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ron François-Pascal-Simon Gérard (1770-1837) , Amor and Psyche, also known as Psyche Receiveing Her First Kiss of Love. Oil on canvas. 186 x 132 cm. Louvre, Paris, France
올때도 정신없이 왔는데 갈때도 정신없는 거 같아 마음 정리가 잘 안되긴 하지만 일단 홍콩에서 중요했던 두 가지를 써보고 싶다
상해도 이 곳도 같은 회사랑 이사를 했는데 짐싸러온 아저씨 우리가 얼마나 금방가면 내가 한국인이라는 것까지 기억하더라..ㅜㅜ
독일만 빼고는 늘 항구도시로 떠도는 우리..
그래서 늘 떠날 수 있고 사실은 떠날 준비도 항상 되어있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한다..ㅎㅎ
내 떠도는 삶중에서 홍콩이 다른 도시와 가장 다른게 있다면 물론 바다다.
우리가 가진 예산으로는 도저히 내가 원하는 조건의 아파트를 얻을 수 없다고 그만 까탈을 부리라는 부동산여자의 구박이 있었을 정도로 홍콩땅의 비싼 집세는 처음에 적응이 안되었다..ㅜㅜ
가장 힘든 집구하기였는데 결국 어떻게든 구해야했으니 대충 정해 들어갈려는 마음의 준비까지 끝내고 나간 마지막 날 이 집을 보게 되었다
가장 중요한 조건으로 내세웠던 헬스클럽이 안 딸린 이 집을 볼 수 있었던 건 순전히 그녀의 직감때문이었다
나랑 같이 집을 보러다니다보니 딱 이 집이 떠올랐구 조건도 안맞고 자기네 부동산에서는 한 건도 성사시키지 못한 집이니 쓸데없은 일은 왜하냐고 보스도 말렸다는데 그녀의 말이 걸작이다
내 스타일을 보아하니 떠오르는 집이 하나 있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내게 보여주지 않으면 자기 마음이 불편할거 같다며 그냥 한 번 가서 보기라도 하자였다
결국 우리가 이 집을 선택했으니 그녀는 회사에서 떴음은 말할 것도 없구 본인 스스로도 어찌나 자랑스러워하던지..^^
초반에 내가 주변스케치로 올렸지만 이 곳을 정말 아름다운 곳이다. 홍콩전체를 보면 정말 멋진 풍경들이 많지만 홍콩섬안에 택시로 시내에서 딱 15분 떨어진 거리에 이렇게 아름다운 곳이 숨어있으리라고는 상상도 못했다
바다와 산과 섬과 떠다니는 배에 시시각각 변하는 구름 석양까지 한 곳에 앉아 볼 수 있다는 건 얼마나 가슴떨리는 일이었는지.
워낙 조용한 곳이라 주부인 내겐 불편한 점도 많았구 운동부족으로 자꾸 불러오는 남편배를 바라보는 건 고통(?)이었지만 잠시라도 바다를 보며 살 수 있었다는 것에, 그리고 그 기회를 준 우리의 떠도는 운명에 감사하고 있다
홍콩을 떠나며 또 빼놓을 수 없는 얘기는 캐런님부부다
국제커플이라는 인연으로 상해살때 홍콩사는 캐런님을 한국에서 잠시 만났던 적이 있다
늘 떠돌아 다니는 삶속에서 새로운 곳에 만나 본 사람이 살고 있다는 건 참 멋진 일이다
처음 집구하러 왔을때 둘이 만나 환영술(?)을 마시는데 그녀의 멋진 남편 줄리안이 합류했다
어찌나 술을 많이 마셨던지 다음 날 일어날 수도 없었고 줄리안은 그 날 자기머리가 파랑머리였는데 기억나나 물어보라고 놀렸단다(첫 만남치고 참 화려한(?) 시작이었다.그 얘기를 전해들은 내 남편은 참 나다운 시작이었다고 한다..하하)
이삿짐이 도착하기전 호텔생활을 하는 우리에게 새해맞이를 함께하자는 제의는 또 얼마나 고마왔는지
프로같은 요리솜씨를 갖은 줄리안덕에 맛있는 식사와 함께 새해맞이를 하면서 홍콩에서 좋은 사람들과 함께 출발하는 새해, 그리고 새 생활에 우리부부는 행복했었다
나보다 나이는 어려도 넉넉한 마음을 가진 이쁜 여자 캐런님과 역시 어려도 능력뛰어나고 따뜻한 마음, 웃음이 일품인 그녀의 영국인 남편 줄리안
같은 홍콩하늘 아래라지만 사는 곳은 산넘고 바다건너야하기때문에 그 부부를 자주 만났던 건 아니다
특히 주중 몇 일은 중국에서 일하는 줄리안은 정말 손으로 꼽을 정도밖에는 보지 못했다
지난 토요일 시누이팀과 우리집에서 홍콩마지막저녁을 먹었는데 안그래도 돌아가서 줄리안도 손으로 꼽아보더란다..하하하
성격무진장 좋은 그 부부와 성질은 좀(?) 그렇지만 농담 무진장 좋아하는 우리 부부가 만나면 그 날 분위기는 화기애애 그 자체.. 남들 5년걸려 웃을 걸 우리는 아마 일년에 다 웃지 않았나한다..^^
물론 거기엔 술실력 대단한 사랑스런.ㅎㅎ 두 여자의 쇼(?)가 늘 한 몫을 하는데 우리 두 여자의 술실력은 아무리 생각해도 대단하다
특히 캐런님은 집이 멀어서 놀러오거나 시내에 볼일 보러 나오면 우리 집에서 자고 갔는데 술을 좋아하긴 해도 우리 실력을 절대 못 따라오는 내 남자는 '이제 너희 한국어하고 싶지? '라고 선심쓰는 듯 조용이 도망치곤 했다..^^
그 부부를 만나면 행복한 가장 큰 이유는 물론 그 부부가 보는 사람이 즐거울 정도로 참 행복하다는 거다
원래 행복이란 전염성이 강하니까..
우리부부도 한 닭살하는데 그 부부앞에서는 그저 십년산 늙은 부부에 지나지 않는다..흐흐
아름다운 남자랑 행복한 삶을 사는 아름다운 여자 캐런님아
그동안 당신부부에게 정말 여러가지로 고마왔다
이쁜 아들 이안이랑 늘 그렇게 노력하며 오손도손 행복한 삶을 이어가길..
우리 결혼 십주년을 함께 했으니 그 집 결혼십주년때도 우리랑 같이 즐기자
뭐 둘만 있어야되니까 싫다고? 심지어 이안이도 안끼워줄거라고? 하하하
2003.11.13 香港에서...사야
신화에 크게 관심이 있는 편이 아니라서 신화가 그려진 그림들을 그리 좋아하는 편은 아닙니다. 그냥 캐런님부부얘기를 올리며 무슨 그림이 가장 적당할까 생각하다가 이 그림이 생각났습니다..^^ 이태리에서 태어난 프랑스화가인 제라르는 다비드의 제자였습니다. 초상화가로 유명합니다.