이를 맞아 우리부부는 각자 여행을 간다고 농담을 했지만 우연히 그렇게 된거지 일부러 그런 건 아니다..ㅎㅎ
마누라가 눈속에서 헤맬동안 남편은 이런 곳에서 수영이나 하며 신선놀음을 했다지.
(한동안 놓았던 사진을 다시 찍으려고 큰맘먹고 마련한 카메라는 마누라에게 뺏기고
똑딱이 카메라라도 주는 걸 감사하며 가져간 남편이 찍어온 몇 안되는 사진중..ㅎㅎ)
밤새 비행기를 탄 남편은 일요일 오전11시 정도에 도착을 했는데 각자 사온 선물들을(나는 게를 보냈기에 오타루에서 산 맥주초와 아바시리맥주 달랑 한 병 들고 왔지만..ㅎㅎ) 건네고 별로 생각안했을게 분명함에도 서로 엄청 보고 싶었다는 외교용 멘트도 마구 날리며 부둥켜 안고 영화도 몇 컷 찍어줬다.
택배로 보낸 게는 12시가 조금 넘어 도착했기에 얼마나 다행이던지(점심을 안해도 되니까..^^)
전 날 사온 백포도주와 게를 놓고는 각자 경험했던 이야기들을 했다. 물론 난 구구절절히 여기 올린 이야기들을 풀었고 남편이야 뭐 수영이나 하고 책이나 읽긴 했지만 그래도 너무 좋았더라는 이야기등등.
서로 보낸 시간을 이야기하면서 그건 그것대로 어찌나 좋던지 앞으로 우리 매년 이렇게 각자 여행을 가는게 어떻겠냐니까 남편도 굳 아이디어라고 동의하더라..ㅎㅎ
통통한 게는 너무 맛있었구 세상에 충분히 먹었다고 생각했는데 게를 너무나 좋아하는 남편은 혹 전화번호 받아왔냔다.
아이고 이 사람아 그게 다 내가 싸구려칸에 실려가고 오며 절약한 돈으로 사온 걸세..ㅎㅎ
워낙 거구라서인지 엄청 큰 게였는데 별 실감이 안나지만 발리에서 산 옷을 입고 게에 감동하는
남편..ㅎㅎ
여행을 하다보면 늘 그렇지만 아 이 곳에도 나같은 사람들이 살고 있구나 뭐 그런 가장 기본적인 깨달음을 얻고 온답니다. 그리고 이번 여행이 제게 좋았던 건 혼자 무대뽀로 여행하기에 제 일본어가 그리 불편하지 않다는 걸 알았다는 겁니다. (아 이렇게 얘기한다고 제가 일본어를 잘할거란 오해는 말아주십시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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